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화장실에서 출근준비하다 든 생각입니다.
세상은 제가 보고 배운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우기를, 불합리한 건 불합리하다 말하고 틀린 건 틀린거라 말하고 잘한 건 칭찬해주라고 배웠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고, 어느정도는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난 글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834276CLIEN ) 관련해서도 그렇지만,
세상에 나와서는 그렇게 하니까 많이들 싫어하는 것 같네요.
당장 우리 과장님이 그래요
그거 별거 아닌데 그냥 하면 되지 뭘 그렇게 따지냐
니가 그렇게 잘났냐 남들은 그럴 줄 몰라서 안하는 줄 아냐
그런데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이건 좀 아니잖아요.
아무리 우리 사무실 일이라고 해도
제가 입사 전의 일을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이제 막 커리어 시작하는 신규직원이면
'네 전임자는 이런 실수를 했었지만, 너는 그러면 안돼' 이래야지
'너 입사 전이라도 그 업무 현 담당자는 너니까 그냥 잘못했다고 문서 써'
이게 말이 되는건가요?
감사실도 그래요. 기록 찾아보면 뻔히 누가 처리했는지 문서에 기안자 이름 다 쓰여 있는데
그냥 행정편의주의로 현 담당자 이름 써서 확인서 보내고 싸인하라고 그러고...
근데 주변에서 다들 그래왔고 원래 그렇게 하는거라고 하니까
이 일에 반발하는 제가 또라이인가 싶어요.
마치 소설(영화 말고!) '나는 전설이다'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것같은 느낌마저 들어요.
제가 학교에서 배운 세상은 이렇지 않았어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었는데....
제3자 이름으로 국민신문고에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에요...
근데 최소한 제가 입사하기 전 일인데 제가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직장생활 하면 할수록 내가 책과 학교에서 배운건 쓸모없는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거예요. 그 와중에서 올바름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도, 주위를 설득하는 것도 능력이더라구요.
저도 세상 배우고 닳아가는 과정에 있는걸까요..
현실은 밑에 사람이 뭐하는지도 모르는...
절차가 있는데 이거 왜 빨리 안되냐 그냥 뛰어넘어라 대충해라
담당이 따로 있는데 조경을 관리해라 의전해라
휴.....
변화를 주도하시려면 고통을 감수하셔야 할겝니다.
그 과장이 OJT해주었나요? 그럼 그사람이 자기가 시말서 쓰기 싫어서......
그냥 제가 규정 찾아가며 처리한거고요...
과장님께 여쭤보면 '나는 그 일 안해봐서 하나도 몰라~' 이러기만 하셨고요
저는 19년 3월 입사했고 문제가 된 건은 18년 7월 ~ 11월 완전 처리 끝난 건이에요.
말 그대로 저랑 전혀 상관 없는 건입니다. 감사실에서 문서 내리기 전에는 그 일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어요..
안그래도 우리 과에서 이거 써야한다면 관리자로써 과장님이 쓰던가 아니면 감사담당이 쓰던가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책임까지 떠넘기는거네요
이런 작은 편의주의가 모여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을 만듭니다. 잘하셨습니다. 처음이 힘들지 계속 그런자세를 유지하시면 오히려 정확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으실 겁니다.
하다못해 담당이 아니더라도 입사 후라면 모를까요...
"어떤 방식이든지 인계 받았으면 인수자의 책임이다" 라고 생각하는 꼰대가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꼰대의 권한이 큰게 문제죠
"현 해당업무 담당자로서 xxx-yyy 시기에 누구누구가 담당자로 있었을 당시의 zzz건은 뭐뭐뭐가 잘 못 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요. 감사실과 동일한 입장에서 서술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