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돼지국밥을 좋아하는데요
지금 살고 있는 대구는 전국 3대 돼지국밥의 성지(부산, 밀양, 대구) 중에 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구에서 한가닥 한다는 가게라고 해봤자
그냥 부산 동네에 있는 흔한 국밥집하고 비슷한 수준일 정도입니다.
하다못해 근처에 있는 소도시 밀양이나 경주에도 밀릴 정도니 말 다 했죠.
밀양이야 원래 돼지국밥의 원형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나름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단골집, 설봉, 동부식육식당 등은 전국구 수준으로 유명한 집들이죠)
설봉식당의 돼지국밥
역시나 맛집의 불모지 경주에 있는 '용강국밥' 정도만 해도
웬만한 대구 국밥집들은 찜쪄먹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대구의 가장 괜찮은 국밥집 중 하나의 상호가 밀양돼지국밥일 정도니깐요.
대구는 돼지국밥의 1타가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약간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고만고만한 국밥집들이 모여 있는 곳들이 많은데
봉덕동의 된장베이스의 국밥골목이나
순대국밥처럼 들깨가루를 넣는 스타일의 관문시장 골목
그리고 예전엔 가장 유명했던 서성로(이모식당, 8번식당) 등이 잘 알려져 있는 곳이죠.
하지만 그 중 어떤 곳도
'바로 이곳이야'라고
느끼게 해 주는 가게는 없었죠.
그래서 그 동안은
정말 괜찮은 돼지국밥이 먹고 싶으면
그나마 가까운 밀양에 가거나
아님 가끔 가는 부산에 갈때마다 최애하는 '영진국밥'에 들러서 먹고 오곤 했는데요
(사실 부산은 그냥 아무데나 손님 많은데 들어가면 평타이상은 하죠.
하다못해 맛집 없기로 악명높은 역전 근방에도 맛있는 국밥집이 많으니깐요)
부산 영진돼지국밥의 수육백반
작년에
대구는 아니지만 대구 근교(경산)에 괜찮은
돼지국밥집을 발견했습니다.
시내에서는 차로 30분 이상 가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대구 근방에 사는 돼지국밥 매니아라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 가볼만한 곳입니다.
이 집 국밥의 강점은 대부분 국물에 있는데요
과장하면 꼬리곰탕이나 도가니탕 정도의 끈적끈적한 점성을 지닌 진한 국물과
다른데서 흔히 볼 수 없는 주문하면 바로 예쁘게 썰어나오는 김치가 일품인 곳입니다.
(양파절임에 팍삭 익은 깍두기가 반찬으로 나오는 가게가 대부분)
이에 비해 고기쪽은 일단 잘게 썰어서 씹는 맛이 부족하고 비계부위가 좀 많은 편이라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국물과의 조화는 잘 맞는 편입니다.
코로나 직전까지 인기가 급상승해서
가격이 갑자기 올라 좀 실망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기준에는
대구에서는 이 집을 넘볼 돼지국밥집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같습니다.
다른 대구 사시는 분들의
비장의 돼지국밥집 추천을 기대하며 이만.

경산의 대호국밥
읍내 시장에 돼지국밥집이 있길래 와! 하면서 들어갔더니...
편육도 아니고 뭔 이상한 유사 고기같은걸 넣고 맛도 이상한.. 그런걸 팔천원 주고 사먹었던 슬픈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ㅜㅜㅜㅜㅜ
저도 부산 살지만 영진국밥이 제 입맛엔 제일 괜찮네요!
신평도 괜찮은데 명지행복마을에도 괜찮아요!
단골집이라 그런건 안비밀입니다 ㅎ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