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학원을 가는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자리도 많이 비어있었고, 구석자리가 좋아서 임산부배려석에 앉아서 갔다.
내릴역에 거의 도착했을때 쯤 **** **이 툭툭 치더니 대뜸 반말로 말을 걸었다.
"여자야?", "여자도 아닌데 여기 앉아 있네?", "아래 봐바, 한글 못 읽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되지 않냐, 여기는 배려석이지 지정석이 아니다, 배려심이 그렇게 넘치시는 분이 왜 초면에 반말이냐 등의 대응을 했었고, 주말 아침을 좋지 못하게 시작했던 경험이 있다.
그전부터 많이 생각을 해 보았지만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는게
왜 본인의 성행위에 따른 결과물을 가지고 타인이 피해를 봐야하거나, 배려를 요구당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비단 임산부 배려석 뿐만 아니다.
여행 내내 비행기에서 울려퍼지는 갓난아이 울음소리, 상영관 안에서 울려퍼지는 갓난아이 울음소리 등등이 전부 포함된다.
타인에게 배려를 강요하고, 배려를 안해준다며 타인을 욕하기 전에 자신이 한 성행위의 결과물을 세상 모두가 무조건적으로 축복해주고 배려해줄 것이란 말도안되는 생각을 가지고 쌩판 모르는 타인과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 끌고나온 것 부터가 자기만 생각하겠다는 극도의 이기주의적인 생각 아닌가?
이러한 생각을 피력하면 니 자식 생겨도 그럴거냐는 니가족충들이 항상 보이던데, 일단 나는 애를 낳을 생각이 없고, 만에 하나 생긴다고 하더라도 지울 생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당사항이 없다.
국민연금을 책임질 미래세대라는 그럴싸한 반박도 있었지만, 엄연히 따지면 국민연금도 내가 납부한 돈에 비해 수령할 금액은 턱없이 부족할게 뻔한데 처음부터 안내고 안받는게 나한테 이득인거고...
유산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친분이나 면식조차 없고, 내가 임신시킨 것도 아닌 쌩판 모르는 남의 애가 유산이 되든 말든 나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임신하고도 건강하게 생활체육 할거 다 하는 서구권 여성들과 특별하게 다른 신체구조로 인하여 잠깐 서있는 것 만으로도 유산을 걱정해야할 정도의 몸 상태라면 그런사람이 있을 곳은 병실 침상이나 자택의 침대 위이지, 지하철 역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막고 싶은 유산이라면 택시를 타든 누구보고 픽업을 요청하든 휠체어를 타든 침대에서 겨나오지 말든 본인이 알아서 해야하는거 아닌가?
출퇴근시간대에 택시가 안잡힌다고도 하던데 그 역시 내 알바가 아닌게 그렇다면 애초에 애를 갖지 않았으면 되는 문제인 것으로 귀결된다.
왜 쌩판 모르는 타인에게 맡겨놨단 마냥 무슨 권리로 감히 배려를 강요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노약자석이라는 시스템이 이미 갖춰진 대중교통에서 무슨 지랄유난을 떤다고 가뜩이나 자리 부족한 지하철 일반칸, 그것도 기대서 앉는 황금자리에 그런 정신나간 자리를 쳐만든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임산부 배려석이란게 결국 자차 끌고다니는, 대중교통은 이용하지도 않을 사람들이 그저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 정책적 선민의식에 취해서 세상에 없던 악을 새롭게 창조해내가며 만든 시스템이고, 그로인해서 피해를 떠안는건 혼잡한 출퇴근길 러시아워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가뜩이나 힘든데 자리가 비어있음에도 타인에게 악으로 비춰질까봐 눈치보며 앉지도 못하고 고되게 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미어터진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도 앉는사람이 무슨 죄짓는 것 마냥 찜찜함을 느끼게 배려를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자리가 없어서 다 서서가는 판에 임산부 배려석이랍시고 한가운데 텅 비어있는 좌석을 보게된다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 것은 그 때부터 시작이다.
임산부 배려석은 말 그대로 배려석이고 배려는 전적으로 배려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사람의 몫일 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타인이 감히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데, 배려라는 글자가 권리로 읽히고 배려석이라는 글자가 지정석으로 읽히는 ****들이 세상엔 꽤 많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SNUBamboo/posts/2929554353802844
중2병이 오래가네요
"여자도 아닌데 여기 앉아 있네?" 여기서 제일 빈정상한 것 같습니다.
저는 십몇년 전부터 서울대 존재? 또는 존속?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이네요. 옛날이야 사회와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고, 함께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뭐...다들 자기 잘나서 저기 있는 거고, 투입하는 세금 만큼의 피드백이 사회적으로 모자란다고 보거든요. 왜 굳이 저런 애들한테 세금 쓰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배려도 들어줄 필요도 없는 ...
저런 사람들은 자기가 평생 20대 젊음과 건강을 누릴거라 생각하나봅니다.
/Vollago
거꾸로죠.
배려를 강요하지 말아야한다는 문장 하나만 빼면 죄다 틀린 말입니다. 저런 걸 저체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해선 안되죠.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받기만 하고 누리기만 해서 공동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는 어린애 사고방식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