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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6000분이 넘게 제 글을 보게 되시어 당혹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제 존엄을 지키기 위해 약간의 글을 조율했사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자한당 논평처럼 몇 문장 정도만 에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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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자신의 성적취향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정말 정직하게 '미래의 아내를 생각하면 흥분이 됩니다.' 라고 밝게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조용해지고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그럼 야동도 그런 걸 보나요?'
'그런건 보지 않는데요.'
(분위기 급 건전....)
저는 정말 유우머감각이 없었습니다.ㅜㅜ
겨우 다들 조심스레 말한다면서 '채찍질을 보면 짜릿해여.' '선탠한 남자의 노팬티를 상상해요'
이런식으로 깊게 말하는 분위기더군요.
그나마 다행인건 교수님이 제가 무안해 하는게 안타까웠는지...
여러분은 지금 대부분 거짓말을 하고 있어. 여러분은 변태가 아니야. 그게 아닐 건데(다 무덤덤)
성애 욕망과 페티쉬가 있는 사람들이라도 건전하게 자기를
표현해야해. 이른바 사람의 예절이라는 틀 안에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까 '미래의 아내' 정도를 말한 남학생 하나가 인간의 격에 맞네.
저 뒤에서 용기있게 사실을 이야기한 복학생에게 우리 모두 박수 한 번 쳐주자.
이러고 박수를 받았는데 저는 더욱 기분이 우울했었습니다.
저는 그저 솔직하게 신념을 밝혔을 뿐인데 재미없게 저를 일컫은 것도 우울했고 계단강의실의 남녀 전부를 마치 변태로 만든 것
같아 쑥쓰럽더군요.
저는 당시 1학년이었고 수업도 선배들이 시간표 짜준 대로 들어온 거였는데...
복학생이라고 부른 것도 우울했습니다.
거기에 진짜 변태같은 동기놈이 저를 짝사랑하는 동기 여학생에게 바짝 붙어 앉아 몹시 불쾌했죠.
남동기끼리 있을 때는 입에 담지도 못할 이야기만 해대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그녀의 옆에 딱 붙어서 앉아 어깨를 어깨로 툭툭 밀치면서
'어우 우리 애기는 오빠한테 배워야해, 넘 순진해.' 이러고 있는데...ㅜㅜ
수업이 끝난 후 저는 그녀에게 "아 이런 수업은 나에겐 너무 맞지 않는 거 같아. 우리 목도 마른데 쥬스라도 먹자."라고 말하자 무엇에 홀린 듯이 "어, 나 동전 많은데 내가 살게." 저를 따라나서더군요.
뭐... 결국엔 그녀의 심정을 끝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
둔감함으로 사귐까지는 잘 되지 못했지만... 대학교 때의
추억이 돋는 밤이로군요.
스타킹. 하이힐. 오피스룩.
세가지 조합이 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