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봉준호는 작가주의 감독
보통 일반적인 '싱어'보다는, 곡을 직접 쓰고 노래하는 '싱어 송 라이터'를 높게 치듯이, 자신이 직접 집필한 각본으로 영화를 찍는 이른바 '작가주의 감독'을 상대적으로 높게치는건 만국 공통입니다.
그런데 이 '작가주의 감독'이 그렇게 흔한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이안'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선 '이안'을 고평가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그를 폄하하는건 절대 아니지만 해외평가에선 한계가 명확한 감독입니다.
이안의 경우 자신이 쓴 오리지널 스토리가 거의 없죠. 타인이 쓴 시나리오를 받아서 작업하거나 혹은 약간의 각색만을 거쳐 찍습니다.
그를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칭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가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따냈지만 감독상에만 머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봉준호는 필모의 대부분이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설국열차'의 예를 드실분이 계실것 같은데, 사실 원작에서 모티브와 일부 설정만 따온거고 재창작에 가까운 각본이었습니다...
오늘도 엠팍등지에선 이안과 봉준호를 비교하며 "그래도 아시아 최강 감독은 이안"이라는 의견들이 많던데, 해외 영화인이 이말 들으면 헛웃음 지을 사람들 많을 겁니다.
작년을 기점으로 이안과 봉준호를 동일선상에서 평가하는 해외 영화인들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암튼 이번 기생충의 쾌거에도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이 상당히 큰 영향을 끼쳤다는건 현지에서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만큼 작가주의 감독으로서의 봉준호의 명성이 상당합니다.
2. 봉준호는 장르영화 감독
영화는 흔히 '아트하우스 영화'와 '장르 영화'로 구분지어지곤 합니다.
아트하우스 영화는 주로 소규모 아트하우스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을 일컫는 말로 좀 더 예술지향적입니다.
영화적 깊이는 뛰어나지만 내러티브가 불친절 합니다. 시간순서도 제멋대로 뒤섞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난해합니다.
그래서 대중적이지 못하지만 비평가들은 찬사를 보냅니다. 주로 깐느나 베니스가 사랑하는 영화들이 그러합니다.
반면에 장르영화는 아트하우스 영화에 대비되는 말로 좀 더 대중지향적이고 관객들이 따라가기 쉬운 내러티브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가 얕은 경우가 많죠.. 그래서 비평가들이 별로 마땅치 않아 합니다
봉준호가 작년 깐느에 출품하기에 앞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혹시 당신의 필모에 비해 지금까지 깐느의 관심이 적었던건, 당신 영화들이 장르영화적이라서 그런게 아닌가?" 라구요..
이에 대해 봉이 답합니다.
"나는 장르영화 감독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고 그게 내 정체성이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기 위해 내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을 결코 없다"라구요
장르영화적 재미와 동시에 깊이까지 갖추는 경우는흔치 않습니다.
둘의 균형을 갖춘 대표적 감독으로 크리스토퍼 놀란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대자본의 영화를 찍다보니 좀 더 대중성에 기운게 사실이죠.
반면에 봉은 좀 더 깊이를 추구합니다. 그건 봉이 자본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가능합니다.
봉준호가 "앞으로도 기생충 규모의 영화만 찍을 계획이다"라고 밝힌것도 이 때문..
암튼 이렇게 장르영화적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아트하우스 무비 수준의 깊이까지 갖추고 있으니 해외 영화인들은 그를 경이적인 눈으로 쳐다보게 되는거죠..
위 두가지가 봉준호를 평가하는 해외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써놓고 보니 박찬욱, 이창동, 나홍진등 다른 한국감독들도 별반 다르지 않네요.
요근래 한국영화들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한 답이 될 듯도 합니다
제목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놀란 감독은 적어도 아카데미에서는 스필버그 감독의 길을 따라가게 될 듯 하네요.
자기가 직접 각본을 쓰느냐의 차이죠... 원작이 있더라도 조금 고치면 각색, 재창작 수준이면 각본이 되는 거구요
아예 없던 스토리를 새로 만들면 더 높게 평가
작가주의의 정의를 잘 못 이해하고 계시네요.
작가주의는 관객주의와 개비되는 개념입니다.
사실 기생충 재미가 좀 없었어요...
뭐 영화의 미장쎈이나 디테일 배우들의 연기 이런게 다 최상급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토리가 진부했어요 저에겐...
+ 자신이 직접 쓴 오리지널 스토리
훨씬 어려운 미션인데, 그걸 해냄
그리고 결국 아카데미까지 석권하는군요. 이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이네요. ㅎㄷㄷㄷㄷㄷㄷㄷ
자본의 압박이 싫은가 봅니다... 주관 명확하더군요
"내가 쓴 각본으로만 영화 찍겠다" "간섭이 많은 대자본 영화 안찍겠다"
못 박으셨습니다
덕분에 지식을 얻었습니다^^*
멍할 정도로 속을 후벼놓는건 사실 나감독이 전문이죠
봉감독은 나름 블랙코미디가 살아있어서 좋구요
사실 어느 감독이나 이렇게 균형 잡힌 영화를 만들기를 원하겠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객관적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봉감독 역시도 그런 내용의 인터뷰를 했었죠. 그렇기 떄문에 결국 거장은 타고난 것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누구한테는 이안이 더 좋을 수도 있고, 누구한테는 봉준호 감독이 더 좋을 수도 있죠.
아 저는 두분다 좋아하지만, 봉감독님 더 좋아라합니다. ㅎㅎ
기생충이 대박났지만 그거 하나로 이안도 재쳤다 이런 평을 하기엔 무리가 있죠
가수로 치면 싱송라가 인정받는 부분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근데 이안감독 폼떨어지는거보면 봉감독이 앞지를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어떤 고객도 놓치지 않는 치밀함... 진정한 이야기꾼이라면 모두를 사로잡아야죠.
그냥 유니크 합니다
봉감독은 영화 관계자 모두를 존중하고 최고라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였습니다.
작품상 소감에 마틴 옹과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도 평소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존중의 마음이 많은 사람들과 협업이 중요한 영화에 어쩌면 큰 힘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좋은 영화들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봉보로봉봉봉....
아트하우스 필름과 장르영화는 대비되는 개념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