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의 글에서 양자얽힘을 이야기했는데요.
이번에는 두번째 추가할 사항이면서 또다른 양자세계의 이상한 현상인 터널링 효과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가운데에 벽이 있습니다. 이 장벽은 원래 입자가 통과하지 못하는 녀석입니다. 그런데, 이 벽을 향해서 입자 덩어리를 던지면, 보시는 바와 같이 유령처럼 통과해버리는 녀석들이 나옵니다. (보통은 포텐셜 장벽이라고 합니다. 입자로 만들어진 장벽일 수도 있고, 포텐셜 에너지와 같은 문턱 에너지 장벽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름이 터널링이라고 되어 있어서 무슨 굴을 뚫고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고스트현상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마치 유령처럼 장벽을 통과하거든요.
이 현상은 상당히 괴기해보이지만, 단순한 물질의 현상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에너지 최소 역치값 아래에서도 그 현상이 발현되는 이상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반도체에서 절연체를 가지고 두 전선을 막아두었는데, 전하가 절연체를 당당하게 통과해버리기도 하죠. (이것 때문에 반도체를 5nm이하로 만들면 오동작하게 됩니다)
이 터널링효과는 전자와 같은 작은 입자뿐만 아니라 원자에서도 발견됩니다. 또한, 우리가 아무것도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고 알고 있는 블랙홀조차도 터널링효과로 언젠가는 증발할 것이라고 예측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걸 잘 살펴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입자인 녀석이 저 장벽을 뚫지 못하는데, 갑자기 반대쪽에 짠! 하고 나타나거든요.
심지어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현상도 이러한 터널링효과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0인 에너지 상태에서 빅뱅이 일어나기 위한 문턱 에너지가 있는데, 갑자기 그걸 뚫고 우주가 태어났다? 라는 이야기죠.
그럼 왜 지금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죠? 그리고 시초의 원점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이런 질문이 들 것입니다.
당연히 들지만, 아직 인류는 이유를 모릅니다.
아니, 사실 여기까지 오다보니 한가지 의문점이 들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현상이 우주라는 존재 그 자체라면, 그 우주는 어디에 존재하는 거지?
이게 바로 우주 패러독스입니다. 이 우주를 벗어나면 무엇이 있고, 우주의 시작점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가?
이쯤되면 철학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 있겠는데요, 여기서는 최대한 비판적 자세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 나온 것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속도에는 최고 속도가 있다 (광속)
2. 모든 입자는 기본적으로 같은 녀석이고, 다만 그 진동수의 차이만 있다
3. 시간에는 최소 단위가 있다(플랑크 시간)
4. 길이에는 최소 단위가 있다(플랑크 길이)
5. 무게에는 최소 단위가 있다(플랑크 무게)
6. 밀도에는 최대 단위가 있다(블랙홀)
7.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이 느려진다
8. 입자가 많아지면, 시간이 느려진다
9. 관측되지 않을 때는 파동으로 존재한다
10.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입자로 변환된다
11. 양자 얽힘에 의해 파동붕괴 시점이나 상보성이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동기화된다
12. 양자 터널링 효과로 미시세계에서는 원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에너지의 장벽을 무시하고 전이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정리해보면, 몇가지 이상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A.모든 우주의 입자들이 사실은 analog가 아니라 digital하게 존재하고, 그 위치 정보도 digital일 수 있다
- 모든 길이의 최소치가 플랑크 길이라면, 우주의 좌표는 그 플랑크 길이로 grid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말이죠.
B. 시간 또한 양자화되어 있다면, 모든 action들은 digital한 처리로 환원이 가능할 것이다
- operation으로 정의하고 CPU가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C. 속도와 밀도에 최대치가 있는 것은 어떠한 처리에 있어서 한계를 두어야 계산이 가능하다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D.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과 입자가 많아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은, 어쩌면 어떠한 연산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E. 관측되지 않을 때 파동으로 존재하는 것은 마치 정보의 처리량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를 압축하거나 LOD처럼 처리하는 것일 수도 있다
D. 관측될 때 입자로 붕괴하는 것은 마치 정보 처리를 위해 데이터 압축을 해제하거나 LOD의 level을 올리는 것일 수도 있다
E. 양자얽힘은 데이터라는 형태로 이해하면, 파동 붕괴전에는 데이터로 존재하고 파동 붕괴 후 입자가 되는 순간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한번에 처리하는 것일 수도 있다
F. 양자터널링 효과는 float 등의 실수연산에서 프로그램이 정밀도 오류가 나는 것과 유사하다
=>
조금 여기서 비약을 해보자면,
파동상태일 때는 float로 처리하고, 입자일 때는 플랑크 단위를 기반으로한 int값, 즉 정수로 처리한다면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마치 한정된 processor가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취할 법한 구조가 있는 우주라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일입니다.
가능성의 영역이지만,
아주 발달한 고차원의 우주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면, 지금과 현상을 가진 우주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볼 수 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우주를 시뮬레이션하는 시뮬레이션되지 않은 우주를 기저 현실(base reality)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좌절스럽게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이렇게 정밀도가 높고 다양성이 많은 시뮬레이션이라면 이미 현실이라고 받아들여도 아무런 차이점이 없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가 언젠가 초지능을 만들어서 새로운 우주를 시뮬레이션한다면, 그건 또다른 빅뱅일지도 모르죠.
여기까지가 간단한 시뮬레이션 우주론의 도입부입니다.
다음 파트에서는 시뮬레이션 우주론의 비판과 또다른 가능성의 영역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께요.
이번 글은 상당히 짧았네요.
int에 몰빵했더니..
제가 어설프게 알고 있다보니 그냥 지적하고 싶은 부분을 가져올께요.
어 이거 인플레이션인데 왜 우주의 탄생이라고 한거지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고 가져왔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형에서는 빅뱅 과정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현상 역시 이러한 터널 효과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https://ko.wikipedia.org/wiki/%ED%84%B0%EB%84%90_%ED%9A%A8%EA%B3%BC
이 그림의 old inflation 부분을 보면 왜 터널링 효과로 추론하는지 이해되더군요.
어설픈 지식으로 자꾸 뭔가 이야기하게되서 조심스럽네요.
생각해보니 결국 같은 말 하는건데 제가 곡해한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입자가 많다'는 의미는 질량이 크다,는 의미와 같다고 보면 될까요?
일부는 저랑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그거 은하 AC라고 있습니다. 멀티벡이라고도 하죠
호달달~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M이론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우주론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다만, 쿼크-힉스 레벨 하위의 기본입자가 추가로 발견 되었을때 이 공식이 여전히 유효하느냐가 중요할것 같고,
수학적으로만 존재하는 이론이고 지금 기술로는 실험적 증거를 확인보하지 못하는 상태라는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설명하신 내용 중에, analog = 파동, digital = 입자 로 바라본다면,
우리의 우주는 digital 이 맞는것 같긴 한데 analog 의 세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게 (우리의 눈으로 보면 파동 붕괴로 입자가 되니.. ) 무섭기도 합니다.
기껏해야 시간의 차원을 시각화 한게 인터스텔라 정도이니 analog 의 세계는 인지하기 조차 어렵겠지요.
이런 흥미로운 글로 @데이스타777님 의 글을 보니 매우 좋습니다!
오랜만이에요, 반갑습니다!~ ㅋㅋ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세계의 끝까지 다가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비밀은 스카이넷이...
실망이예요...좀 더 분발해 주세요~^^
/Vollago
읽다보니 궁금증이 생기는데, 관측전에는 파동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관측하는 순간 상태가 결정되는데, 관측 전은 어떻게 상태를 파악하는 걸까요?
써주신 글로 유추하다보니 궁금하네요 ㅎㅎ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ㅎㅎ
8. 입자가 많아지면, 시간이 느려진다
→아 랙걸린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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