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없고 만약 어떤 모르는 것이 생기면 누구에게 물어보거나 아니면 백과사전을 찾아야 했던 시절에는 책을 읽다가 생소한 음식명이라거나 무슨 옷이 무슨 천으로 되어 있다거나 하는 소소한 경우부터 시작해서 평소에는 접하지 못하는 우리 말 표현이나 전문적인 단어 같은 말을 맞닥뜨렸을 때 그걸 알아내려고, 혹은 최소한 추리를 해보려고 앞 뒤 문맥도 좀 더 철저하게 살피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상상력을 동원해서 혼자서 머릿속으로 많은 추리를 했었던 기억이 나요.
바로 바로 그런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지금과는 다르게 좀 불편한 환경이었어서 그런지 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혼자 상상 혹은 추리를 해보다가 어딘가에서 찾아보고 또 물어봐서 해결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뭐든 바로바로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쉽게 검색해서 정답을 얻어 낼 수 있으니 그냥 그런 일이 닥칠 때마다 바로바로 검색하게 되네요.
방금도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고샅"이라는 요즘은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단어를 만났는데 그냥 후다닥 검색을 해서 뜻을 보고 났더니 '어... 그러고보니 이거 옛날에는 종종 들어보기도 했던 단어 같은데?' 하는 이 단어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 나더군요.
이걸 바로 그렇게 검색해 보지 않고 조금 고민하고 있었더라면... 그래서 혹시라도 스스로 그 단어에 대한 기억을 해냈더라면 또 다른 기쁨을 느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재미 하나를 놓친 것 같아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하하
그러면서 내 독서법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걸 느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안좋은 방향으로...
유시민 작가님의 최근작 "유럽도시기행 1"의 파리 편에서 맛난 식사를 하시면서 어쩌다 한 번 그렇게 사치하니 좋지 매일 그렇게 먹으면 좋을 지 몰랐을 거라며 행복을 느끼는 데는 결핍이 필요하다는 게 헛말은 아니었나 보다고 적어 놓으셨던 대목도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 이건 얘기의 결이 좀 다른가? 여튼... 하하하
여튼... 경험상 그렇게 바로 검색해서 쉽게 알아낸 것은 내가 머리가 좋지 못해서 그런지 금세 잊게 되던데... 하아~
그러고 보니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번역가가 이세욱 씨인데, 이 양반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에서도 그렇고 움베르토 에코 책에서도 그렇고 에릭 오르세나 책에서도 그렇고 제가 읽었던 작품들마다 참 참신한(??) 단어들을 참 많이 사용하는데 말입니다. 예전에 이세욱 씨의 번역에 대해서 어느 서평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많이 쓴다고 비판하는 걸 읽은 기억이 갑자기 났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읽기 어렵게 만들려거나 현학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일반적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을지언정 뜻을 찾아보고 나면 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던데...
또 그런 참신한 단어를 보는 재미도 있고요.
여튼 결론은... 평화로운 토요일 오전에 편안하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소하고 개인적인 쓸데 없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이런 사치 같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삶이라니... 캬아~
책도 책이지만 평소삶에도 가끔 다가오는 호기심들을
대처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달라졋구나 생각이 들면서
검색하나만으로 가능해진 궁금증 해소방법에는 분명 부작용이 잇겟구나 하면서 말이죠 ㅋㅋㅋ
우리가 실제 아는것보다 더 많이 알고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게 손안에 있는 핸폰이 아닐까 싶네요 ㅋㅋ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게 참 재미있기도 했는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