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헤드폰이나 소리의 초짜입니다. 다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하여 씁니다.
갑자기 좋은 음질의 헤드폰을 가지고 싶어졌습니다. 대략 한 15시간~20시간 정도 인터넷에서 조사를 한 것 같습니다.
더 조사를 하고 싶어도, 생각보다 글들이 많지 않더라구요. 대다수 글들이 업체 소개글이기도 하고..
유튜브가 특히 영어 영상들이 넘쳐나는데 한국어 영상은 한줌도 안 되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나름 지인한테 추천도 받고 해서 젠하이져 hd660s 를 결국 구입하게 되었구요
딱 이거야! 는 아니었는데, 제 성격상 최대한 덜 실패하는 제품이라 판단되었습니다.
(유튜브의 대림대 교수님이 엄청 극찬했는데 반대 의견도 인터넷에 꽤 됩니다. 전 판단이 어렵네요)
대학로 이어폰샵에서 한시간 반 정도 청음을 해봤습니다. 끼웠던 앰프는 딱봐도 2~3백 하는 제품.
일단 이게 좋다면 이걸 사야지.. 하는 제품은 베이어다이나믹의 dt1990 pro 였습니다.
베이어다이나믹 DT1990 PRO (7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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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660s 와 비교해서 확실한 상위급이라는 말,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금세 이건 아니구나 하고 내려놨습니다.
문제는 고역이 높다는 것. 제가 저음 둥둥을 싫어하는 성향인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고음 성향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 헤드폰은 고역이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중음 저음의 묵직한 느낌을 위해서 볼륨을 높이니 귀가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나하고 안맞는 거구나' 라는 것을 느꼈네요. 추가로 370g 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400g 넘는 오디지 제품들은 어떡하니 하는 생각이..
이 제품보다 고역이 더 강한 제품들도 인기있는 것이 많으니 이 제품의 문제는 아닙니다. 앰프 매칭 때문일지도..
hd660s 보다 넷상에 찬양을 많이 봤던 제품입니다.
베이어다이나믹 T1 2세대 (11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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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들으면서 이거네.. 이걸 사야 하네..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제품입니다.
하지만 궁금해서 들어본 거지, 어차피 살 수 없는 제품입니다 가격대로 봐도 그렇고,
제가 스피커용 인티앰프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붙은 헤드폰 단자로는 600옴 저항을 가지고 있는 T1을
돌리기에는 무리입니다. 50만원 넘는 걸 사는데도 아내의 허락을 겨우 받았는데, 앰프만 몇십만원짜리를 또 사야한다?
여러모로 제 생각보다 더 멀리 있는 가격이었고요..
hd660s 랑 십수 번 번갈아가며 청취했는데, (상대적으로) 소리가 고급스럽고 연주하는 소리들이 더 실제 연주처럼 들립니다.
고음이 강하지도 않고 소리가 더 풍부했고요. 해상도도 높았어요. 근데 이게.. 저는 제가 사려는 후보들만 들어봐서 그런거고
이걸 사실 분은 hd660s 같은 게 아니라 비교군이 전혀 다를겁니다. 가격이 두 배 차이가 나니까요.
hd660s 와 제일 큰 차이로 느껴졌던 거는 이걸 공간감이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겠는데, T1은 소리가 어떤 건 앞에 있고
어떤 건 뒤에 있는 게 확 느껴졌고, 오히려 살짝 가까웠으면 했는데.. hd660s 는 그딴 거 모르겠고 모든 소리가 귀옆에 찰싹
붙어있어서 이 점이 굉장한 차이였습니다.
젠하이져 HD660S (5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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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가 최종적으로 구입한.. 그러나 뭔가 입맛이 개운하지 않은, 약간의 현실타협을 거친 헤드폰입니다.
성능에 불만은 거의 없고, 저는 물건을 샀을 때 '잘 샀다' 를 느끼고 싶은 성격이 있는데 이건 뭔가 HD600이 더 낫다느니,
HD700드라이버를 재활용했다느니, HD600과 HD650의 어중간 버전이라느니.. 누군 돈아깝다느니 누군 단점이 없다느니
하는 온갖 호불호 후기를 읽고 나니 이건 뭐 ㅋㅋㅋ 모델 이름도 660이라니, 너무 어중간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산 지 하루밖에 안 된 저에게는 어떤 의미의 헤드폰이냐면
ㅇ 가격 - 10만원대는 집에도 있다 / 100만원대는 못삼 / 50만~60만이면 그래도 좋은 성능에 중급 가성비라 생각됩니다.
(근데 돈 더 써도 확실한 제품 사고싶긴 합니다.)
ㅇ 소리 - 일단은 젠하이져 브랜드에 신뢰가 있음. 레퍼런스라고 불리우지만 심심하다는 HD600 에서
약간 양념 친 정도의 소리라니까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정말 성격따라가는 결정ㅋㅋㅋ
ㅇ 편의성 - 이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150옴이라 지금 있는 어중간한 앰프로도 충분하고, 핸드폰 직결로도 구동 가능.
아내도 써야하니까요. 무게도 260g 로 무난하고 소리도 편하다고 하니 자주 쓸 것 같습니다.
더 좋은 밸런스는 없다는 생각에 사긴 했는데.. 집에 와서 들으니까 약간 놀랐습니다.
청음샵에서 듣던 거랑 많이 느낌이 다릅니다. 앰프가 구려서 더 나쁘다는 게 아니라, 훨씬 소리가 좋습니다.
원래 있던 wh-1000xm3 소니 노캔 헤드폰이 있어서 그걸로 음감중이었는데 물론 비교하지 않았을 때도 '베이스가 너무 풀어지고 세다'
싶긴 했습니다. hd660s 로 들으니 딱 어떤 느낌이냐면 '소리가 전부 단단하다' 였습니다. 정말 딱 저 느낌.
정갈해지고 말끔해지고 단단하게 된 느낌. 그래서 살 땐 좀 그랬는데, 사고 나니 다행히 실패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사족
음악은 저보다 많이 듣지만 제가 본 보통 여자들 처럼 비싼 헤드폰에 관심은 없는 아내가
왜 쓸데없는데 돈 쓰냐며 약간 못마땅하게 여기다가 막상 사오고 나서 들어보고는 '좋긴 좋네' 하면서
자기가 가져가서 씁니다..? (여기서 끝나면 젠하이져 바이럴 같은 글이네요)
청음하고 나서 느낀 거는 뭐냐면, 10만원대 제품보다 100만원대 제품이 절대 10배 좋은 게 아니구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3만원도 안하는 QCY T5에서도 여전히 똑같이 좋구나.. 사고나니 현자타임
그 0.3때문에 나중에 또 기웃거리죠....
좋아지는 정도가 99점에서 99.9점으로 올라가는정도라서 ㅋ
돈 10배 더주면 99.99점 되고 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