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인사안하는걸로 대판 싸웠네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041338CLIEN 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 전에, 어느 순간 꼰대?가 되어가는거 같아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041645CLIEN 라는 글을 보았고요. "인사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란 말을 하면 꼰대가 되는 것일까... 라는 두려움도 있네요.
어렸을 때, 어른을 보면 인사를 받던 받지 않던 인사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학교갔다 집에 돌아올때면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계단을 닦곤 하셨어요. 언제나 인사를 했죠. 경비원 아저씨에게도 인사를 하고요. 사실... 인사를 잘 안받아주시긴 했어요. 슥삭슥삭 계단을 닦는 옆을 지나가며 인사를 드리는데, 허리를 다시 펴서 인사를 받아주시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지금은 생각해요. 사실 별 생각은 없었어요. "인사는 내가 하는 것, 받아줄지 말지는 그 사람의 일"이라고 믿고있었으니까요.
조금만 부연을 하자면...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몇 년간 계속 인사를 하니 그 분들도 저를 알아보게 되더군요. 저도 그 분들의 얼굴을 알고요. 놀이터에서 놀고있는데, 퇴근을 하시는지 사복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어요. 당연히 인사를 했고요, 인사를 받아주더라고요. 뭐... 이것이 배경입니다. 저는 인사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이 옳은 일 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었고요.
보통은 대학을 8학기로 졸업합니다. 저는... 정규학기만 11학기를 다녔습니다. 계절학기까지 합치면 13학기를 넘어요. 숫자가 이상하죠?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선배들의 계절학기도 따라다녔다는... 뭔가 멋있어보이는 것을 알아보고 싶어서, 다른 학과의 전공수업을 저는 일반교양수업으로 들었어요. 당연히... 학점도... 같이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저를 "별난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언젠가 술자리에서 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 분이 전설의 그 선배인가요?"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뭐... 당시의 전설은 주로 술 이야기였지만, 제가 전설이란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졸업을 못하고 있으면서도 외부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성적은 제 큰 관심사가 아니였거든요. 이것도 "공부는 내가 하는것, 평가는 선생님의 일"이란 주의였어서...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졸업하고, 나이도 먹어가는데 이룬 것도 없고 성적도 않좋고, 졸업... 졸업이 안되고 있는데... 세상이 언제까지나 밝은 것은 아니더라고요. 모든 것이 다 귀찮고 포기하고 싶고... 어느 날인가는 제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모두 가지지 않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가장 빠른 표를 구입해 승차했어요. 꾸벅꾸벅 졸다가 깨어보니 청주더군요. 쭉 뻗은 길에 가로수도 예쁘고 잠을 자고 깨서인지 기분도 상쾌해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죠. 극도의 우울감을 이야기하고 있는거에요.
수업을 빠지는 날이 많아지고, 당연히 성적은 더 않좋아지고, 졸업은 더더욱 말이 안되는 이야기고... 이것이 두 번째 배경입니다. 제게 아주 안좋은 상황이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랐고요.
어느 날, 과 사무실에서 저를 찾는다고 하더군요. 가보니 어떤 교수님이 저를 찾아보라고 했대요. 계속 배경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평이 그리 좋지 않은 분이셨어요. 제가 입학하기 몇 년 전에는 학생회와 크게 싸워서 선배들이 무시하던 분이였죠. 제가 1학년 일 때는 학과 내에 그 교수님 수업이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 분이 우리 학과 교수님이란 것을 알고 있었고, 습관에 따라 계속 인사를 드렸었죠. 나중에 제가 2학년이 되었을 때에야, 학과 내에 그 교수님 수업이 개설될 수 있었어요. 이 교수님이 저를 찾았던 것은 제가 두 번째 4학년이 되던 때 였어요. 여전히 평판은 그리 좋지 않았고요.
선배들과 사이가 안좋았던 것은 아마 재단문제 때문이였을거에요. 나름 학교의 터주대감이셨고 높은 보직도 맡으셨었거든요. 학생들의 평판이 좋지 않았던 것은... 우선 선배들이 나쁘게 말하고, 실제로 문제가 조금 있기도 했어요. 에... 제가 2학년이 되었을 때 수업이 개설되었다고 했죠. 학생들에겐 원서를 권하면서 당신은 번역서로 수업을 했거든요. 그런 분이라도 계속 인사하는 저를 기억하고 계셨던 거에요. 그러다가 학교에서 제가 잘 보이지 않으니 찾으신거고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 분 덕분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아주 파격적인 제안(?) 권유(?)를 하셨어요. 당신이 체대에서 수업하는 과목이 하나 있는데, 그 수업을 들으라고 하셨어요. 쩝... 상관이 별로 없을 체대에 왜 그 분 수업이 있었는지, 있어야 했는지는 위 내용으로 짐작할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사실 수업의 이름과 실제 내용도... 다만, 그 학생들의 과제가 자신의 족보연구였다는 것을 말하고 싶네요. 제안은 수업에 등록은 하되, 다른 학생들처럼 계속 수업을 들을 필요는 없다는 것 이였어요. 수업 앞 부분에 잠깐 얼굴 비추고, 나머지는 우리 과 전공 공부를 하라는 것이고요. 대신, 매 주 당신과 면담을 하자는 것 이고요.
살다보면 예기치않은 순간에 의외의 도움이 있기도 해요. 예상못할 도움이 있으려면 도와주려는 이가 나를 알아야 하고요.
다른 이야기 두 개. 하나는... 한동안 체대 학생들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없는 듯 몰래몰래 학교에 다니던 때 였는데, 우체국이나 식당 근처에서 큰 소리로 인사하던 아이들에게 놀랬었던... 하긴, 교수님 대신 과제를 받을 때도 있었고 출석을 부르기도 했으니. 순진한 새내기들... 그것도 몇 달 지나니 없어지더군요.
다른 이야기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인사하는 습관이 있던 저를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좋게 보셨던 것 같습니다. 학점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졸업에 필요한 다른 것들에 다른 도움도 있었을거에요. 생각해보면... 저 교수님 한 분만 도와주신 것이 아닐거에요. 제가 원래 4학년일 때는 졸업시험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4학년일 때는 졸업논문으로 바뀌었고요. 졸업시험도 엉망으로 쳤는데 졸업논문도 없이 졸업했거든요. 아, 다른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고...
위에서 제가 외부 동호회 일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 활동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전공은 가르치면 되지만, 전공 외 쓸 모 있는 기술이 있으니 대학원에 입학시켜도 연구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명분으로요. 다른 교수님들도 저를 좋게 보고 있었으니 가능한 이야기였겠죠. 다만, 어떤 교수님 한 분이 반대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사는 내가 하는 것, 받아줄지 말지는 그 사람의 일"이라고 말했지만, 저도 계속 순진하지만은 않았어요. 새내기였을때는 그랬지만, 그 때부터 인사하던 분들과는 계속 그랬지만... 나중에 오신 교수님이 있었거든요. 그 분도 학생들 평판이... 어쨌든, 그 분은 반대하셨던 것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인사하는 게 참 좋아보여요
그래서 요즘은 짬밥이 좀 차다보니 저보다 나중에 들어온 직원들 수가 제법 되는데 인사를 잘 안하는 성향의 후배들에 감점을 주지 않으려 노력중입니다
저랑은 경험이 차이가 있군요. 저는 글쓴분과 정반대였거든요.
지금은 인사를 하다가도 아차 하면서 참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