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끝나고 2차를 빠져나온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후드가 달린 롱패딩을 입은 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죠. 1차 고깃집 문 밖을 나서기도 전에 이미 뒤에서 누군가 제 후드를 꽉 잡고 있거든요;;; 제가 틈만 나면 도망치려하는 프로 도망러인 걸 잘 알기에...
오늘은 무사히 1차 마치고 나왔습니다.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몇마디 하니 다들 '에공...' 하면서 길을 비켜주네요.
"저기....집에 아픈 댕댕이가 있어요. 얼른 가서 시간 맞춰 약을 먹여야 해요. 심장약. 심. 장. 약. 이. 요. 심...장...약...(자체 echo 효과)"
사실, 조금 늦게 먹인다고해서 큰일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물론 심장병이 거의 마지막 위험한 단계일만큼 안 좋은 지경이지만, 약을 좀 늦게 먹인다고 심장이 멈출 정도면 어떻게 해 줘도 멈출 상황일테니까요.
그래도 정시간에 약물이 혈중에 머무는 게 사람이든 댕댕이든 좋겠죠.
암튼, 댕댕이들 덕분에 저는 2차를 면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지금 다들 광란의 2차를 즐기고 있을 겁니다. 사실 저는 소수정예파라, 여러명이 화려하게 노는 걸 정말 싫어해서 오늘의 탈출이 너무 행복합니다. ㅠ
술을 (잠정적으로) 끊으니 송년회고 나발이고 뭐든 괴롭네요. 회사 술친구들도 아쉬워하고 말이죠.
오늘은 왠지 입맛도 없어서 육회까지 남기고 왔습니다. 나이들며 맞는 연말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점점 뭔가 쓸쓸해지는 기분입니다.
방금 두 댕댕이에게 약을 먹이니 많이 쓴지 도끼눈을 하고 째리네요. 에효. 다들 저만 미워하는 것 같고. 전 커플도 아닌데...
로제아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빨간 옷걸이는 귀에 걸고 가셨어요?
육회를 남기시다니.. 컨디션이 많이 안 좋으신가봐요ㅜ
커플 아니면 못 읽는 글인가요?
텨텨 =3=3=3
꼭 저딴 것들만 골라서 제게 보내며 제 혈압 올려주는 착하디 착한 것들이 몇몇 있죠.
올 연말은 집에서 혼자 와인이나 따면서 내년 계획을 짜 보는걸로 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인생 독고다이 ㅠ
댕댕이들 어서 건강해지길
아직은 자격이 없지만 힘내힘내!!!
텨텨 =3=3=3
저도 작년까지만 해도 별 느낌 없었는데 올해 연말은 몸과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네요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습니까ㅎㅎㅎ
저는 읽을 수 있습니다 \(ㅇㅁㅇ)/
탈출하시고 오셨으니 멍뭉님들하고 놀아드리셔야...ㅠㅠㅠ
**
별도로 말씀드리자면 멍뭉이들은 안 쓴거여도 약이다 싶다하면 눈으로 뭐라뭐라합니다...ㅠㅠㅠ
(절묘하게 약 먹여보겠다고 바나나, 군고구마, 단호박...섞었는데 약인줄 알고 그 부분은 안 먹을때는...ㅠㅠㅠㅠ)
이미....집에...모시는 분들이...
냥님 2분....멍님...2분...이라...ㅠㅠㅠ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646099CLIEN
'이딴 걸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어?!'
이런 bgm이 크게 울립니다.
털은 포기하면 편합니다..
그래서 옷도 니트류는 구입안한지 오래이고, 색상도 검은색 구입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ㅠㅠ
(집에 털본앵이 흩날려서 맨날 닦고 다니네요...OTL)
와...진심이지 알아보고 약만 딱 골라 먹거나 뱉을때는 ㅠㅠㅠㅠㅠㅠ
정말로 사람인데 털짐승 탈 쓴거 같아요 ㅜㅠㅠㅠㅠㅠ
(가루약일때는 뿌린부분은 다 피하고 물약은 안먹겠다고 동네 떠나갈듯이 엄살부려서 동네 챙피해요..ㅠㅠㅠ)
댕댕이 건강 기원합니다.
저런 시는 대체... 뼈를 때리는 정도를 지나 산산히 분쇄하내요.
오늘 튈 일 많네. 텨텨 =3=3=3
진심 회사 간부들 얼굴만 봐도 토나올거 같은데
그리고 집에 키우는 호랭이 심장약 먹여야한다고 하세요. 심. 장. 약.
심....장.....약.......
동물은 뭐든 바꿔 끼워도 좋슴다.
키위새라던지 아로마딜로라던지 개미핥기라던지 대머리독수리라던지...
올해 연말에는 애 셋과 와이프님을 모시고 처가 모임까지 가야합니다..
나도 좀 쉬자 진짜..엉엉
암튼 수고하셨습니다 닭껍질 성애 동지님
ㅠ ㅠ/
닭껍질이여 영원하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