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환경에 쉽게 좌지우지됩니다. 사실 당연한 거죠.
갑작스런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어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니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중요합니다.
동시에 사람은 패턴을 읽어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연중 어떤 시즌에 갑자기 밤이 길어지며 기온이 내려가는 일이 반복된다는 걸 알면 대비하기 용이하니까요.
사슴발자국이 자주 보이는 곳에 호랑이도 있다, 라는 귀납법을 통해 호랑이를 피하는게 유리하지 않습니까?
근데 이런 우리의 뇌에 새겨진 본능은 우리를 종종 오류에 빠트립니다.
간단한 예로 저는 해외 여행을 몇 번 가게 되면서 중국인들에 대한 몇 가지 선입견이 생겼습니다.
시끄럽고 매너없다.... 일단 그들 근처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라고요.
하지만 여기서 제가 빠지면 안될 오류가 모든 중국인은 시끄럽고 매너가 없다 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경향성이야 있죠. 그러한 경향이 있고,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
하지만 경향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편견을 가지는 건 좀 다릅니다.
따라서 덩어리 중국인 관광객은 대체로 피하지만 B&B에서 대화를 나누게 된 중국인을 '시끄럽고 매너 없을 거'라고
전제하고 대하면 안되죠. 그건 알 수 없는 문제니까요.
이건 쉬운 듯 어렵고 개개인이 처한 상황, 정보력, 가치관과 성향등등 다양한 기질과 관계가 있습니다.
나름 대학물까지 먹은 중산층 미국백인이 제가 한국인이라니까 대뜸 자기가 예전에 한국에 구호성금을 보냈다는데
명백히 지금도 한국은 쉽지 않은 형편일 거란 뉘앙스를 깔고 가더라구요. 이건 분명 편견이죠.
저야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미국보다 나은 살림의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건 그렇게 쉽진 않아 보입니다.
우리 나라 대형 쇼핑몰이나 관광지의 플랙쉽 스토어에서 쇼핑하는 동남아 사람들 대부분은
모공 평균보단 못할지 몰라도 확실히 저보단 부자일겁니다.
동남아 사람이 우리 나라 관광 오려면 일단 현금 오천이 통장에 있는 걸 증명해야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인이 미국 어학연수 같은 거 가려면 통장잔고 3-4만불 확인시켜줘야하더라구요.)
그런데 나이키 매장에서 관광객이 분명한 동남아 사람을 보자 제 지인은 자기 소지품을 단도리하더라구요.
웃으면서 저 사람이 너보다 부자일 걸, 이라고 말해줬지만 별로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아마도 시골이나 공장에서 근무하며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과 부대끼며 안좋은 일을 겪은 분들은
자연스럽게 편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선족들에게 방을 세놓는 분들도 비슷한 인식이 생기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편견이라는 걸 인식하는 겁니다.
사람 다 비슷해요. 그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차이는 있겠죠. 타고난 성향, 성격, 성정과 교육받은 환경이 완전히 같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비슷하다면 사람은 다 비슷하게 행동할 확률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극기부대의 맹신은 이러한 편견이 확증편향으로 이어진 탓도 있다고 봅니다.
그들의 세계에는 빨갱이라는 편견(동시에 자신의 경험이자 사실)이 굳어져서 그러한 낙인이 붙은 건
절대로 타협하거나 함께 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과 함께 사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거죠.
이런 뻘끌을 쓰게 된 건
사유지에 불법주차를 하는 애견인과 이를 방관하는 동물병원 때문에
모든 애견인과 동물병원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모공의 글을 보고 나서입니다.
약간 머리가 띵- 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죠. 법에 의한 벌이든 사회구성원들이 내리는 처벌이든 당연한 겁니다.
근데 나를 괴롭혔던 게 중년 남자라고 해서 모든 중년남자가 혐오스럽다고 결론내리는 게 맞나요?
의견을 표현하는 것과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젭니다.
다소 어그로성이어도 차라리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의견이라면 그래, 나랑 생각이 다르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좁은 식견으로 내린 귀납적 결론은 절대적으로 조심해야합니다.
그렇다는 의견을 말할 때 마저도 개인의견이라며 조심스럽게 비춰야하며 혐오표현이 되지 않게 신중해야합니다.
적어도 수천명이 글을 읽는 공간에선 그래야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술 마시면서 친구들 몇과 짱개들이 다 그렇지! 라고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니까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일 개소리를 지껄이는 미통닭과 가짜뉴스, 악의적인 오보를 일삼는 언론을 보고 분노하니까요.
그들이 모두 나쁜 놈들은 아니란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놀라울 지경이니까요.
근데 어쩌겠습니까.. 선의로 이해해주고 편견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력만이 그들과 우리가 달라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안의 편견을 돌아볼 줄 알아야하죠.
사람인 이상 편견이 없을 수 없기에 그 부분을 경계를 해야죠
저부터도요
정성이 느껴지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터넷 댓글창에 보는 그 많은 악플러들은 편견에 잡아먹히면서도 자기를 돌아볼 여유가 없는 거 같아요. 이걸 교육이나 계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완벽한 민주적 시민으로 이루어진 사회란 존재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인정하고 단견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중생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끌어안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집단에서 특정 표본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모집단의 성격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수파 라는 조폭 집단에 50 명이 소속되어 있는데
몇 명의 행태만을 보고 싸잡아 비난하지 말라는 충고는 사양하겠습니다.
미통당과 매국 부패 세력은 싸잡아서 말해도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사학재단 주인들과 족벌언론 사주집안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형 교회나 교단의 목사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살인독재에 부역했던 집단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기꺼이 싸잡아서 비난하겠습니다.
이건 어떤 “일부”의 “모집단”을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따라 확증편향인지 경험에서 나오는 귀납적 결론인지 판단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생각합니다.
저는 말씀하신 글을 보지 못 했지만 애견인과 동물 병원이 아니라 비슷한 경우인 불법주차를 하는 교회와 교인들의 경우는 더 많은 확률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증편향이 아닌 경험에서 나오는 귀납적 결론이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아랍인들은 무례하고 성희롱잘하고 동양인들을 차별하니 조심해라 라고 하면 모든 아랍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기때문에 편견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상당수의 이민자들이 그런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그 말이 참이 됩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이 자신이 당한(?)게 있어서 반응하는 경우까지 고려 한다면 더욱 더 편견인지 트라우마인지 판단하기 힘들어 집니다. 말씀하신 조선족에게 편견을 가진 집주인 같은 경우가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요지는 잘 이해합니다.
저 또한 미국에서 마주치는 알지 못하는 흑인을 분명 경계하니까요.
하지만 공적영역, 정말로 공연성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흑인은 위험해 라고 말하는 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