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팁이라기 보다는 간증이나 은사체험 같은거랑 비슷할 수도 있겠네요.. 지름신이 내리면 이런 은총도 때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쇼핑 시즌 모든 유부님들 평소에 눈독 들이시던 "그 물건"을 겟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지름신께서 강림하시면 만물이 모두 사고 싶은 물건으로 보이고 머릿속은 그 물건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101가지 핑계로 가득차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손가락은 계속 스마트폰을 누르며 검색질을 하고 발길은 매장을 계속 향하게 되죠. 절대 막을 수가 없어 보이지만 거기에 가장 강력한 제동을 걸어주시는 분은 모두가 동의하시다시피 마눌님이죠. 집안의 행정안전부 장관 겸 기획재정부장관으로써 저의 생사여탈권을 잡고 계신 마눌님의 허락을 득하지 않고 물건을 마음대로 지르는 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혹자는 용서가 허락보다 쉽다는 소리를 하지만 책임있는 어른이 할 소리는 아니죠. 게다가 목숨은 하나잖아요. 무조건 허락을 받아내고 사야 합니다. 아니면 안 걸리거나... 죽어도...
아시다시피 모든 마눌님들의 방어막은 매우 튼튼합니다. 감히 이제론 요새의 벽, 에바의 AT 필드 등과 비교할 수 있겠죠. 이러한 방어막을 뚫고 마눌님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여자들의 모성애를 흔드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다 큰 남편한테 어떻게 모성애를 느끼게 하냐고요? 기저귀 차고 나타날 수도 없고... 그건 말입니다. 아침 시간을 이용해야 합니다.
어지간한 아내는 남편보다 빨리 일어납니다. 그건 남자가 게으른 동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자가 부지런하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잠에서 깬 아내는 웬수덩어리 남편이 자는 모습을 잠깐이라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측은한 생각, 어제 싸운 생각, 요놈이 바람은 안 피우겠지 등등 뭐 요런 생각들을 한답니다. 이 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물론 이건 철저히 무의식 중에 해야 하는 일이라 지름신이 내려오지 않았으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을 말하자면 저는 2년전에 엘지 70인치 티브이가 직구로 200도 안되는 걸 보고 지름신을 영접했습니다. 티브이를 사자고 마눌님께 졸라댔지만 10년째 보던 42인치 엘지 티브이가 멀쩡하다는 이유로 계속 반려를 당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허락을 받았는데 그게 바로 아침 잠을 깰때 한 행동 덕분이었습니다. 새벽꿈에서 티브이를 사는데 성공한 저는 좋아서 벙싯 벙싯 웃다가 잠에서 깼습니다. "아 ㅅㅂ 꿈"을 외칠뻔 했지만 마눌님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죠. 저를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뭐가 좋아서 꿈을 꾸며 그렇게 웃냐고 친절하게 묻는 마눌님의 태도는 평소와 분명 달랐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서 꿈에서 티브이를 샀노라고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마눌님께서는 웃으시면서 "에그 사라.사. 그게 꿈에까지 나오면 사야지." 했습니다. 저는 이건 분명 꿈이라고 생각하며 아침밥을 먹는 밥상에서 바로 결제를 하고 회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마눌님께 배송일자를 말씀드리니 마눌님은 그걸 진짜 샀냐며 등짝을 한대 때렸을 뿐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진짜로요...육개월 할부로 산 그 티브이는 아직도 잘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방법은 물건을 살 때 뿐만이 아니라 뭔가 먹고 싶을 때도 매우 유용합니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나면서 무의식중에 "보리굴비!"라고 외쳤습니다. 다다음날 퇴근해서 보니 마눌님께서 택배로 온 보리굴비의 비늘을 벗기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이겁니다. 꿈에 나올정도로 간절히 원하면 통합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이 이렇게 좋으니 모두 빨리 시집 장가 가세요. 모두 안뇽~
물론 아내가 저에게 허락을 득할 때도....
결혼 하기전에 제발 세번 이상 고민하세요
.. 모두 결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