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있었던 일이에요.
ERP, 전자 결재/결제 세스템을 개발하다보면 사인이나 도장을 문서에 넣어야 한다는 요구 사항이 있어요.
스캔을 떠서 암호나 인증을 하면 추가되는 방식이 대표적이에요.
인증을 했으면 이름이나 결재/결제 완료 표시만 나면 되는데 왜 굳이 이미지가 문서에 들어가야 하냐니까 문화래요.
지금은 전자 시스템화 되서 한국에선 도장을 넣는 건 더 이상 혹은 거의 안쓰지 않나 싶어요.
그러던 중 모 기업에 가게 되어 문서작성기 개발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에요.
일본팀 개발 계획 중에 도장 추가 기능이 있는 거에요.
전자 시스템이 아니라 아예 문서 작성할 때도 추가하자는거에요.
도장 각도를 그 때 알았어요.
도장 크기가 직급 별로 다를 필요가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어요.
이런 기능을 누가 넣길 원하냐고 하니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원한다고 해요.
이미지 추가나 전자 서명 기능이 있는데 이걸 확장하면 안되냐니까 일본은 서명과 도장이 다르다며 도장이어어 한다는 거에요.
실제 개발하고 나니 여전히 출력해서 도장을 찍는 비중이 더 높더래요.
도장이 빨간 색이라 컬러 츌력을 못해서 그런거냐니까 구건 아니래요.
어차피 그렇게 해서 팩스로 보내니까 색깔은 상관없데요.
그럼 왜 기능 만들어달래놓고 안쓰냐니까
문화래요.
직접 보고를 올려야 그게 일하는 거라고...
왜 얘네들 전산 시스템이 몸빵이랑 프로세스가 똑같거나 더 복잡한지 알게 됐어요.
치과만 들어가던가..
이게 더 이상한건 굳이 꼭 이렇게 하는 프로세스가 있는 반면 그냥 정말 전자결재로만 올리고 끝까지 가는게 있기도 하고 혼돈의 카오스란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요.
참고로.. 나름 IT관계기업입니다.
하지만... 물론 처음 출력해서 결재올린 원본도 같이 도장을 받는다는 비밀...
그렇다해서 전자결재가 없느냐? 있죠.. 그건 근태원 같은거에나 쓰고 있다죠.
영수증을 이쁘게 딱풀로 잘 붙여서.. 스캔뜨고
스캔 뜬 것과 함께.. 전자결제 올리고 (도장 이미지 사용)
그거 결제 끝나면 내가 출력해서 영수증 사본 1장, 결제문서 1장, 영수증 원본 1장
이렇게 3장을 본사로 보냄 ...
전자결제 왜 쓰나 모르겠던.... 욕나오던 회사 시절이 있었....
물론 품의가 나면 전자결재도 따로 인증해주었고요. 다만 사인 전에 결재권자의 권위에 걸맞게(?) 구두 보고를 하는 문화였던거죠. 임원 앞에 대면하여 품의와 관련된 브리핑을 하는 일종의 요식행위였죠.
(특히 예산 관련 품의 같은 돈을 써야 하는 품의라면 왜 이 돈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별첨 자료들이 필요하고 전자 결재 시스템엔 당연히 별첨 자료를 넣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상사들은 별첨 자료를 별도 대면 보고 안하고 첨부만 하면 '니가 알아서 보고 결재하라는 거냐'는 식의 타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물론 그런거 신경 안쓰고 군말없이 결재 잘해주고 품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기획 내용이 삐리하면 그제서야 불러다가 물어보고 수정을 지시하는 상사도 있긴 했습니다.)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무슨 병신같은 짓이냐. 그럴거면 전자결재 시스템을 왜 돈 많이 들여서 구축하냐고 사원들끼리 모인 자리에선 까곤 했었는데요.
그건 십수년전 이야기고, 2020년의 일본을 보면 그건 뻘짓에 속하지도 않는 느낌입니다.
마치 컴퓨터 == 게임으로 바라보는
부모님세대와 비슷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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