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 근처 작은 술집에 모여 서로 데이터가 끊기면 니 걸로 보고 내 걸로 보고.. 개표 상황 지켜보며 술먹다가 다른 태이블들도 다들 같은 마음인 걸알고 친구가 되고, 결과가 확정되자마자 같이 얼싸안고 좋아하며 서울찬가를 끝도 없이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이 집으로 처음 이사 오며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집이 무서워 정 붙이지 못하고 있을 때 서울시가 보안업체와 계약하여 혼자 사는 여성들의 집에 월 9,900원에 보안장치를 달아줬었습니다. 그 뒤로는 누가 따라와도, 골목 끝에 낯선 사람이 서 있어도 덜 걱정되었어요. 나 시장 진짜 잘 뽑았다고 흐뭇했어요.
억울한 게 있다면 끝까지 밝히면 되고
잘못한 게 있다면 끝까지 용서를 구하면 됩니다.
우리가 그 옆에 있을 건데.. 우리 생각은 안하셨어요?
남은 가족들의 마음이 짐작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절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한 사람이,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생을 저 버린 것을 믿을 수가 없겠죠.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이 모든 상실감과 감히 상상조차 안되는 이 큰 슬픔을 어찌하라고 두고 갔는지 원망도 되겠죠.
그 생각을 안하진 않았겠지만.. 그 때는 더 큰 두려움이 있나봐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저는.. 떠난 자매를 그렇게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거든요.
많은 선행이 하나의 잘못으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하나의 잘못이 그 많은 선행을 덮지는 못함니다.
너무나 여러사람이 같이 봤고 같이 지켰으니까요.
아무도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당신의 현실은 좀 달랐겠죠. 같은 편이라는 우리들조차도 너무버거운 눈길로 당신을 봤을 지도 모르죠.
당신을 너무 좋아한 제 탓이 있는 것만 같아 괴로워요.
당신께서 남겨주신 좋은 것들은, 조금 더 괴로워하고 힘들어한 뒤에 더 맑게 보이겠죠.
그래도.. 죽지는 말지 그랬어요.
내가 그랬잖아요..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