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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저는 조금 남다른 감상에 젖는데,
그 이유는 3년간의 타향살이를 일단 접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또 밖으로 나와야할 상황이 기다리고 있긴 한데,
워낙 바이러스 '팬데믹'이 세계화를 강타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국경을 건너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을 듯 하여 한국생활이 길어질 듯 합니다.
특히 최근 1년은 클량을 더욱 더 끼고 살았습니다
가입기간이 13년을 훌쩍 넘었음에도 과거엔 글 한 번 제대로 못썼었는데,
최근 10개월 사이에 과거 10년보다 더 많은 글을 쓴 것 같아요.
사실상 백수의 시선에서, 게다가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게 되니
조금 더 제 이해관계를 벗어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그렇게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외에서 살면 사람을 만날 일이 확연히 적어지니
과거를 돌아볼 기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클량에 글 쓰는게 지난 1년간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취미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1. 더욱 뚜렷해진 '체제'의 변화....한국의 검찰과 언론은 극복될 것
여튼 본업이 늦깎이 '사회과학' 공부이다보니
신문과 잡지, 그리고 논문을 보는게 일상입니다.
게다가 거주했던 지역이 한국의 사회발전속도(?)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동남아시아 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지난 40년간 겪었던 한국사회가 굉장히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한국인의 관점에서 '동남아'와 '아시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철지난 이념문제는 물론,
친일과 친중 친미의 외교 문제라던지,
종교나 기술과 사회 제도의 문제까지도 말이지요
여러 비교지점을 발견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죠.
'사회'의 문제라는게 머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한 일이고, 복잡하게 생각하면 복잡한 일인데,
해외에서 살면서 느끼게 되는 일상생활의 차이점 하나하나가 역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긴 한데
여튼,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신기한 경험이었고,
특히나 '클리앙'이라는 강력한 '민주주의' + '독립군 정신' 심지어 + '기술진보주의' 동지들 덕분에
보다 더 유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제가 최근 10개월간 느낀 몇가지 감정을 정리하고 비행기를 타려고요...
1) '1987 체제'의 완성과 '2017 체제'의 본격화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2002년도 이후 수많은 한국의 학자들 역시
"1987년 체제가 깨어진것 같긴 한데, 그 기점이 언제가 될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 그리고 기대가 적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수구적이던 2010년대가 끝나고 2020년 선거까지 치르게 되면서야 비로소 확실해진듯 보입니다
"2017년 촛불시위"와 "대선"으로 한국 사회의 체제가 바뀌었다는 점을 말이죠.
저는 정확히 3년 전,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과 '노무현 9주기' 행사를 치른 시점에 한국을 떠났었는데,
만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보니 체제변화가 더 뚜렷히 눈에 보인다고 느낍니다.
'체제'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듯 한데,
특정 사회의 "정치경제 작동방법"의 중기적인 구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왕조까지는 아니고, 그렇다고 정권도 아니고, 굉장히 모호한 중기적인 시대구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1987년까지 한국 사회는 군부가 사회를 이끄는 "군사독재" 시대였거든요
이른바 "중정 요원"들이 사회의 미시적인 권력으로 작동했던 시기이고요.
그리고 1988년부터 2017년까지 "1기 민주주의" 시대였다고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가 보여준 1기 민주주의 시대의 '두 축은'
직선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치집단이 한 축이 되고요
두 번째는 "검찰"과 "보수언론"의 카르텔로 정의가 되는 보수적 시스템, 그리고 이 둘 간의 상호작용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진보적인 대통령과 보수적인 사법부+언론의 상호견제 시스템이었겠죠.
그런데, YS, DJ, 노무현 등으로 이어지는 진보세력의 집권에도 보수는 비타협 강경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국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최악의 선물을 한국 사회에 던진 꼴이 됐습니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던 명박-근혜 9년 조합은, 한국사회가 근본적인 체제 변화를 하게 만드는 1등 공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보수 대통령과 보수적 사법부 언론 시스템의 조합은 그야말로 "목불인견" 수준이었어요.
저도 그 시대를 정통으로 견뎌낸 사람 가운데 하나 이지만,
한국의 말 그대로 보수, 라는 집단이 이명박과 박근혜 시대에 대한 뼈저린, 살을 에는, 뼈를 깎는 수준의 반성이 없이는
절대로 재집권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와중에 시대와 기술의 변화가 있었고
게다가 '일본의 몰락'과 '중국의 급성장'이라는 대외적인 변수까지 커지면서
한국 사회의 체제변화를 가속화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검찰권력"과 "언론권력"이 조만간 정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제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결국 한국은 정말로 "잘 되는 집안"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밖에서 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중요한 터닝 포인트에, 그 한발짝을 못가서 30년 50년씩 후퇴하는 사회나 국가가 아시아나 유럽 아프리가 남미에 정말 많았거든요
2) 팬데믹 와중에 보여준 한국 사회의 "글로벌 품격"
갖가지 국수적 논란과 특히 올초의 '국뽕' 논란이 있었음에도
저는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과의 전쟁'이라던가,
특히 올 봄부터 시작된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정말이지 거대한 충격과 감동 비슷한 것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한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했음에도
크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는데, .... '애국'과 '민주주의' '선진사회에 대한 목마름' 등이 그런 건데
분명히 대놓고 토론을 하거나,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음에도
우리 사회 스스로가 그런 의제를 설정하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모습이
"아, 우리는 강하다" 하는 느낌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더라고요.
정말이지 뜨거운 감동을 받았습니다.
분명 이런 동질감이나 사회적인 공감대는, 우리가 1987년 2002년 2016년 겨울 등...
많은 고민과 토론 그리고 공통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됐을 것이 분명한데, 결국은 2017년의 승리가 그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체제 변화의 증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본의 도발'에 대해 1999년이나 2009년이라면 분명히 우리는 극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19년에는 분명히 가능했고,
사실 절대로 질 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가 됐습니다.
동남아 사회에 있다 보면,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에 사실 주눅들 때가 있기도 한데,
머, 지금은 전혀 그런게 없습니다.
그리고 "팬데믹"에서 보여준 한국 사회의 품격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꼼수가 아닌 '정수'로 대응하는 것이 인류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같은 꼼생원이 보기에도, 꼼수로 살아오는 것이 '삶의 정석'이라는 생각을 종종 안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적당히, 편법도 부리고, 대놓고 컨닝은 못해도 적당히 눈치도 좀 봐가면서....사는게 결국은 이익이 아닌가?
일본의 대응을 보면 명확해 지는데,
우리가 머 그렇게 정직하고 공명정대하고 정의롭게 대응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저도 살아오면서 수백번도 더 했더랬죠.
정권이나 정치 권력도 마찬가지고
검찰이나 언론도 머 그런 사고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도 여지 없이 깨어져 버렸죠.
저는 그런 점에서 '노통'과 '문통'에 대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사고를 엄청나게 확대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정직하고 바르게 대응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자 '인류의 대표'라는 확신을 준 겁니다.
한국 사회의 변화와 그로 일어나는 선택 하나하나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다는 현실만큼 짜릿한 게 있을까요?
과거 영국과 프랑스가 그 역할을 했고,
최근엔 미국과 일본이 그 역할을 해왔는데,
결국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저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체제'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 가 펼쳐졌음을 확신합니다.
비단 과학기술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의 경험이 사실 정말이지 많은 영감과 상상력을 던져주기에 충분하거든요.
머, 저는 그런 것으로 앞으로 밥을 먹고 살아야 해서, 더욱 더 흥분이 되기도 하고, 머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PS: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빠르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난 3년간 한국이 얼마나 빠르게 좋아졌는지,
한국에 오래 계신분들은 잘 모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본 한국은, 정말이지 너무 좋아지고, 건강해졌고 또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과연, 제가 또 이 사회에서 얼마나 적응할 지도 걱정이 되곤 합니다.
한국에선 지난 1년 처럼 클량에 글을 자주 쓸 것 같지는 않지만,
여튼, 모두들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희망이 생겼잖습니까?
계속 좋아지고, 발전하고, 깨끗해지고 있으니까요.
혹시나 제 미력한 도움이 필요한 분 계시면 언제라도 차 한잔 가능합니다..꾸벅~
좋은 글 감사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말 중 하나가 '새 시대의 맏이가 되고 싶었지만 구시대의 막내가 되었다'였습니다(대강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시계를 반대로 돌리는 이명박근혜의 9년으로 인해서 구시대 체제가 더욱 오래 이어졌죠. 그리고 그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민주진영의 승리와 품격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죠. 세상에 완벽한 정부란 있을 수 없지만, 만족스런 정부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할 일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는 정권재창출이죠.
그런 낙관을 이명박근혜와 그 세력들이 비웃듯이 짓밟았습니다.
그 결과가 촛불혁명이었죠.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지키게 되었습니다. 후퇴를 막기위해서는 기득권 적례세력들에게 지금까지 베풀었던 관용을 거둬야 할 때입니다.
지금도 자칫하면 다음 정권 저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언론이 넘어가 있는한 언제든지 반격 당할 수 있죠.
3년만에 좋아졌다라는 것은 그 동안 그런 강한 힘을 가짐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네요.
이렇게 수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네요.
다시 한 번 좋은 선택을 했음을 느낄 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지금 현재에도 계속 살얼음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을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참여정부 때 경험했듯이 "이제 우리가 신경 안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항상 깨어나서 견제하고 신경을 써야 유지됩니다.
한국 입성 축하드려요.
모든일엔 정공법이 힘들지만 반드시 승리한다는것 공감합니다
이제 시작이죠 다음세대들에게 돌아가는 대한민국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언론과 검찰은 필연적으로 서서히 개혁되리라 믿습니다....
해외 다른 동료들과 근황을 주고받다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
또 한 번 써주신 좋은 글에 지금까지의 감사한 마음을 댓글로 남깁니다^^
어여 조심히 들어 오세요~~~
조심히 귀국하셔서 금방 적응허시길 바랍니다.
/Vollago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죠. 시간이 필요할 뿐.
계속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귀국을 환영합니다.
15여년전 외국생활 할 때에는 한국인으로 약간의 패배의식이 있었습니다. 뭔가 해보려고 안되면 '우리나라가 그럼 그렇지 뭐... ' 이런 생각부터 들었어요. 굉장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고한 보수체제, 기울어진 운동장, 사법-언론의 공고한 기득권으로 인해 젊은 세대와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막혀있는 느낌이 강했지요.
지금은 엄청난 '격론'이 터져나오고 조금씩 적폐와 문제에 대해 격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록 변화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처럼, 이젠 조중동 기사는 일단은 의심부터 들고,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에도 신뢰가 떨어져 점차 공고한 철옹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검찰+언론 권력'은 조만간 정리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저 역시 해외 타지생활을 10년 넘게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는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분명 잘 적응 하실겁니다 ^^
일본을 보면 한국의 발전이 더더욱 두드러지는 요즈음입니다.
나중에 이런저런 얘기들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웰컴 투 코리아입니다!!
큰틀에서 이제 언론과 사법개혁만 된다면 한단계가 아니라
큰도약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깨어있는 국민들은 앞으로 남은 과제를 하나씩 해나가시겠지요. 친일청산과 수구세력들의 빠른 폭망을 기다립니다(보수라고 칭하기 아까운 수구세력입니다).
코로나로 우리정부가 이전보다 좋아졌다는것이 많이 눈에 띄지만 보건복지부의 하드캐리로인한것이 좀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선거때 동사무소와 중앙선거관리본부가 제대로 방역 안하는것 보고 제대로 하라고 민원 넣었으나 규정은 지켰으니 우린 잘못없음. 뭘바람? 이라고 계속 답변 오는것 보면... 진짜 최전방에서 얼마나 빡시게 차단하고있을지 감히 예상을 못하겠더군요. 조금이라도 최전방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했거나 안일하게 대처했으면... 아찔합니다. 저런 답변 오는것을 보고있자니... 진짜 망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클리앙 잘 안하는데.. 자주오는 계기가 님의 글 덕분이었습니다.
하품에서 직접 뵌적이 몇번 있었는데, 그 사이 저도 많이 변화를 했고, 호재님도 외국에 계셨군요...
건강히 잘 귀국하시길 바랍니다.
희망이 생기고 있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해외 나가면 가장 답답한게 교민분들의 진보정권 욕이었거든요. 노통 문통 때문에 공산화 된다고.
그런데 판데믹 이후로 싹 조용해졌습니다.
저 역시 해외에서 살고 있는 관계로 대한민국의 변화를 멀리서나마 바라보고 있는데
이명박그네 시절의 시대착오적인 역주행은 억지로 화살의 시위를 당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당긴 화살이 결국 손에서 미끄러지니 대한민국의 진정한 변화를 오히려 가속화시킨것 같습니다.
멀리서나마 대한민국이 진정한 일류 국가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