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에 아주 오래 묵은(...) 노총각을 하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책은 장남, 서열은 제 동생이니 좀 낮(?)습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누구 없냐며 걱정과 한숨을 달고 사시던 부모님도 작년부터인가... 그런 말씀을 안 하시는 걸 보니 거의 포기하신듯 하네요.
아들보다 더 아들같은 늠름한 딸 덕분에 제 엄마는 며느리와의 알콩달콩한 시간들에대한 로망이 강하신데요, 결혼한 막내동생의 아내(우리집안 유일한 며느리)에게 참 제가 봐도 부러울 정도로 잘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큰며느리에대한 기다림도 여전하셔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어디만 가시면 예쁜 귀금속들을 하나 둘 사 모으시는 게 이젠 제법 많아졌다고 하시네요. 물론 결혼예물용 진짜 알맹이들은 따로 생각해야할 일이니 그건 패스하지만, 평소에 하고다닐만한 작고 예쁜 목걸이, 귀걸이, 반지, 팔찌 등등을 수집하셨더라구요.
제가 다른 건 별로 관심 없어도 팔찌는 참 좋아라해서 평소 엄마를 잘 설득(?)하여 모아두신 걸 하나 둘 뽑아 먹고 살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집 장남이 언제 여자가 생길지 모르는데 묵혀놓기만 할 거냐고,,, 그냥 주기 싫으시면 대여(?)해 주시라고, 잘 쓰고 고스란히 돌려드리겠다며...(물론 되돌아 간 것은 없)
어제도 팔찌 하나 옛다 너나 차라 하고 주시는군요.
산 지 10년이 다 되어간답니다;; 앗싸-!!
엄마 방에서 받아가지고 나오는데 저쪽에서 동생이 씨익 웃으며 저를 기다립니다.
- 오늘은 뭐 훔쳐가?
-- (흠칫) 훔치긴 뭘 훔쳐!!! 네가 장가를 안 가니까 이런 게 나한테 떨어지는 거잖아!! 너 장가가면 받은 거 전부 뱉어내고 거기에 얹어줄께.
- 그러지 말고 아얘 동업 어때? 내가 끝까지 장가를 안 갈테니까 누나가 콩고물 받으면 수수료를 나한테 좀 떼 주는 걸로... 어때? 딜?
- 엄마))))))))) 이거이거 말 하는 것 좀 들어보세요))))))))
아무튼 전 그냥 미래의 동생 와이프를 위해 그 뭐냐,,, 베타테스터 된 겁니다 베타테스터!!!
유행 및 트랜드 분석, 내구성, 알러지 테스트 등등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되지만 아니아니 이건 아니고, 그럴 리 없겠.. 아 이것도 취소고;;
혹. 시. 라. 도. 동생이 장가가면 그동안 엄마에게 '강탈이 아닌 빌린!!' 귀금속들은 모두 되돌ㄹ..
- 열린결말 -
아아 뽑고싶다 뽑고싶다...
썰매부대 그냥 병사출신이라는 특급 정보가 있습니다. 사칭주의요.
좋은 핑계닷!!!
그건 그렇고 짤방 너무 귀엽네요.
제사 없애자는 분위기지만 실상 어르신들이 안 없애면
큰 며느리 고생은 뻔한 일입니다.
(어르신들이 제사를 없애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하 ㅜ ㅜ)
몸 고생인가, 마음 고생인가 그 차이일 뿐이에요.
같이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으로 나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몸 고생 안 시키려고
남편이 혼자 전 굽고 있으면 나쁜 사람 되는 것 같아서 기분나쁘고,
같이 하는데 다른 친척들은 안 하면 그것도 기분나쁘고.
아마 베타테스터 오래 하실 거에요. ㅎㅎㅎ
(사실은 '얼린' 결말...)
뒷모습만 보이지만 웃음이 느껴집니다 ㅋㅋ
전 둘째라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