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저는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이 봉감독님께 돌아간 것에서 미국영화계의 상당한 고민의 흔적을 봅니다.
아메리칸 뷰티 라거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링컨, 문라이트같은 영화가 계속 만들어졌으면 사실 아카데미는 아무 고민 안하고, 기생충 말고 그런 영화에 작품상 줬을거예요.
근데 스콜세지 옹 말씀마따나, 언제부터인지 이름있고 재능있는 영화인들이 죄 스판 쫄쫄이 입고 마벨영화나 찍는데 몰려가면서, 점점 작품성 있는 영화들이 줄고, 그 깊이도 얕아지기 시작하더니 올해같은 경우는 사실 다른해에 비해 경쟁작들의 깊이가 유독 얕습니다.
국내영화시장 크다고 미국안에 안주하면서, 그안에서 잘팔리는 상업영화만 집중하다보니, 아무리 상업영화 중심인 아카데미 판이라고는 하지만 이대로는 깊이가 너무 없는게 아닌가... 이런 고민을 미국 영화인들도 했을것이고... 그런의미에서 자국 영화계에 경종을 울리려고 동양 생소한 나라의 주제의식 무거운 영화를 파격적으로 작품상에 선정한것이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수상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물론 주류가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서 준 것 같진 않습니다
2007년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작품상받을때, 경쟁작이 어톤먼트, 주노, 마이클 클레이튼, 데어 윌 비 블러드 였습니다.
올해 후보작인 아이리쉬맨, 조커, 1917, 원스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포드 vs 페라리 랑 비교하면... 좀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올해 영화도 좋은 영화들이지만 아쉽다는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있습니다.
주제넘은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객관적이라는 시각이 꼭 자신을 낮춰야만 한다는 전제를 베이스로 하지는 않습니다
기생충이 나쁜 영화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생충은 충분히 상을 받을만큼 잘만들었죠.
그러나 언제 저들이 잘만들었다고 외국영화 작품상준적이 있습니까?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 받은건 전무후무 합니다.
이런 파격적인 결정이 과연 이 영화가 좋기 때문만으로 볼수는 없다고 봐요.
작년 칸느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떤 가족"은 작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그린북"만큼 잘 만들었죠. 상은 그린북이 받았습니다. 왜냐? 미국영화니까요.
2006년 베를린 황금곰상 수상작인 "그르바비차"가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디파티드" 보다 작품성이 못합니까? 그러나 상은 디파티드가 받았죠. 왜냐? 미국영화니까요.
원래 비영어권 영화는 아카데미가 거들떠 본적도 없습니다. 근데 이번엔 작품상을 받았죠.
단순한 완성도의 문제로 볼수가 없어요 이건.
저는 영화적 완성도나 그냥 작품성 말고는 다른 길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8,000명에서 기생충에 투표한 사람들이
더 마음에 있는 작품을 제치고 기생충을 뽑을만큼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미국 영화계가 정신 차려야해라면서
집단 체면이라도 걸려서 단체로 투표하지 않았다면요.
작년도 그랬죠.
오죽하면 아이리시맨 같은 제작 단계에서 이미 명작 가능성 99% 영화가 제작비를 못구해 넷플릭스로 만들어졌겠습니까
결과론적인 평이야 늘 나오는 거지만
시상식전까지만 해도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이 힘들거란 견해가 나왔던 이유는
로컬 영화제 + 유난히도 막강한 경쟁작 때문이었습니다.
한번 작년 후보작들과 비교해보세요. 올해가 얼마나 빡셌는지.
이런건 기생충에게도 좋은 분석이 아닙니다.
아이리쉬맨, 1917는 잘 만들었지만, 조커는 남우주연상 감이지 작품상 감으로는 약한 감이 있고, 나머지도 그냥 오락영화죠...
작년도 뎁스가 얕았죠. 작년에 나왔어도 받았을것 같아요.
여튼 예전의 작품상 후보군에 비해 약한 흐름이 최근 생겼고, 그런 틀을 깨기 위한 위기의식 같은게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로 읽었습니다
개떡같이 쓴글 찰떡같이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커가 지나치게 잘만든게 탈이라는 평처럼 기술적 과잉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아이리쉬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완성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절대 올해 상황은 좋은 대진 상황은 아니었죠.
감독 네임 밸류와 영화 평 모두 좋은 영화가 널린 상태라.. 정말 대단한 결과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죠.
올해는 경쟁작 수준이 높았어요 ㄷㄷ
외면하면 로컬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겠다 싶었겠죠.
거스르기엔 너무 큰 파도였습니다.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요 이유탓은 아닙니다.
(베를린-독일, 칸-프랑스, 베니스-이탈리아. 3대 영화제=EU영화제 입니다.)
언제나 트렌드에 걸맞는, 돈을 쓸어담는 상업영화 장르는 존재해왔고,
다크나이트와 아이언맨을 기점으로 그게 히어로 무비로 바뀐 것 뿐이라 생각해요.
항상 그렇듯 상업 영화 찍는 이름있고 재능있는 감독과 배우들 중 일부는 인디 씬에서 먹어주던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이 상업 영화, 히어로 영화로 메인스트림 입성했다고 작품성 욕심 안 내는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그렇게 이름 알려서 그 감독 작품, 그 배우 연기 보려고 저예산 영화 보러 극장 가죠.
그냥 하나의 현상, 유행인 거고.. 영화가 그만큼 재미있고, 시기 적절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쫄쫄이의 몰락도 보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봅니다.
틸다스윈턴은 설국열차 나오기 몇년전에 이미 아카데미를 받은 배우입니다..- _-;;
크리스 에반스도 설국열차보단 캡아가 먼저구요..
먼저 봉의 손길이 지나간 건 아니죠..
김진애 선생님이 기생충이 작품상도 받고 삼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이유는 몇가지 말씀하시던데..
그중 하나가 경쟁작인 1917이 이미 영국에서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는 것인데 공감이 갔었네요.
더 이상 백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는것을 보여준거고...
전 세계 언어장벽이 점점 엷어져가는것을 보여준거죠.
그런면에서 기생충 영화자체의 탁월함도 있지만 또한 자막번역하신분이나 통역하신 분의 탁월함도 한몫 했다고 생각해요.
스피드, 터미네이터, 람보, 다이하드, 언더시즈 이런게 무슨 아카데미 감입니까?
하지만 매년 그런 영화가 널렸는데 요즘엔 무척 드물죠.
연기력 안되는 액션배우들은 뭐 먹고 사나 모르겠네요..
????
저역시 이번 봉감독님의 수상에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저 봉감독님 팬이예요.
다만 이자식들이 안하던 짓을 하는게 희안하다는 얘기입니다.
자본주의의 폐혜, 현대식 계급사회 등 웬만한 국가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사회 문제와 부조리를 가장 ‘영화적’인 방법으로 풀었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예술성이 높은 난해한 영화가 아니라 잘 만든 상업 영화만큼이나 재미를 담보하기도 하고요.
말이 쉽지 저 정도의 균형감을 지닌 채로 생각할 거리와 사회적 담론을 직구로 던진 영화들은 지난 10년을 돌아봐도 무척 드문 편에 속하니까요.
올해 작품상 노미네이트 작들의 수준은 평균 이상이었고 그래서 기생충이 기회를 잡긴 쉽지 않다고 예견했는데...
지금이 대략 10년마다 한 번 돌아올까말까한다는 아카데미가 변한 척 하고 싶어하는 그때 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제대로된 결정이었죠. ㅎㅎ
2007년을 예로 드셨는데
그 외의 년도의 수상작도 한번 확인해보세요 오히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서 경쟁작들이 워낙 쟁쟁해서 기생충이 명함내밀기 힘든 해였습니다. 먼저 잘못된 결론을 내고 나서 거기에 끼어맞추려고 하시니까 자꾸 엉뚱하게 ‘ 비영어권을 아카데미가 준적이 없다’ 라는 원래 자신의 논지에 반대되는 근거를 얘길 하시게 되는거죠.
할리우드가 할리우드를 깨부수는 느낌도 있고. . .
그런 하나의 대의로 모여서 투표를 한다구요? ㅎㅎㅎ
그냥 갖다 붙이는 의미부여일뿐이죠.
오히려 얼마전 영국아카데미에서도 있었던 백인남성잔치라는 논란처럼, 아카데미도 그런 압박을 계속해서 받아오던 시점이었고, 실제 투표권자들의 폭을 다양화시키려는 노력을해서 득표에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외국어영화상이 국제영화상으로 탈바꿈하는듯.....아카데미가 봉감독이 말했듯 변화를 시도하는 분위기를 회원들이 느끼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게 유리했다고 말하는게 더 사실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