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사막 어디 한 가운데 갖혀있는 '핼린이'입니다.
이 긴 이야기의 시작은 몇일전 나눈 카톡 대화였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코로나 걸렸대요'
'에이 설마 나는...아닐거야...'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전화를 했습니다.
핼린이: '저, 제가 아침부터 기침이 심하게 납니다.'
관리자: '!!! 기다려봐 !!!'
한시간 정도 있다가, 누가 문을 두드립니다
마스크를 쓴 회사직원 두명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이해합니다 ㅠㅠ)
마스크1: '자 병원 다녀오세요. 차는 저기에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이 의심되고, 아침부터 증상이 있다고...'
핼린이: '병원가서 영어로 해야되죠?'
마스크2: '당연하죠'
핼린이: ㅠㅠ(시무룩)
제3국 출신의 드라이버 선생님, 먼지가득한 자동차, 그리고 뒷자리의 핼린이 1마리
병원가는 길에, 열심히 검색해봅니다. 간단 명료하게 영어로 설명해야... 괜히 이상한거 할까봐서요. 갑자기 칼을 들이밀면 ㄷㄷㄷ
근데, 오늘은 쉬는 날이라네요. 그래서 응급실로 가랍니다. (그래서 비용이 ㄷㄷㄷ)
1. 응급실 체험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이 '경고'표지와 함께 병원 출입구에 크게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도착해서, '사우스 코리아' '코로나 바이러스, 코워커' '어 랏오브 코프'...'니드 어 인펙션 테스트'
간호사 선생님들이 목에 걸어든 마스크를 일제히 정위치 시킵니다. 그리고 방에 격리
이상한 기계를 하나 넣어줍니다. 그리고 스위치 온... 이거 엄청 시끄럽습니다. 무슨 필터링 머신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이동형 음압기가 아닌 것이 좀 의문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거 하나에 뭐가 다 있습니다. 혈압, 맥박, 귀에 꽂는 체온계... 역시 돈의 힘인가 싶었습니다.
저 체온계 앞에 1회용 꼬다리도, 손안대고 교체가 가능합니다 (신기신기)
이거 무슨 의료용 돋보기 그런거 아닌가요? 1회용 브라켓?? 같은 것도 사이즈별로 구비가 되어있구요.
쓰고난 바늘 담는 통도 야무지게 붙어 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주황색 봉다리 쓰던데 ㄷㄷㄷ)
알콜 손세정제인데, 버튼이 없고, 저렇게 긴 레버가 있어서, 팔꿈치로 내리면 됩니다. 손닿을 필요가 없겠어요.
2.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
1) 이 나라 사람들이 아니다.
의사 선생님은 흑인이었고, 간호사 선생님은 파키스탄인 이었습니다. 아랍인은 아니었죠.
딱 이나라 사람은, 수납하는 곳에 한분 계셨습니다.
2)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모르는가??
저를 진찰하러 오는 의료진들이 마스크는 꼈는데, 아주 허술하게 턱아래 빈 공간이 보였으며
눈으로 침입하는 비말은 대비를 안하고 있다.(뭐 제가 마스크를 했으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3) 너무 느리다
8282 민족인 한국인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병원에 들어가서, 문밖에 다 마치고 나오기까지 3시간이 걸렸습니다.
응급실은 아주 한산했구요. 그리고 뭘 하던지 대기시간은 항상 30분 이상이었습니다.
의사만나기전/ 검사하기 전/ 검사하고 나서 추가진찰 대기전/ 처방전 대기시간(결국 필요없다고 결론이 났지만..)
그냥 기다리다가 이어폰 끼고, 침대에서 깨울때까지 잤습니다. ㅎㅎ;; 지루해요.
3. 검사를 마치고, 한국의 현재대응과 비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진료소로 한국인의 창의성이 폭발하고 있는 와중에, 그 디테일 또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마스크 위에, 한번 더 안구로의 침입을 막기 위한, 전면 투명 마스크 착용이랑
마스크로 대화가 잘 안되니까, 휴대용 마이크 사용까지... 정말 드라이브 스루에서 포인트를 잘 가지고 온 것 같구요.
반면에 만에하나 있을지 모르는 비말 감염따위는 잘 모르는, 마스크 착용법, 보안경 없음... 여기는 경각심이 없는 것 같아요.
아까전에 이곳의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었던 것도, 이런 검사가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인지
이나라 수도의 @@@부서에다가 보고하고, 검사 필요성을 승인받고, 검사키트 사용... 이런게 시간을 너무 잡아먹었습니다.
'방역은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해야한다'는 생각을 아직은 하고 있지 않네요.
다만 출입국 관리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근데 그거 다 소용이 없다는게 밝혀졌는데, 왜 목메는 것 같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의료진이 대구 지역으로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라는 의지가 참 감동적이었다고 한다면,
여기는 다른나라 의료진이 돈많은 이나라를 '끝까지 지키겠다'라기 보다는, '정해진 프로세스는 따르자'요런 느낌??
그리고 이나라 사람들도 마스크 쓴 아시아인에 대해서 접촉을 거부하는 좀 불쾌한 경험도 있었네요.(다른 관청에서요...)
여기는 우리나라의 '신천지'같은 돌발 변수가 생기면, 누가 남아서 지킬런지 모르겠습니다.
4. 철저해진 자가격리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이틀이 걸린다고 합니다. (워낙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숙소에 오니, 제 '독채'앞에는 컵라면 6개와, 오레오... 그리고 '비비고 김치... '(사장님 감사합니다. ㅠㅠ)
이제 문을 걸어 잠그고 있은지, 2시간 정도 지났네요.
저녁은 컵라면 1개, 소세지1개와, 단백질 파우더 1스쿱을 먹을 예정입니다.
이러려고 구매한 단백질이 아닌데...ㅠㅠ
오늘도 근손실은 증가하고, 체중도 증가하는
슬픈 핼린이 입니다.
(체온은 병원에서 36도로 나왔습니다. 설마 음성일거에요... 제발 ㄷㄷㄷ)
대한민국 모두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은 희생을 너무 강요한다고 생각합니다. 8282는 그 찌꺼기지요.
왜 다들 대한민국 파이팅 해달고 부탁하셨는데 파이팅 안하세요~!
별일 없을 겁니다. 빨리 쾌차하시고, 사막에서 국위선양 부탁드립니다.
폐렴 검사는 받으셨나요?
기침이 더 심해지시면 폐렴 검사를,
폐렴 소견 나오면 젊으시더라도 위험하니까요
음성나와서 격리해제 얼른 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