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을 대차게 까고있는 다음 글을 살펴봤습니다. (미리 밝히자면 저는 의학이나 약학과 관련 없는 사람입니다.)
아래 글은 강아지 구충제가 암치료하는 것은 미신이라는 근거로 최근 자주 인용되고 있는 글입니다.
(모대학교 의학과 본과 2학년이라고 밝히고 있음)
강아지 구충제로 암을 치료한다고?
원문: https://ppss.kr/archives/206342
이 글에서는 최근에 펜벤다졸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2018년 논문을 대차게 까고 있습니다.
본문을 스샷으로 인용
우선 이 논문을 검색해보니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논문 제목: Fenbendazole acts as a moderate microtubule destabilizing agent and causes cancer cell death by modulating multiple cellular pathways (번역: 펜벤다졸은 중간정도의 마이크로튜블(미세소관) 불안정화제로서 작용을 하며 여러가지 세포 경로를 변조하여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
원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18-30158-6
무려 네이처에 실린 논문입니다. (Scientific Reports) 네이쳐에 실릴 정도의 실적이면 실로 대단한 이슈고 영광이죠. 모 대학교 의과대 2년생이 비빌 수준이 아닙니다.
(본문에 써있는, "현재 SNS 등지에 돌아다니는 연구는 2018년에 인도에서 나온 논문이다." 라는 식의 말은 아마도 인도에서 나온 논문이니 이를 폄훼하고 싶었던 듯 합니다.)
※ 추가 시작: 네이쳐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네이쳐지라고 표현한 두줄 문장때문에 이 글이 까이고 있는데,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제가 글을 썼네요.
네이쳐지의 임팩트팩터는 2019년 현재 무려 43이나 되고 Scientific Reports는 이에 비하면 매우 낮습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2018년 인용된 기준 세계 11위 저널이며, 2년간 임팩트 팩터 4.011 / 5년간 임팩트 팩터: 4.525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https://www.nature.com/srep/about 참조)
2011년 첫 출판 이후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준SCI급 저널입니다.
https://www.bioxbio.com/journal/SCI-REP-UK 에 의하면 2012년의 임팩트 팩터는 2.9밖에 안되었으나 2014년 5.6까지 급성장했었습니다.
--- 추가 끝 ---
여기서 마이크로튜블(미세소관)이 무엇이며, 마이크로튜블 불안정화제가 무엇인지 잠깐 얘기해보면, 미세소관은 세포의 생성(세포분열), 세포구조, 세포 내 물질 전달 등등의 역할을 하며, 미세소관은 α-튜블린과 β-튜뷸린으로 알려진 두 개의 단백질이 서로 결합함으로서 만들어지고, 세포분열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암제의 표적 단백질로 많이 연구되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논문 제목을 다시한번 써보자면 "펜벤다졸은 중간정도의 마이크로튜블(미세소관) 불안정화제로서 작용을 하며 여러가지 세포 경로를 변조하여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즉, 펜벤다졸은 미세소관을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미세소관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하여, 세포분열을 방해하고, 세포벽등이 생성되는 것을 방해하여 암세포 사멸을 유도시킨다는 말입니다.
마이크로튜블은 알파/베타 튜블린으로 구성되는데, 튜블린 저해제에 관련된 다음의 글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Discovery_and_development_of_tubulin_inhibitors
- 알파-튜블린 + 베타-튜블린은 결합하여 다이머(α,β-헤테로-다이머)를 형성하고, 이것이 중합되어 미세소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 그런데 알벤다졸이나 탁솔 혹은 콜히친 등은 튜블린과 특정 부위에 결합해서 미세소관 중합을 방해합니다.
알벤다졸은 콜히친이 튜블린과 바인딩하는 사이트와 동일한 사이트에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펜벤다졸, 메벤다졸, 알벤다졸 등등의 벤지미다졸 계열은 모두 콜히친과 동일한 사이트에 바인딩하게 된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가정입니다.
콜히친과 메벤다졸, 펜벤다졸, 알벤다졸이 어떻게 비슷하길래 동일한 사이트에 바인딩하는 것일까요? 이에 관련된 글을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2017년 계산 화학 논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476927116303243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없어서 읽을 수 없었으나, 이미지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고, 콜히친과 알벤다졸의 구조식은 꽤 상이하지만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위가 튜블린 특정 사이트에 결합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알벤다졸의 경우는 황(S)의 위치에 원래 산소원자가 붙어있지 않으나, 체내에 흡수되면 산소원자가 붙으면서 sulfoxide화 되어 약리작용을 하게 됩니다. 펜벤다졸도 마찬가지. (메벤다졸의 경우에는 황(S) 위치에 이미 C=O결합이 존재함에 유의)
참고로 콜히친은 통풍치료에 사용되는 약이며, 식물에서 추출될 수 있고, 기원전 1500년 경 이집트에서부터 류머티즘과 염증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었고, 기원후 1세기에 처음으로 통풍 치료에 사용된 역사가 깊은 약입니다. (위키백과 참조)
이제 본론으로 다시 가서 이 논문을 대차게 깐 글 본문의 잘못된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
1. 본문 인용: "해당 약물의 기전을 보면 알 수 있든 암세포의 포도당 섭취를 막는 것인데 이는 구충제의 기전과 유사하다. 또한 일반 정상 세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1) "다른 항암제와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2) "이 구충제가 정상 세포에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말은… 항암제로써 유의한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1-1) "다른 항암제와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나야 한다." - 이는 아마도 탁솔 혹은 콜히친을 말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탁솔은 워낙 유명한 항암제입니다만, 그 부작용으로 악명이 더 높죠. 탁솔의 경우는 그 구조식이 매우 복잡합니다. 이는 간에서 해독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하고 독성이 많은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콜히친조차도 꽤 독성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으나 탁솔만큼 부작용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탁솔이 항암제로 사용할때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원인은 탁솔보다도 탁솔을 녹이는데 사용하는 Cremophor®EL 용매의 심한 독성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탁솔보다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 없는 키토탁솔이라는 약이 국내에서 개발된 것이 있습니다. 기존 탁솔이 물에 잘 녹지 않아서, 심한 독성을 가진 Cremophor 용매에 녹여 투여하게 되는데, 키토탁솔은 이 용매 독성에 의한 부작용을 없애고 물에 녹기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이를 본다면, 다른 항암제와 유사한 부작용을 나타내어야 항암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은 섯부른 일반화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1-2) 그러므로 "이 구충제가 정상세포에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것은 펜벤다졸이 기생충 혹은 암세포에 타게팅되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항암제로써 유의한 효과가 없다는.."결론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2. 본문인용: "해당 논문에서는 종양세포에 펜벤다졸을 투약했을 때 포도당 섭취를 억제했다는 연구 결과와 실험실 연구에서 고용량의 펜벤다졸이 ‘실험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했다는 연구 결과를 담지만 1) ‘쥐의 암세포’ 증식을 억제했다는 결론은 없다. 포도당이 결핍된다고 다 증식이 억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 만약 암세포에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의 고용량을 쥐에게 섭취시킬 경우 그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
2-1) "‘쥐의 암세포’ 증식을 억제했다는 결론은 없다" - 논문 어느 부분에 이런 내용이 나오는 걸까요? 논문의 결론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대충 요약하면, 종양 2~3mm의 종양이 있는 누드 생쥐에게 12일간 2일마다 쥐 한마리당 올리브유에 녹인 펜벤다졸 1mg을 먹이고 12일 후에 종양을 검토하니, 종양의 크기와 무게가 현저하게 감소하였다는 것입니다. 시험관 시험과 함께 병행하였고, 그래프 및 사진까지 찍어서 암세포 자살(apotosis)이 관찰된다는 내용까지 논문에 들어있는데 이런 결론은 대체 어디서 읽은 것일까요?
2-2) "고용량을 쥐에게 섭취시킬 경우 그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 이것은 논문 내용에도 없는 추정으로 보이는데, 논문에 기술되기를 쥐 한마리에 1mg의 펜벤다졸을 2일 간격이로 올리브 기름에 녹여서 12일간 먹였다고 나옵니다. (대조군은 올리비 기름만 먹임) 마리당 1mg의 펜벤다졸은 고용량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지는 인용 내용 3-1)에서도 암세포 사멸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논문 내용과는 다른 엉뚱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3. 본문인용: "1)즉 요약하자면 2018년의 논문도 그 전의 연구와 같이 실험실 환경에서는 효과를 냈지만 쥐 실험에서는 유의한 암세포 사멸을 일으키지 못했다."2) 또한 사람으로 실험한 연구는 지금껏 단 한 건도 없으며, 효과가 없을 거라 확신하기에 동물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조차도 시도되지 않았다. 위 케이스 환자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된다."
3-2) 이와 같은 결론을 내면서 이 논문에 대한 비판을 마치고 있습니다만, 이는 벤지미다졸 계열의 약물에 대한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 같으며, 다음과 같이 펜벤다졸의 전자구조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항암제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알벤다졸의 경우 1975년에 처음 발명되었고, 처음에는 동물 구충제로 먼저 쓰이다가 (1977), 5년뒤 1982년부터 사람에게 쓰이기 시작합니다. 메벤다졸은 이보다 앞서 1971년에 발명되었고 사람과 동물 가릴 것 없이 광범위한 구충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메벤다졸은 이미 유럽에서 그 항암효과가 어느정도 입증되어 2019년경 3상 임상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메벤다졸의 임상이 3상까지 성공하게 되면 이와 매우 구조적으로 유사한 펜벤다졸은 지금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낳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메벤다졸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가진 펜벤다졸은 메벤다졸에 있는 C=O 대신에 S(황)이 있는 구조로 알벤다졸과도 유사한 구조입니다. (다음 그림 참조)
알벤다졸의 경우, 황(S)위치에 O(산소)원자가 붙으면서 비로소 약리작용을 하게 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Albendazole 참고), 산소원자가 붙어 sulfoxide화 되면 메벤다졸과 유사한 구조가 되며, 튜블린의 특정 사이트에 결합이 되는 것을 이 글 본문에 설명하였습니다. 펜벤다졸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작용할 하는 것은 이와 동일한 메카니즘으로 보이는데, 펜벤다졸의 황(S) 위치에 산소가 붙으면서 알벤다졸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sulfoxide화 되어, 메벤다졸과 매우 유사한 구조식을 가지고 되며, 이것이 튜블린의 중합을 방해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메벤다졸과 sulfoxide화된 펜벤다졸은 전자구조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이며, 따라서 이에 관련된 체내 약리작용이나 부작용 역시 메벤다졸과 펜벤다졸은 매우 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요약
- 펜벤다졸이 구충제 효과를 내는 이유는 미소세관 생성을 억제하는 메벤다졸이나 알벤다졸의 메카니즘과 동일.
- 펜벤다졸이 인체에 실험된 바는 없으나, 이와 매우 유사한 메벤다졸은 이미 임상 3상단계에 있다.
- 현 시점에서 속단하기는 어렵겠지만, 펜벤다졸의 부작용은 메벤다졸이나 알벤다졸 이상의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렵고,
펜벤다졸은 메벤다졸과 같은 항암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에 의하면 메벤다졸 3상이 맞습니다.
좀더 정확한 출처를 찾아서 본문 보강하겠습니다.
억.. 그 이영돈 pd인가요? ㅎㅎㅎ
구글링 해보면 메벤다졸 임상 3상까지 간곳은 이집트입니다.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1459
대장암(Colorectal cancer) 보조치료제로서 메벤다졸 임상3상 시험(4기 암환자 대상. 2028년 종료 예정. 메벤다졸 단독이 아닌 보조치료제로 사용함에 유의. (Folfox + 아바스틴 + 메멘다졸 보조)
출처: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3925662
ㄷㄷ (기존 치료로 효과를 보는 분들은 굳이 밝혀지지도 않는 치료를 할 필요는 없겠죠)
간의 염증이 보고되었으며 간 질환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
왜 이런건 항상 같이 안 딸려오는건지
이런거 저런거 따지지 마시고 요즘 다들 구충제 잘 안드시잖아요~ 환경도 좋아졌고 식품위생도 좋아져서
구충제 잘 안드시잖아요? 그래도 우리고 먹는 야채 과일 생선회에 기생충이 없을까요???
구충제는 매우 안전한 약품으로 알고 있으니 일년에 두어번 온가족이 꼭 드시길 바랍니다. ^^
우리가 먹는 야채 과일 생선회에 기생충 없죠.
야생에서 자란 생물 아니라면요.
/Vollago
제가 scientific report를 네이쳐지로 착각했던 부분은 본문에 부연했습니다. 제 실수 맞고요.
2011년부터 출판된 것이고 저도 노땅축에 속하는지라 별도로 등록된 저널인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