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영화관에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리디북스, 알리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이패드로 전자책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나쁘지 않네요.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리뷰나 추천을 하기에 부끄럽지만 정보 공유 차원으로 봐주세요.
아울러 좋은 소설도 추천 부탁드립니다! 묵직한 소설 좋아합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초간단 요약
1. 습지에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가 혼자 살고 있다. 아빠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엄마가 집을 나가고, 언니, 오빠, 아빠도 사라져 혼자 남는다.
2. 습지는 진짜 자연이고 야생이다. 그런 곳에서 아이는 홀로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어린아이는 스스로를 먹여 살리며 생존한다. 야생에서 혼자 자란 아이는 생명 그 자체다.
3. 이런 아이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그 사랑 덕분에 글을 배우고 사람을 받아들이며 습지의 동식물들을 그리는 재미에 빠진다.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은 아이의 그림 솜씨는 대단히 훌륭해서 책으로도 출판된다.
4. 그런데 어느 날,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되어 감옥에 갇히고, 많은 이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난다.
■ 제목만 보고 읽지 않고 있다가 “얼마나 재밌기에 극찬인지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굉장히 재밌습니다. 맛있는 걸 정말 맛있다! 말고는 다른 표현이 없는 것 처럼요. 가독성 좋습니다.
미리보기
1969년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는 빛의 공간이다.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흐른다. 꾸불꾸불한 실개천이 느릿하게 배회하며 둥근 태영을 바다로 나르고, 수천 마리 흰기러기들이 우짖으면 다리가 긴 새들이 -애초에 비행이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는 듯- 뜻밖의 기품을 자랑하며 일제히 날아오른다.
습지 속 여기저기서 진짜 늪이 끈적끈적한 숲으로 위장하고 낮게 포복한 수렁으로 꾸불꾸불 기어든다. 늪이 진흙 목구멍으로 빛을 다 삼켜 버려 물은 잔잔하고 시커멓다. 늪의 소굴에서는 야행성 지렁이도 대낮게 나와 돌아다닌다. 소리가 없진 않으나 습지보다는 늪이 더 정적이다. 부패는 세포 단위의 작업이다. 삶이 부패하고 악취를 풍기며 썩은 분토로 변한다. 죽음이 쓰라리게 뒹구는 자리에 또 삶의 씨앗이 싹튼다.
1969년 10월 30일 아침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체가 늪에 누워 있었다. 자칫하면 소리 없는 늪이 삼켜버려 영원히 발견되지 않았으리라. 죽음을 속속들이 아는 늪으로서는 비극도 죄도 아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날 아침 마을 소년 둘이 자전거를 타고 낡은 망루를 찾았고 세 번째 스위치 백 선로에서 체이스의 청재킷을 발견했다.
미,비포,유
초간단 요약
1. 남자는잘 나가던 M&A 전문가였으나,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환자가 된다.
2. 자살을 시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깨어난 그는 부모님에게 말한다. 6개월 뒤에는 확실한 방법을 써서 죽겠다고.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에서 삶을 끝내겠다는 남자를 부모님은 설득하지 못한다. 대신, 6개월 동안이라도 자살하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해 간병인을 구하기로 한다.
3. 특기도 꿈도 없는 여자는 6년 동안 일했던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남자의 간병인으로 취직한다. 보수도 좋고, 집 근처에서 가까워 좋은 일이었다. 다만, 한 가지 힘든 건 여자를 괴롭히는 건 남자의 독설과 까다로운 취향이었다.
4. 참다못한 여자는 남자를 향해 말을 쏟아낸다. 남자에게 거침없이 공격적인 말을 했던 사람은 여자가 처음이었다. 이 순간부터 남자는 여성에게 관심이 생긴다.
5. 여자는 그가 안락사를 결심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남자의 자살 계획을 안 뒤로 여자는 간병인 노릇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렇게 죽으려 하는 자와 살리려 하는 자 사이의 긴장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 심리전, 밀당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재밌습니다. 영화는 신파 요소가 들어가면 절대 보지 않지만, 이상하게 소설은 애절하고 슬픈 소설이 좋더라구요. 와이프가 읽고 울어서 읽었습니다. 남자가 읽어도 너무 좋더군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만 못 봤네요. 후속 편 ‘애프터 유’도 있습니다.
미리보기
2007
샤워를 마치고 나와 보니 잠에서 깬 그녀가 등에 베개를 받치고 앉아 있었다. 침대 옆에 있던 여행 안내서를 대충대충 넘기는 그녀, 자신의 티셔츠를 걸친 그녀의 흐트러진 긴 머리칼을 보며 반사적으로 간밤의 일들을 떠올렸다. 그는 자리에 가만히 서서 뇌리를 스치는 플래시뱍을 음미하며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털었다.
여행 안내서를 보다 눈길을 든 그녀가 입술을 쀼루퉁하게 모은다. 입술을 비죽거리기에는 살짝 나이가 많지 싶어도 갓 시작한 연애니 한창 귀여울 뿐이다.
"우리 정말로 산을 기어오르거나 협곡에 매달리는 그런 걸 해야 하는 거야? 우리 둘이 처음 제대로 된 휴가를 같이 보내는 건데, 이건 말 그대로 어디서 몸을 던지거나......" 그녀는 짐짓 몸을 부르르 떠는 시늉을 했다. "플리스로 된 '기능성' 옷을 입어야 되는 것들뿐이잖아."
그러더니 안내서를 침대에 던지고 밀크캐러멜 빛깔의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는다. 허스키한 목소리는 두 사람이 잠을 설친 시간의 증거다.
모스크바의 신사
초간단 요약
1. 1922년 러시아 모스크바. 혁명이 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사회주의가 남았고, 끊이지 않는 전쟁과 기근으로 피폐해진 모스크바를 배경으로 한 젊은 백작이 등장한다.
2. 귀족이라는 귀족은 다 총살되던 그 시절, 남자는 정치적 시 한 편을 쓴 덕분에 운 좋게 살아남는다. 하지만 남은 생을 모스크바 호텔에서 보내는 ‘종신 연금형’에 처해진다.
3. 남자는 오히려 신사로서의 품격 있는 모습을 잃지 않으며 호텔 생활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한다.
4. 어린 시절의 예절 교육 덕분에 평생 호텔을 나갈 수 없는 처지에도 자신의 환경을 지배한다.
5. 호텔 안에서 꼬마 친구를 사귀기도, 왕년의 유명 여배우의 비밀스러운 연인이 되기도 하고, 공산당 간부의 교사로서 일하기도 하면서 성공적으로 호텔의 삶 속에 적응한다.
■ 잔잔하게 잘 읽히고 초반에 지루함이 약간 있지만 9살짜리 꼬마가 등장하면서부터 재밌어집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좋아하신다면 천천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책 기준으로 700페이지가 넘으니 요즘 같은 시기에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오바마가 추천한 책으로 알려져서 더 안 읽었는데(ㅋ) 재미있습니다.
미리보기
1922년 6월 21일 오후 6시 30분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에스코트를 받으며 크렘린 궁전 문을 나와 '붉은광장'에 들어 섰을 때 날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시원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어깨를 활짝 편 백작은 수영을 하다 물 밖으로 막 나온 사람처럼 공기를 들이마셨다. 하늘이 무척 파랬다. 성 바실리 대성당 둥근 지붕에 칠해진 색들이 그 하늘빛을 돋보이게 했다. 마치 신성에 갈채를 보내는 것이 종교의 유일한 목적인 양 분홍색, 녹색, 금색 등이 일렁이듯 빛났다. 국영백화점 창문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볼셰비키 여자들도 봄의 마지막 날들을 기념하는 옷을 입은 듯했다.
읽어볼 작품들
앵무새죽이기, 테드창 소설들
촤하하
숨, 당신 인생의 이야기(영화 컨텍트 원작) 읽어볼 예정입니다ㅎㅎ
작가가 아무래도 습지 생태 전문가이니 해당 관련 내용은 전문성이 있고 서술방식도 마음에 들었는데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빈약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정말 좋더군요.
그리고, 테드창의 소설집 두권은 정말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