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의 퇴사일입니다.
무려 20여년동안 택시 하시다가 오늘 사직서 쓰신다고 하시네요.
어머님 말씀처럼 아버지가 돈복은 참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저 어릴 때 방직 회사 다니실 땐 그럭저럭 잘 버셨던 것 같은데 구조조정 당하시고 ㅠㅠ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게 아버지 친구분이 집에 오셔서 어머니한테 아버지 구조조정 당했다고 하는 말에
어머니가 깜짝놀라서 말을 못이었던게 생각나네요.
그러고 나서 차린 당구장은 오픈 초에는 일매출이 몇십만원이라고 하더니 imf 로 몇년만에 문을 닫았네요.
제가 종종 당구장 알바했는데 손님한테 2천원 거스름돈을 줘야 하는데
제가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돈을 더 받아야 되는줄 알고 그냥 가세요 했다가 손님이 어이 없어 했던적이 있네요.
제가 손님이였어도 정말 어이 없었을 것 같네요 ㅋㅋㅋ
그사이 친한분의 건설사에 들어가서 일하셨는데 여긴 부도 ㅠㅠ
그리고 시작하신게 법인택시였는데...
어머니가 나중에 말씀하시길 택시 하기로 맘 먹고 두분이서 같이 걸어오다가 펑펑 울었다는 얘길 하시는데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택시 기사가 욕도 많이 먹고 솔직히 운전 막하는 분들 정말 많은데 가족 입장에서 보면 힘들긴 참 힘듭니다.
사납금은 엄청 많고 (택시회사 진짜 나빠요) 월급은 정말 최저 임금보다도 낮고요.
게다가 개인택시 타려면 인사 사고도 안내야 하니 항상 긴장되겠죠.
한번은 제가 군대 있었는데 어머니랑 통화하는데 아버지 사고 나서 입원해 계신다고 하시더군요 ㅠㅠㅠㅠ
통화 하면서 펑펑 울었네요. 큰 사고는 아니라 금방 퇴원 하셨지만요.
그 이후로도 음주운전자가 박아서 차도 폐차하는 일도 있었고요.
그렇게 힘들어도 개인택시 면허 하나 보고 일하셨는데...
10년전부터 개인택시가 너무 많다고 총량제를 하면서 개인택시 면허 발급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아버지보다 1년 앞서 시작하신 분은 진작에 받았는데 ㅎㅎㅎ
지금도 얘기하는게 차라리 진작에 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몇년전 해당 지역 개인택시 면허가 1.5억 정도 하더군요.
73세에 더이상 개인택시 면허만 기다리고 있기 힘들어서 퇴직을 결심하셨나 봅니다.
정확히는 사납금 제도에서 월급제로 바뀌면서 더 힘들어졌다고... (택시회사 진짜 나빠요2)
그나마 다행인건 개인택시 안사고 어머니가 그돈으로 시작하신 사업이 조금은 잘되서 다행이지만요.
새벽같이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시길 20년.
어떨땐 일만 하는 아버지께 아버진 인생의 재미가 뭐야? 라고 묻던적이 있네요.
별말씀 안하셨지만 아버지도 젊으셨을땐 꿈도 있으셨을거고 하고 싶었던게 많으셨겠죠?
이따가 애기랑 같이 영상통화 하면서 고생 하셨다며 전화 한통 할까 합니다. 괜히 눈물이 ㅠㅠ
코로나만 아니였음 여행이라도 보내드렸을텐데 여행은 잠깐 연기해야겠네요.
아버지 건강하세요~~~~
입니다
/Vollago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버티며 살아오신 분들....
그분들 덕분에 저희가 조금이나마 인생을 즐기는 것 같아 항상 감사드립니다.
아들만 이해할수 이는걸까요?
그 덕에 저희 가족들이 다 생 고생 하고...
근데 글 읽으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적어도 본인은 나름
행복 하셨겠네요
가족 위해 고생만 하셨으면 그건 또 그거대로 맘이
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신 평생 고생 하신 어머니한테 잘해 드려야겠어요 ㅎ
내용이 남일같지도 않고요..
이제 건강하고 편하게 쉬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