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총리 메르켈이 코로나19가 독일 인구의 최대 70%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가 전염력이 높고, 치료제나 예방접종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구의 대부분이 면역력을 가지지 못한 신종 전염병의 대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간입니다. 최대한 전염 속도를 늦춰 의료자원의 한계 속에서 통제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동선공개, 철저한 격리를 하기 시작했으며 이후로 무지막지하게 검사의 수를 늘리며 가능한 모든 케이스를 추적, 공개, 격리하였습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첫 감염자가 어디에서 어떻게 감염되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대처가 늦다보니 급속도로 퍼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는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그래프는 증가세가 완만하게 상승하며 기울기가 꺾이는 반면, 이탈리아의 경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기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두 대응법은 전체적인 경과를 예상해 볼 때,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빨간색이 이탈리아, 파란색이 우리나라의 예상 그래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 간당간당 해 보이기는 하지만, 의료한계선 안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인공호흡기나 ECMO 같은 집중치료장비의 도움을 받고 있는 환자분들도 계시지만, 사망률이 현재 알려진 전세계적인 평균보다 한참 아래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감염자가 폭증하였고 당연히 중증환자도 그에 따라 폭증하지만 의료인력과 장비는 한계가 있기에 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사망률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이후로도 이탈리아는 일정기간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가, 어느 순간이 되어 최대점을 찍고 나면, 집단면역이 생기며 증가하던 그 속도만큼 빠르게 확진자 수가 줄어들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에 비해 완만히 진행되어 사망률은 낮지만,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쯤되면 궁금한 것이 일본의 선택입니다. 일부로 그랬는지, 능력이 떨어져서 어쩔수 없이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거의 방치에 가까운 선택지를 골랐는데요. 아마도 일본내의 코로나19를 제대로 검사해서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탈리아를 따라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검사=무확진자라는 논리와 정보은폐를 통해 그래프는 혼자 이상하게 그려지고 있긴 하지만요.
일본이 이탈리아 그래프를 선택함으로써 얻게되는 것은 단기적인 금전적 이득으로 보입니다. 검사와 의료, 방역에 대한 비용이 아예 들어가지 않고, 다른 나라로부터 입국금지되거나 하는 불이익도 안받고 있으며, 올림픽을 취소당하지 않을 수도 있죠. 대가는 노약자와 같은 의료취약계층의 생명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방치에 가까운 무대응은 일본이 이번에 연금을 수령하는 노년층을 대폭 줄이려고 한다는 루머까지 낳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눈에 보이는 손익계산서의 뒷면에는 신종 전염병에 대한 범국가적인 대응경험, 국가라는 울타리에 대한 신뢰, 함께 이겨낸다는 공동체 의식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더 중요한 것들이 있는데 일본은 이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와 질본의 대응방법은 단기 금전적인 것으로만 따지만 더 비싼 길이지만, 매우 인본주의적이고 사람을 먼저하는 방법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더 중요한 것들을 배우고 얻게되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프대로 예측해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상당한 기간동안(다른 나라보다도 더 길게) 잔잔히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또한, 그 기간동안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언젠가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박멸될 것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긴호흡으로 질본을 응원하며 이겨냅시다.
남얘기+선동이죠
https://www.reuters.com/article/us-health-coronavirus-response-specialre/special-report-italy-and-south-korea-virus-outbreaks-reveal-disparity-in-deaths-and-tactics-idUSKBN20Z27P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706763?od=T31&po=1&category=&groupCd=CLIEN
"병원이 포화상태가 되면, 다양한 질병의 환자는 물론이고 교통사고 환자도 치료 못하고, 간단한 맹장염도 수술을 못해 복막염에 걸려죽을 수 있고, 아이가 다쳐도 치료받을 수 없고, 독감이 걸려도 치료를 받지 못해 어이없이 죽을 수 있다. 내가 건강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거나 감기처럼 지나갔어도, 다른 사람들이 아프면 나 역시 의료시설이 없는 오지에 사는 꼴이 된다. "
아주 중요한 내용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