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왜 한국에서 인기가 있었냐는 글이 있었는데요. 그 글 댓글 중에 그냥 '호밀밭의 파수꾼'류의 성장소설이다(기억이 정확하진 않습니다)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근데 저도 tvn '책 읽어드립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편을 보면서 주제는 '노르웨이의 숲'과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그 책소개 프로그램만 봤을 때는요.
죽음이 가져오는 상실, 부조리에 대한 환멸. 내가 왜 이 세상에 살아야 하나 하는 분노.
근데 막상 읽어보니까 주제는 비슷할지 몰라도 문체는 생각 외로 많이 다르네요. '노르웨이의 숲'이 더 잔잔하고 냉소적이고 정제된 유머라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더 유쾌하고 빵빵터지는 유머인 것 같습니다. 그건 각 소설 주인공의 나이 차이 때문이기도 할 것 같네요. (노르웨이의 숲 주인공은 대학생이고 호밀밭의 파수꾼은 청소년입니다) 책을 다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섣부를 수도 있지만요.
어쨌든 '노르웨이의 숲'에 공감했던 것도 그렇고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한테 무한공감할 수 있는 것도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살기 싫고 자살하고 싶은데 죽을 수는 없고 억지로 살아야 한다는 분노로 뭔가를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던 제 지난 날의 모습이라 무한 공감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왜 이 글을 쓰는데 눈물이 나죠. ㅎㅎ 오늘은 수업하는 게 재미나서 그 자체로 인생에 만족할 수 있는 날이었는데 말이에요. 성장 소설을 읽으면 과거의 자신을 만나는 것 같아요.
맞습니다. 책도 타이밍이고 인연이 있어요. 그 시기에 그 책을 만난다는 것.
전 나이 먹을수록 오히려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돼요.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아직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거니까요.
저는 평소에 제가 죽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그렇게 슬픈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실제로 아주 크게 다친 뒤로 너무너무 죽기 싫단 생각이 강해졌어요.
제발 건강하게 온전한 삶을 살고 싶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에 대한 의지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요즘 3n살 먹고 이제서야 ‘어떻게 살 것인가’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ㅎㅎ;
뭐랄까... 늦깍이 사춘기를 맞은 기분이랄까요...
괜히 책 얘기도 아닌데 안물안궁 댓글 달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크게 아프거나 크게 다치는 경험을 하고나면 가치관이 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와 별개로 저는 제가 4인가구로 세상에 왔지만
(태어나보니 엄마아빠오빠 이미 있음ㅋㅋ) 다들 먼저 죽고 나만 혼자 남아서 노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공포를 느끼고 시뮬레이션도 많이 돌리고 최종적으로 신앙의 힘으로 마음이 편해졌는데요.
(어머니 돌아가셔도 저는 일상을 살 수 있겠더라고요 : ) )
눈이부시게란 드라마보면서 제가 최후에 치매 걸려서 죽는 것도 받아들였는데 요즘 러시아 영구 동토층 녹는 것 보면서 -_- 기후 위기는....
그냥 질병으로 노쇠해서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받아들였는데 기후 위기로 펄펄끓는 지구에서 죽고 싶진 않더라고요. -_- 그래서 캉테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요. 너무 지치면 커뮤니티를 못하니까 일상생활 하시면서 쉬엄쉬엄 좋은 글 가끔씩 올려주세요.
- 여긴 아무도 없어 나와 내 자신과 나 뿐이야.
아직도 안잊혀지는 대목인데 이 소설을 가장 잘 나타내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웃낀데 지독하게 냉소적인 대사죠. 호밀밭 파수꾼은 엔딩 씬이 끝내줍니다. 지렸네요.
지렸네요라는 표현이 이 책에는 어울리는 것 같아요 ㅎㅎ.
이 책이 잔잔하기 때문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분도 있어요. 이 책이 다루는 정서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tvn 책읽어드립니다 호밀밭의파수꾼 편을 보시고 읽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노르웨이의 숲'이 그렇거든요.
'호밀밭의 파수꾼'도 초반부터 빵빵 터지고 그러면서 아련하고 그렇습니다. ㅎㅎ
그리고 영어로 원서를 읽을 수 있는 분들이 항상 부럽습니다 : )
어 ㅠㅠㅠㅜㅜㅜㅜ 너무 가혹한 경험이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위에도 적었지만 tvn책읽어드립니다 호밀밭의파수꾼 편을 보시면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기분으로 이 책의 강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저 tvn 관계자 아닙니다ㅠㅜㅜ
그거 좀 웃기죠 ㅋㅋ
나랑 맞는 책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타이밍에 읽으면 또 다른 것도 같고요.
호밀밭의 파수꾼은 저 중고딩때 청소년필독서(?)였는데 읽어보지는 않았네요.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
/Vollago
예전에 읽은 내용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이미 아는 내용이라 알아듣느라 피곤하지도 않고 좋더라고요.
진지하게 얘기하면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의 고통은 엄청나죠. 하지만 아직 소년이나 청소년이라 부모가 생계를 책임지는 입장어도 자살하고 싶은데 마지못해 사는 고통도 엄청납니다. 고통은 누가 더 무겁다고 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저마다의 고통이 있죠.
마침 둘 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이네요 감사합니다 : )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문장만 보면
딱 이런 이미지만 생각나요 ㅋㅋㅋㅋ
너무 귀엽습니다 ㅋㅋ
잊고 있었네요.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
책이 좋은 게 읽어도 읽어도 매번 좋다는 거죠 : )
저도 독서 하고 싶은데 계속 게임만 하게 되네요.
쉽고 재미있는 책부터 시작해보세요 : )
범죄자들이 이 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있었죠 정작 홀든은 그런 베짱도 없는 애인데요 ㅎ
딴지는 아니고 저도 자주 헛갈리는 단어라서요
이맛클^^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닉이 ㅠㅠ 노암촘스키가 아니라 노안이라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