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용민 TV에 나온 정봉주 방송을 들었습니다. 들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느꼈는데, 하루 지나 생각해보니 제 결론이 나옵니다. 정봉주는 이번 선거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는, 소모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깔아두어야 할 것이 있겠습니다. 저는 정봉주 의원을 싫어하지 않고, 어떤 면모는 한국 정치에 필요하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어떤 점은 정치인으로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봉주TV를 최강욱 변호사와 같이 진행할 때는 논현동 벙커를 찾아 몇차례 방청하기도 했고, 뒷풀이를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오프 모임에서 따로 이야기 나눈 적도 있습니다. 정봉주보다는 최강욱의 팬이지만, 나름의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할 수 있겠지요.
어제 나와 말한 이야기는 부정적인 면을 도드라지게 했습니다. 미투건에 대한 쟁점을 봅시다. 왜 호텔 커피숍에 가지 않았다고 했느냐. 여기에 대한 답은 여러차례 발언한 것과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완전하지 않다. 자신의 결혼식에 대한 기억은 대개 백지이지 않는가. 수감 직전의 혼란한 상황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본인은 적절한 답이라 생각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습니다. 수감 직전 20대 여성과의 독대에 대한 기억을 요구하는 것은, 결혼식의 디테일에 대해 말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결혼을 했는가 말았는가 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결혼 기념일은 잊어도 유부남인 것을 잊지는 않잖습니까. 정치인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일을 합니다. 누구를 만나고 안 만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직업입니다. 결혼식의 기억처럼 까맣게 잊어버렸다 주장하면, 지지층은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지요. 대중을 설득할 순 없습니다.
또 하나 걸리는 것은, 금태섭과의 악연을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금태섭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개인통화를 까발려 김어준과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이야기를 왜 굳이 했는지 의문입니다. “김어준 혼낸 거 잘했어.”, “잘못을 했으면 혼이 나야지.”같은 이야기를 왜 금태섭에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대한 언급은, 잘 해봐야 진흙탕 감정 싸움이 될 이야기 아닙니까. 다스뵈이다에 나와 김어준과 이야기하면 또 모를까, 김어준이 빠진 자리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면 대중이 좋게 받아들이기 힘들지요. 공격 받기 좋은 흔들리는 어금니인데, 스스로 엿을 씹으려 하는 듯 보였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저는 정봉주가 BBK관련으로 부당한 처지에 처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적인 영역에서의 작은 실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근신 기간중,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며, 정봉주를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당장 4월 총선에 나가기에는 준비가 안 되어 보였습니다. 선수로 뛰면 맹폭격을 받을 것인데, 방어 논리는 너무 부실합니다. 이번 선거에 나오면 다음 기회는 영영 없을 것입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뒤집힘님같은 분들이 많다면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겠죠. 굳이 당내경선도 못하게 막을필요 있나요?
정봉주 응원하지만 직업정치인으로서 보다는 진보진영 스피커로서 더 어울리는 사람 같아요.
어떤 보상이 적절할까요. 몇몇 구설과 약점에 불구하고 특히 당내 경선을 통해 당원의 심판을 받을 기회는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만 여론이 너무 안 좋은 것들을 많이 해서.. 그래도 언젠가는 당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민주당에도 이런 전투적인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은 성인군자가 아닙니다.
무죄받은 근거나 과거 발언 실수 몇가지 가지고 잣대를 들이대면 할 사람 없습니다.
그사람 진정성과 과거의 대제적인 행동을 보고 판단하면 되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