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아래 '외않됬데?' 님의 댓글에 따라 '김치남과 스시녀' 부분은 삭제합니다.)
추천글에 김치녀가 핫하네요. 읽다 보니 문득 예전 '스시녀 VS 김치녀' 사건이 떠오르네요. 뭔가 좀 시끄러워 질 거 같긴 하지만, 공부도 안되고 감기 오는지 몸도 좀 으스스하고 그래서 한 번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봅니다.
1. 된장녀
한 10년 된 거 같은데요, 스타벅스가 위상이 커지면서 대한민국 이곳 저곳에 생기기 시작하고, 여성분들이 스타벅스 가서 아메리카노(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를 테이크 아웃으로 들고 나와 마시는 것이 고급문화인 듯 여겨지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 '섹스 앤 더 시티'라는 미드가 굉장히 유명했었죠. '커리어 우먼' 이라는 여성상을 한국에 심어 주기도 했었죠. 여성 문화에 '섹스 앤 더 시티'가 키친 영향은 무지 큽니다. 아마도 스타벅스 커피가 그에 대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여성 문화가 좋은 영향을 끼친 건 아닙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커리어 우먼'과 자신을 동치시킨, 그럼에도 그 커리어 우먼과는 좀 거리가 있으실 법한 여성분들이 많이 나타나면서, 이게 남성들에게 '꼴값 떠네' 비스무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만나게 되는(지금 말로 썸을 타는), 혹 만나고 있는 상대 남성이 상상 속의 자신과 같은 급이 되길 바라는 분이 많았을 거에요. 며칠 전 추천글에 올라와 있던 파혼이야기 비슷한 느낌으로다가....
이런 여성분들을 싸잡혀서 '된장녀'라고 불렸습니다. 아마 '젠장스러운 X'이 변해서 된 말 아닌가 싶은데요, '머리에 X만 찬 X'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여하건, '섹스 앤 더 시티'의 '커리어 우먼'을 흉내내는 여성들을 '된장녀'라고 불렀죠. 이게 얼마나 파괴력이 컸냐면, 김옥빈 씨가 막 뜨려고 할 때 '할인카드' 이야기 잘못 했다가 이미지가 아주 나락으로 떨어졌죠.(아랫쪽에 참고 링크를 달겠습니다) 김옥빈 씨는 그 이후 박찬욱 감독의 '박쥐'로 재기하기 전까지는 TV건 어디건 보기 힘들었어요. 그 이후 '홍대녀의 루저사건' 사건이 거의 김옥빈 씨 이상 급으로 욕을 먹었죠. 그만큼 '된장녀'라는 이미지는 남성들에게 무지막지하게 나빴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된장녀의 전형적인 이미지
2. 스시녀 VS 김치녀
이 '된장녀'라는 말이 유행할 즈음, '스시녀'라는 말도 유행을 탔습니다. 제 기억에는 그 시절에 인터넷의 데이터 전송기술이 많이 발전하면서(제가 이 부분을 정확히 몰라서, 모뎀이 거의 사라지고 ASDL인가, 광대역인가 그게 많이 퍼져 있을 시기였습니다) 일본 여성의 인기가 급상승할 때였습니다. 게다가 일본 문화가 개방되고 시기도 꽤 지나고 일본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들이 마구마구 들어올 때이기도 해서, 그 때만 해도 일본의 이미지는 지금과는 정반대로 무지막지하게 좋을 때였습니다. 당연히 일본 여성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일본AV도 광범위하게 알음알음 퍼지고 있어서 '애교 많고 남자에게 순종적이고 귀엽기까지 한, 그리고 섹X도 좋아하는' 일본 여성의 이미지가 다른 나라 여성들을 압도하던 때였죠. 일본AV가 끼친 부정적인 이미지이긴 한데, 여하건 저런 걸로 일본여성에게 환상을 품고 일본 여자를 사귀려는 사람도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펜팔 사이트도 꽤 유행했던 듯도 하네요. 여하건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여자에 대하여 관심도가 상승하는 그 때.
급기야는 인터넷에는 '스시녀 vs 김치녀' 라는 이미지가 떠 돌기 시작합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당시 한국여성의 안 좋은 점과 일본여성의 좋은 점을 아주 비교하기 좋게 대비해 놓았죠. 정확히 한국여성과 일본여성이 대척점에 있습니다. 당시 이것과 비슷하게 양국 여성을 비교하는 이미지가 굉장히 많이 떠 돌아 다녔습니다. 이 때부터 '김치녀'는 '된장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흡수하여, '된장녀'를 정확하게 대체하는 욕이 되었습니다. 가끔씩 더한 멸시를 담아서 쓰지 않나 싶긴 하더군요. 실제로 된장녀라는 말은 언제부터인지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된장녀'라든가 '김치녀 대 스시녀'라든가, 이를 둘러 싸고 설왕설래 했던 그 모든 내용들이,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논쟁'의 순한 맛 아니었나 합니다. 끄적이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저때 싸우는 내용이나 지금 싸우는 내용이나 별반 차이도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페미니즘 논쟁이 하루이틀만에 끝나진 않겠다.. 싶은 생각도 많이 드네요.
그냥, 아침에 추천글에 김치녀 이야기가 있길래, 처음에 말씀드렸던 대로 옛 기억이 떠올라 끄적여 봤습니다. 기억에 의존한 거라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게 많을 수도 있고, 아예 잘못 알고 있는 내용도 있을 겁니다. 혹여나 그런 점을 발견하신다면, 댓글에 알려 주세요. 제 기억을 수정해 놓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 민감한 내용이라 파이어 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드는데.... 아무쪼록 덧글이나 게시글을 통해 건전한 토론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쓰기 버튼을 누릅니다. ㅎㅎ
참고- 김옥빈 할인카드 사건: https://www.google.com/search?q=%EA%B9%80%EC%98%A5%EB%B9%88+%ED%95%A0%EC%9D%B8%EC%B9%B4%EB%93%9C&oq=%EA%B9%80%EC%98%A5%EB%B9%88+%ED%95%A0%EC%9D%B8%EC%B9%B4%EB%93%9C&aqs=chrome..69i57.3256j0j4&sourceid=chrome&ie=UTF-8
그래서 "스벅가서 된장질 한다" 라고 많이 했구요.
주로 외부로 보여지는 겉멋을 중요시 여기는 여자들을 말하던건데 사실 남자든 여자든 요즘은 스벅 많이 가니까 사라진 단어가 됐죠.
된장녀란 멸칭이 유행타기 시작한 건 2006년 즈음입니다. 한창 커피 문화가 보급되고 "밥보다 비싼 커피를 사먹는 과소비하는 여자들"에 대한 비하적 표현으로 사용되었죠. 대략 어원은 말씀하신 대로, 젠장 혹은 똥의 대체어로 나온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고추장남이니, 고추장녀니 등등 남녀 가리지 않고 표현이 나왔었죠. 하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것은 된장녀였습니다.
김치녀가 비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2010년 넘어서부터입니다. 역시나 출발은 디씨죠. 디씨의 막장성 덕분에 서로 싸잡아서 김치남, 김치녀로 비하하며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김치남과 스시녀라는 웹툰은 사야카씨가 그린 웹툰으로 2016년에 있던 작품입니다. 이 당시는 이미 김치남이나 김치녀나 비하적 의미로 사용되고 널리 퍼진 시기였죠.
그나저나 '김치남과 스시녀' 작가분이 사야카 씨였군요. '악플일기'로 고충 많이 겪으신 걸로 아는데, 지금은 괜찮으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방적 평가가 지금까지도 XX녀, ㅇㅇ녀 하면서 이어져 오다가 페미니즘과 메갈로 반발하게 된 거라고 봅니다. 그 역풍의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한남(한국 남자)’이죠.
https://news.joins.com/article/2419770
된장녀가 유행하던 2006년만해도 이에 대응되는, 너무 자린고비처럼 아끼는 남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고추장남'이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다른 것들도 많았습니다. 다만, 2006년 당시만 해도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는 남성층이 더 많아 보였고(여초카페는 대부분 폐쇄로 운영되었으니까요), 대중에 더 많이 보이는 용어가 된장녀였을 따름입니다.
같은 의미로 '한남' 같은 단어도, 아마 페미니즘 측에서 먼저 사용한 거 같은데, '그네들이 생각하는 남성상'을 '한남'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역풍이라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 나타났다고 생각해요.
왜 굳이 남자들을 칭하는 말은 없었냐고 하면 연애에서 상하 관계 때문이죠
스마트폰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여성분들도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면서 커뮤니티 활동도 늘어나고 그러다보니 서로 뭉치기 쉽게 되고 급기야는 '메갈'로 대표되는 단체에서 '한남충'이라는 멸칭이 나타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