원순씨
십 몇년전에 제 어깨를 주무르면서 수고했어 라고 하는 말을 하던 당신을 잊지 못하겠어요.
그때는 우리모두 당신을 원순씨라고 부르라고 했지요?!
그때도 여기저기서 당신을 정치하실 생각 있냐고 하면 당신은 그럴 생각 전혀 없다며, 만약 내가 그럴생각을 이야기하면 말려달라고 했지요.
그래도 저는 당신이 꼭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당신은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있었고,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해서 답을 내놓고 싶어했어요.
그런 당신이 이렇게 갈 줄 몰랐어요.
그때는 저는 당신이 꼭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당신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 당신이 시장이 되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른 곳에서 이 사회를 겪으면서,
당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었어요.
당신은 일을 너무 많이 하고 너무 열심히 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꽤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당신이 살아온 인생은 그러했지만, 앞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는 소셜디자이너들은 자기의 삶도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족에게도 잘하고,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도 힘을 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 시대를 살아온 당신의 삶은 정말 너무 숭고하고, 가치있지만, 지금 이순간에는 조금더 여유있고,
정치 권력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적절히 구분하고,
개인으로서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당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잘못이 있다면, 당신이 이시대 마지막으로 그 짐을 지고, 그 시대의 한계를 짊어지고 떠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더 이상은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시대의 고통을 감내한 사람들이 삶을 등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새로운 시대의 젊은 리더십은 그런 한계, 잘못, 오류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눈물이 글썽이는 건 당신이 그립기 때문이겠고, 당신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삶이 범인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고,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구원하는 삶이기 때문이겠지요.
원순씨, 안녕~
당신은 아마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당신을 계속 기억할께요.
당신이 나의 어깨를 주무르면서 이야기한 수고했어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 것처럼
당신이 가졌던 시대적 한계, 그 고통, 그 괴로움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원순씨 안녕~
저도 기억할게요 ㅜ
잘 읽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너무.
박시장님께서 보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거 같아요.
/Vollago
원순씨 안녕...
평안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