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한국드라마의 포텐셜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생충 만큼이나 좋았어요.
이미 보신 분들을 위해 적는 글이니 만큼 줄거리나 자세한 디테일은 생략하겠습니다.
일단 좋았던점 부터 적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는 사람에 따라 살짝 불편할수도, 어둡고 소름끼치게 현실적인, 권선징악의 클리셰가 아닌,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그런 작품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점에 있어서 취향에 맞았던 점이 가장 컸던거 같습니다.
또한 작품 자체의 카메라 앵글이나 여러 미장셴들도 수준급이었다고 봅니다.
미성년자 성매매를 주요 테마로 삼고 있지만 그 주체가 같은 청소년이었던점으로
일방적인 어른들(가해자)-청소년(피해자)의 구도를 탈피하여 보여줬던 점이 좋았습니다.
더불어 남성(가해자)-여성(피해자)의 구도또한 탈피하여 보여주었죠.
실제로도 사회에서 성매매는 한쪽의 일방적인 가해 및 착취가 아닙니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고 공급이 있기에 수요가 있는것이고
작품중 내용에서와 같이 수요의 대상은 여성에만 국한되어 있는것도 아니죠.
또한 "서민희"가 속해있던 조건만남 여성들 리더 "나성미"와 그 모임들의 여성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은 일방적인 사회적 약자도 아닙니다. 실제로 화류계 여성들 엄청 기쎄고 사납습니다.
뭐 어디 팔려가거나 강제로 착취당하는 것이 아닌 작중인물 "서민희"처럼 본인이 쉽게 큰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뛰어드는겁니다.
심지어 "삼촌"이 휴업을 할때도 일하게 해달라고 스스로 조르는 모습또한 보여주죠.
이런 사회현실의 부분을 어떤 메세지나 프레임을 씌우지 않고 가감없이 보여줬던점에서 좋았습니다.
학교 폭력. 소위 말하는 일찐들과 학교 안에서의 그들의 위치나 행동, 어떤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인지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 고증있게 그려냈습니다. "곽기태"라는 인물과 그 주변 패거리들의 행동
클리앙 나이대를 고려해봤을때 40대 이상 분들은 조금은 공감하기 힘들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20-30대 초 정도, 청불 드라마긴 하지만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청소년층들은 소름끼칠 만큼 고증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실겁니다. 저때도 그랬고 지금도 크게 변함을 없을테지만 일찐들이라고 해서 선생님에게 크게 반항하거나 막나가고
어른들에게 무작정 대들거나 그런 모습으로 그려내지 않죠. "곽기태" 학생이 교무실에 들어서는 장면을 보면 선생님들께
인사도 바르게 하고 선생님들도 문제아 보듯이 바라보지 않습니다. "해경" 여자 경찰분이 담배피는 걸 보고 뭐라고 할때도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할게 없다는게 판단되자 마자 바로 꼬리를 내리고 능글맞게 담배꽁초를 줍고 예의바르게 굴죠.
일진애들은 뭔가 가정에 결손이 있거나 불우하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클리셰적인 설정또한 없습니다.
작품에서, 그리고 실제 현실에서의 일진들은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조금 일탈을 하는 어린애들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자그마한 사회구조 안에서 그들은 굉장히 교묘하고 눈에 띄지 않게 군림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의자에 본드를 칠하거나, 사물함에 먹물을 뿌리는등의 괴롭힘 행위는 정말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요즘 학교안에서의 따돌림과 왕따, 괴롭힘은 그런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처럼 작중인물 "장근원"이 "이호진"에게 우유를 들이붓고 그런 괴롭힘? 없습니다.
눈에 띄지 않게, 선생님들과 어른들에게는 그저 조금 일탈하는 순진한 청소년인거 처럼 보이도록 처신하고
뒤로는 그 누구보다 잔인하고 교묘하게 본인들의 위치와 집단내에서의 이해관계를 기가 막히게 파악해나가며
학교라는 조그마한 사회 안에서 군림하고, 짓밟습니다. 그 짓밟는 이유 또한 별거없죠.
눈치 못채신 분들도 있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오지수"가 처음 "곽기태"의 눈에 거슬리게 된
시발점은 반에서 "곽기태"가 농구공을 가지고 "강빵"을 괴롭히다가 우연히 그 공에 맞은 "오지수"에게 "곽기태"가
사과하는 장면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이전까지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과도한 신체접촉을 하며 머리를 막 쓰다듬으며
사과하는 "곽기태"의 안하무인인 성격과, 이를 어색하게 받아들이며 냉소적인 말투로 귀찮은듯이 괜찮다고 하는 "오지수"의
반응에 "곽기태"는 묘한 불쾌감을 느끼는거죠.
인물의 억지스러운 캐릭터 변경이 없었던 점도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된 큰 이유 입니다.
작품의 전개에서 한번 설정된 인물이 갑자기 개과천선하거나, 변덕을 부려 설정된 캐릭터를 벗어나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오지수는 끝까지 오지수고, 배규리는 끝까지 배규리며, 서민희는 끝까지 서민희였습니다.
평면적이지만 현실적인 인물설정은 클리셰적이지도 않고 현실을 차갑게 반영하고 있는 작품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작중에서 조금 억지스러웠고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로, 작품 후반부 "곽기태"의 행동입니다. 여자친구 "서민희"가 조건만남을 하고 있는걸 내심 알고 있었고
그걸 고백하는 "서민희"에게 그걸 왜 말하냐고 하는 "곽기태"는 끝까지 돈을 보고 만나는 속물임이 자연스러웠는데
"서민희"가 일하는 곳을 알아내려고 하고 바나나 노래방을 처들어가는 전개는 "배규리"가 삼촌폰을 바나나노래방에 심어놓고
경찰이 이를 알게되는 전개를 위해 어느정도 불가피했던 점은 알겠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웠습니다.
둘째로, "서민희"의 분노입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서민희"는 스스로 조건만남에 뛰어들었던 거고,
"삼촌"은 "오지수"의 말처럼 중간에서 이를 제공해주는 중계업자에 불과합니다. 스스로 일하게 해달라고 졸랐음에도
퇴직금이니 권리니 하는 "서민희"의 행동과, 후에 포주에 대한 "서민희"의 분노는 조금은 억지스러웠습니다.
물론 그 분노의 이유가 "실장"의 죽음에 근간했다고 볼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앞서 서술했던것 처럼 작품 전체는 성매매에 대해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지 않음에도
인물 "서민희"는 성매매에 대해서 소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던 점이 조금 부조화스럽게 다가온 부분이 있습니다.
"서민희"의 분노를 그런 스탠스를 조금 제하고 "실장"의 죽음에 대한 분노에만 포커스를 맞추었으면
그런 부조화스러움에 따른 불편한 느낌이 조금 덜했을거 같습니다.
셋째로, 바나나 노래방, "류대열" 인물의 극단적인 막나감이 작품에서 흐르는 차갑지만 현실적인 분위기와
약간의 괴리감을 이룹니다. 전개상, 이성적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싸이코"같은 캐릭터가 필요했던점에서 이해는 가지만
조금 톤다운 시키고 현실적인 설정이었으면 작품 전반의 분위기와 조금 더 조화롭게 되지 않았을가 싶었습니다.
인간수업이 앞으로 흘러갈 방향성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시즌2를 준비하고 있는 제작진만이 알겠죠.
"인간수업" 이라는 작품 제목처럼 "오지수"와 "배규리"는 인간이 되가는 수업을 스파르타 코스로 받고 있는것인데
그 수업의 끝에서 모든걸 뉘우치고 "인간"이 될지, 아니면 오지수는 오지수로, 배규리는 배규리로 끝까지 남을지
다음 시즌이 기대가 됩니다.
다만 그 끝이, 무작정 교훈을 던져주는 그런 결말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처럼 어떤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고, 가해자 없는 피해자, 묘하게 불편한 결말을 개인적으로는 기대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오지수"와 "배규리"를 응원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기생충"에서 "기택이네(송강호) 가족" / "박사장네 가족" 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처럼
보는사람마다 갈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영화 "기생충" 이후 감상평들을 보면 "박사장네 가족"이 일방적인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저 포함, "기택이네 가족" 또한 피해자이고, "박사장네 가족" 또한 피해자이지만 서로가 가해를 한지 모른채 가해를 한거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 자세한 논평은 글이 길어질거 같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만
무슨 뜻인지 "기생충"을 깊게 보시고 여러 감상평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거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오지수", "배규리"가 법망에 걸려 인간성을 배우지 않고서도 유유히 빠져나가 약간의 뉘우침? 현자타임? 정도의 감정을
느끼며 잘먹고 잘사는 결말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오지수", "배규리"의 행동에 피해자는 있지만 상황에 따른 "Collateral Damage" 였지 이들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었죠.
"댕댕이" 앱서비스를 작중 "오지수"의 입장처럼 중간에서 "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경호서비스" 로만 보실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지셨는지 아닌지에 따라 이에 대한 입장또한 갈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간만에 취향에 맞는 작품을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이 조금 길고 정리되지 않아 읽기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보신분들은 댓글 남겨주시고 의견 나누는 장이 될 수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ㅎ
성매매에 뛰어든 여성 손님?을 모집하는 내용은 안나왔지만, 이쪽으로도 적극 가담하지 않았을까요?
뭐 문자로 피싱해서 앱 깔게 하는등 직접 접촉은 없었더라도요.
그리고 고등학생이 애초에 성매매 사업으로 돈 벌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온건지도 상당히 궁금해지더라구요.
부모님 영향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뭐 이런 궁금증이랑 마지막에 그 깽판 속에서 어떻게 벗어나보려고 할지 매우 기대됩니다.
나 때문에 성매매한게 아니라 나쁜 포주놈이 꼬득인거고 난 잘못 없다 이런식으로요.
저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클리앙에선 앱도 해킹해서 쓰는 오지수가 폰을 잃어 버렸을때 원격 초기화를 하지 않은 점이 옥에 티였죠
세컨폰도 있으면서
여자친구의 조건만남 고백을 듣고 충격을 받지만 그 충격을 티 내지 않으려고 독한말을 한걸로 이해할수도 있을수도
있는데... 오지가 자기 여친 쉴드쳤다고 시비거는걸보면 민희를 완전 이용해먹는것만은 아니란걸로 이해가 되거든요.
바나나 습격사건은 그 연장선상에 있고 오지네 집에 찾아가 일을 벌이는것도 그런 이유라고 봐야겠죠.
전 그것보다 이실장님하고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설정이 좀 부족한게 아쉬웠습니다.
이실장님 캐릭터는 뭔가 있는데 설명이 좀 부족한거 같구요.
돈가방 찾아가는건 보면서 설정을 이어가려는 방법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GPS에대한 설정상 너무 말이 안되기도 하고 이해를 할까말까 심난했습니다.GPS가 XY축만 인식해야 하는데 Z축까지 인식해버리는 설정이 좀 과한게 아닐까하는.....
그리고 가술적인 부분은 설정상 무시한건지 아니면 몰라서 그렇게 한건지 모르겠네요
근데 gps는 xyz 모두 계산한다고 알고 있어요!
/Vollago
그런 서민희가 조건중 사고로 공황장애까지 얻으며 남으려 했던 곳이지만 일방적으로 쫒겨나게 되죠.
갈곳 없다고 느끼는 지점에서 미뤄 짐작하면 친척집에 얹혀 살며 겉도는 설정을 추측하게 됩니다.
/Vollago
사람이란게 그렇게 논리정연한 동물이 아닙니다
이해가 안간다 쓰신 둘때 셋째부분은 사춘기 아이들의 질풍노도와 같은 감정변화에서 그럴수도 있는일이라고 봐요.
더군다나 남 탓을 하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피해자 코스프래하고 싶어하는 인간군상에게는 충분히 할법한 행동이죠
저도 인물들이 각자의 특성을 끝까지 갖고 가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들이 그런 인물의 특성 때문에 전개되고 해결되더라고요.
주요 등장인물들 모두 잘못을 저지릅니다.
백규리가 처음 휴대전화를 훔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러지 않았어도 결국 오지수의 사업에는 어떤 일이든 생겼을 거고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다 보고 나면 인물들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 게 참 신기한 작품입니다.
아주 고딩스럽고 이기적이고 허세에 쩌든 인물이요.
여친이 조건만남으로 돈 벌어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조공을 받고
그래서 여친이 고백을 하자 불편해하죠. --> 말하지 말지 그랬어. (계속 받아먹게)
그 사실을 백귤이 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허세'와 '가오'에 상처를 받아요.
사랑? 없습니다. 있다면 동네방네 지 여친 얼굴 다 돌리면서 조건만남 수배 때릴 수가 없죠.
친구들 데리고 우루루 몰려간 건
1. 상대 깡패들이 그렇게 많을지 몰랐을 거고
2. 작가가 원한 일종의 상징성 (애들하고 어른들의 맞짱 카타르시스)
3. 봐봐 내가 이 정도야. 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여친에게 말하고 싶어서였을겁니다.
후에 계속 여친에게 들이대죠. 내가 그렇게까지 한 거 알아달라고. 그러니 보상해달라고.
--> 평 잘 읽었습니다. 읽으며 저도 정리가 되는 기분이네요 ㅎ
근데 진짜 이거 보면서 급식의 세계를 느꼈네여ㅋㅋ 바나나 커플도 귀여워서 좋았.....
그리고 일진소년은 여친 좋아하는 거 같더라구여 그게 쿨하지 않은 거 같아서 인정을 못하는 것뿐...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행동 배경을 납득할만한 경험이나 환경에 대한 서술이 좀 부족한것도 거슬리기도 했고요. 오지나 배귤 같은 메인 인물 빼면 약간의 언급으로만 스쳐지나가듯 언급해 주는 식이죠. 시청자는 이걸 알아서 머릿속에서 잘 조합해서 이해하라는 건가 싶으면서 결국 몇몇 인물의 행동 변화가 일부 시청자에게 납득이 안가게 만드는 요인 같습니다. 물론 10화 안에 다 담을 수는 없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