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이 제 손으로 집을 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일전에 회사가 잘 나갈 때 받은 보너스로, 도로에 접한 싼 임야를 하나 매입했습니다. 작은 컨테이너 하나 갔다 놓고, 시간이 날 때 마다, 필지를 방문해서 집을 짓는 상상만 했는데, 올해 초에 드디어 질렀습니다.
골격은 콘크리트, 중목, 경목, 경철골 등 여러가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경량목구조로로 결정했습니다. 관련서적과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모아 기초부터 지붕까지 공부하는데만 대략 일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네요. 공부를 마치고, 목구조로 실현할 수 있는 설계도면을 제가 직접 그렸습니다. 건축사를 선정하고, 건축도면은 평당 25만원에 계약했습니다. 단순히 설계도면비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구조계산비, 전기설계도면 하청비용, 자재 수량계산서까지 해줍니다. 여기에 사용승인까지 모든 인허가 문제까지 대행해 주니 비싼 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드디어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사용승인 절차가 끝나고, 땅에 발을 디디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집이 아니고 땅이라는. 모든 건축물들은 시간이 지나면 소모됩니다. 목조주택은 관리를 잘하면 80년은 갑니다. 나무가 다시 자라는 주기를 50년으로 잡고, 집의 내구연한을 그만큼 늘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군요. 사람의 집이 숲을 망가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취득세 신고를 할 때, 건축표준가액은 평당 260만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 원가대로 산정하면 건축물 표준 가격이 일억정도 됩니다. 이 값이 저평가된 가액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건축자재값은 정말 얼마되지 않습니다. 건물단열재 포함 총 건물 골격에 들어가는 자재비가 2천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재가 골조 시공자를 직접 섭외해서 지불한 시공비는 3천만원 입니다. 즉 건물외장, 창호 등 선택사항을 제외하면 5천에서 6천 정도면 건물의 골격을 올릴 수 있고, 일억 정도면 비싼 자재만 선택하지 않으면 건물외장에서 내부 마감까지 다 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고급 창호, 내구성이 있는 외장재, 좋은 인테리어를 선택하면 조금씩 선택비용이 증가하는 것이죠.
그럼 과연 아파트 건축에는 이것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했을까요? 그렇지 않죠. 건축단가를 따지면, 건축업자 마진을 넣어도 평당 400을 넘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대지지분 토지가 있는데, 대략 5평 정도 주나요? 만약 30평 아파트를 15억에 매매하신다면, 여러분들은 그 아파트 토지를 평당 3억에 거래하시는 겁니다.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당 토지의 프리미엄이 평당 3억으로 치솟은 거죠.
우리가 거래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시간이 흘러 땅의 가치가 오를 수는 있지만 건축물의 가치 자체가 오를 수는 없습니다.
대지지분 5평 붙어있는 아파트를 매매 혹은 거주를 위한 소유의 대상으로 보기 어렸습니다. 대도시 중심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매매하는 대상으로 볼 사람들은 임대업자들 뿐입니다. 평생 10억에서 20억의 연봉 수입을 올리는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직장 생활을 위한 임시 숙소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우리 일반 직장인들이 강남에 15억 이상가는 아파트를 거주목적으로 소유하려 하는 건가요?
집을 짓고 땅을 밟아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거주라는 것은 땅을 딪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돈이 있는 사람들끼리 돌리면, 아파트 가격은 절대로 천장을 뚫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임대수익 외에 투기로 인한 수익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불로소득을 얹어 주는 사람들은 가진 자가 아니라, 은행 대출자들이었습니다.
거주에 대한 문화가 바뀌고, 우리가 거래하는 것의 실체가 내가 평생 일해 모은 돈과 교환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자각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등등을 다 따져보니 그런거 아닐까요
지으신 집이 궁금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집이란 땅을 밟고 서는 공간이 되면 무척이나 좋으리라 보구요.
분양가 비싼대는 땅값이 비싸서 건설사 마진은 보통 일정해요. 15억 짜리 분양 아파트(재건축이겠지만)는 전부 건설사 마진이 아닙니다.
그리고 위치가 좋고 공간이 적절하면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오르는게 보통입니다.
위치라는건 대체 불가능하고
정상적인 경제면 물가는 오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딱히 이상할게 없는데요...
물론 위치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제가 돈이 있다면 당연히 15억주고 강남으로 갈려고 할겁니다.
뭐 이젠 15억으로도 힘들겠지만 ㅡ _-;;;;
단,,,그걸 실행하시는분들이 많지가 않다는게 문제죠..
모든분들의 로망이겠지만,,,,치밀하게 꼼꼼히 실천에 옮기기가 힘들겠죠...
저도 나중에 작은 땅에 작은 집 짓고
사는게 꿈이라
짤막한 후기라도 남겨주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집은 팔리지 않는다
거의 이렇게 후회합니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까지 보수적인 사회분위기가
보편적이지 않은 선택은 존중받기 힘들지요,
그래도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세상을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서울, 수도권 같은 투기과열지구들은 1가구 2주택 이상에 더 강력한 법들이 제대로 생기면 잡힐것 같은데 그렇게 까지는 또 안하니 아이러니 한거죠.
타인과 대면해서 시간을 공유할 필요가 없는 직업(예를 들면 주식트레이더 등)이라면
한적한 곳에서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지하철 종점에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일 조건이면 아파트보다 최소 5배는 더필요하죠..
같은 지역기준으로 아파트와 단독 비교해시면 금방 답나옵니다.
사람들이 단독 좋은거 몰라서 안사고 안짓는거 아니죠.. 같은 조건을 단독으로 누리기엔 그만한 돈이 없습니다
인천 도심에 있지만, 아파트 바로 옆 단독주택들은 가격이 훨씬 싸요.
교통/학군/상권이 모두 같지만 집값은 두배이상 차이나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사람들 단독 좋은거 모릅니다. 그냥 안사고 안짓습니다 ㅎㅎ
집짓는데 땅값빼고 대략 3억~4억 사이
땅값을 1도 안쳐준 이유는 그 작은 부분이라도 공동주택이라 내 마음대로 권리행사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에서 입지를 빼면 콘크리트로 된 흉물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좀 공허한 얘기네요
"땅 빼기 입지"가 애초에ㅜ가능하지도 않으니
자신의 생각만으로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아파트 가격 따져보면 무서울정도로 촘촘히 그 값어치를 하도록 매겨져있어요.
하지만 이 글에 달리는 댓글만 봐도 그것을 자각하기는 어렵다는듯... 다른관심속에 겉돌고 있지요.
써주신 글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하구요...
그저 모두들 각자의 인생이 가치있고 행복하길 바랄뿐입니다.
저도 2층 주택에 살지만 아파트의 장점은 또 따로 있습니다.
땅값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도로 나있고 수도와 도시가스 다 들어오는 곳은 땅값만도 평당 수천 하지요. 40평 대지로 건물 지으려면 물론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100평 대지는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못사니까 강남 아파트가 차선책이구요.
현대주택가는 제일 싼게 60억이 넘고, 청담동 빌라들은 효성, 청담펜트, 더원 등 다 50억 시작입니다.
다 돈있으면 인프라 좋은 강남에 그런 단독주택 짓고 빌라 들어가 살죠. 거긴 그냥 그사세라서 언급이 안될 뿐입니다.
큰 병원이 가까이 있는 것이 1순위죠. 뭐 병오면 걍 가겠다(?) 마인드면 뭐 괜츈합니다만... 병치례하면서 죽을 날 받으면 그나마 도시에 있는 관리 편한 아파트가 더 훌륭합니다. 단독의 경우 주인이 조금만 신경 안써도 순간 허물어지죠.
그렇다고 아파트가 정답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솔직히 총알만 있다면 도시 한가운데 바닥한 100평 깔고 건평 50평쯤 단독 짓고 살고 싶습니다.
다 자기 요구와 기준에 맞게 살면 됩니다.
공부쉽게하는방법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