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영방송 KBS의 보도태도나 방향이 논란이 되는 일이 잦아졌는데,
곰곰하게 최근 이들의 해명을 살펴보면,
KBS 기자와 PD들의 언론관이 도출이 되는데,
대략 "언론은 분쟁의 심판자(혹은 중재자)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두 개 사건의 접근법이 동일한 건 아니지만,
1.
김경록 PB 사건의 경우만 해도
KBS는 엄청난(?) 정치스캔들의 핵심증언자인 PB를 모셔다가
피해자 증언을 잘 청취한 다음, 이 분의 증언의 어느 지점이 문제가 되는지를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검찰 측의 해명(or 반론)을 청취했지요
물론, 시민적 입장에서 "아니, 왜 언론이 피해자 정보를 수사기관에 주지?" 라고 의아해 하는데,
KBS 법조팀은 "아니, 우리가 판단을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검찰 입장 들어야 하는거 아니냐" 고 반발하는거죠.
언론학자들이나, 시민사회 입장은
"아니 무슨, 피해자가 공권력에 몰려 억울한 상황인데, 그 억울함을 널리 알릴려면
공권력의 행태를 조사하거나,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를 봐야 하는거 아닌냐?" 라고 묻는데도
KBS는, "무슨소리냐? 언론은 양쪽의 입장을 균등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굽히지 않고 있죠.
그러니까,
KBS는 "자신들이 판단을 내릴테니" 피해자든 검찰이든 "정보를 달라"는 거구요.
2.
KBS "시사직격"의 입장도 이와 엇비슷합니다.
일본에서 '혐한'이라 흐름이 있다더라, 그런데 그게 정말 심각한 상황이란다, 심지어 한국에 무역규제까지 나섰다...
한국에서 일제불매운동이 한창이더라, 그 불길이 거세다더라, 한국대법원이 일본감정에 반하는 판결을 내놨더라...
잉? 진짜 그래? 큰일이네...
그래서 KBS PD들이 고민한건,
"그럼 이런 갈등을 푸는데, 우리가 일조를 해야하지....그게 언론의 사명이자 숙명이니까. 일단 양 쪽의 의견을 다 들어보자, 양쪽의 의견을 충실하게 법정 증언하듯 들어보고, 시청자들께 이 분쟁의 상황을 알리자, 그러면 저널리즘의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이런 취지였겠죠.
그리고 실제로, 가장 극성인 양국의 두 언론사(조선과 산케이)를 불렀을 테고, (사실 조선은 좀 오류죠...반일 언론사를 불렀어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에 반일 언론사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거기에 양념을 치듯이 한겨레와 아사히도 불렀겠죠. 먼가 상대적으로 협상파니까요.
그리고, 양쪽의 꼴통의견을 들어보고,
KBS가 편집이라는 '저널리즘'을 행사했을 겁니다.
"기왕이면, 가장 쎈 의견을 보여주자"
"기왕이면, 일본의 입장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자. 그래야 한국 국민들도 현실을 알게 될테니까"
(아니, 이미 현실을 다 잘 아니까, 불매운동도 하고 있고, 일본 여행도 자제하는 판인데...)
3.
물론 위에 작성한건 제 뇌피셜도 있지만
KBS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서 써놓긴 한 겁니다...
(KBS에게 표창장 받고 싶네요)
그러니까 KBS는 '언론'이라는 건데, 언론은 '갈등'을 풀고 '문제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인들은 생각을 한거죠.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검찰'입장도 들어보고, '일본'의 입장도 들어봐야죠.
왜냐하면, 우리는 공평무사하고, 최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니까요.
그런데, 과연 KBS의 저널리즘은 결과적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이 었을까요?
이점에 대해서 KBS 언론인들이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제3자인 제 생각에선
최대한 편향적이고 관점의 포인트가 '강자'에 기생하는, 적폐적인 저널리즘이 되고 말았어요.
이게 참 아이러니 한데,
기자들은 최대한 공정하게 하려고 '취재'라는 것을 했는데,
뉴스소비자들은 "그게 무슨 취재냐? 너네가 한건 취재가 아니라 인권유린이고, 시청자 우롱"이라고.
비난을 하는겁니다.
KBS 입장은 "'미치고 팔짝 뛰겠네" 이고 시청자들은 "아니, 이 미친놈들이 기자들 맞아?"" 하고 두눈을 부릅뜬 상황이고.
4.
결론은 이것입니다.
현재 언론들이 이른바 "'공론장"이라고 불리는
먼가 대한민국의 의제설정이 이뤄지는 핵심적인 '공간'에서 멀치감치 뒤떨어져 있는 거라고요.
먼가, 시대에 뒤쳐졌습니다.
시민들이 이미 정보 수집이 다 끝난 상태에서 판단을 내리고 행동을 벌이고 있는데,
언론은 마치 중학생 독자들을 상대하듯, 뒤늦게 튀어나와서
"독자여러분, 우리 언론사가 판단을 해보니까, 현재 상황은 갈등 상황이에요. 갈등의 원인은 이거랍니다"
라고 해설보도를 하고 있는건데,
심지어, 그 해설보도라는게, 철지난 80년대 유행가 같다는 게 문제죠.
취재의 행위나, 보도의 행태가,
시대를 선도하는, 도전정신과 과감함, 혹은 극도의 신중함이 엿보여야 하는데,
"낡아 빠진게 문제"라는 건데,
이게, 도저히 글로 설명이 잘 안되네요.
심지어 본인들은 "중립적 심판자"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심판자의 역할을 수행할 능력도 의심이 되고요.
물론, 일부 연로하신 독자들이나, 혹은 아주 어린친구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는 있는데,
과연, KBS나 여타 언론계 분들은 이런 저널리즘의 '정체 (static) '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물론, 대충은 아는데,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고요.
...
큰일이긴 하네요.
(다음글)
고로 내가 말하는 것이 팩트다, 혹은
우리 방송을 통해서 나가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그러니 받아들여라.. 뭐 이런 것 같긴 합니다.
받아버릴까부다...
매국노들이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는지 원....
저널리즘 태도가 시대의 요구와 상충하는 것 같습니다....
시사직격은, 조금 국제문제를 말랑말랑하게 풀어보자는 입장에서 만든 프로그램 같아요. 당연히 '편집'이나 '내러티브'가 저널리즘의 핵심 소재가 되는거구요. 그리고 시사프로그램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게다가, 제목부터 '도쿄특파원' 출신들만 불렀습니다. 일본통만 부른거죠.
물론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검찰이 절대로 진실을 말하는게 아니고 PB와 검찰이 범죄 여부를 사이에 두고 대립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기자가 피의자의 주장과 검찰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피의자가 검찰에서도 같은 진술을 했는지 확인한다는 핑계로 피의자의 패를 검찰에 까 준다?
기자가 검찰에 빙의해서 그랬다고 보고, 그 시점에서 객관성은 물건너간 겁니다.
2번은, KBS가 제 3국 언론도 아니고 피해자인 우리 나라 언론인데 헛짓거리를 한 거죠. 고고한척 3자의 입장으로 보는 척 평소처럼 허세 부린 겁니다.
국민이나 국가의 기관이 아니라
먼가, 제 3국에 근거한 국제기구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하나 봅니다.
누구는 일본친구 만들줄 몰라서, 불매운동 동참하고 있는 줄 아는지...
국가이익이 중요하니까 다들 애국자 모드로 변신한 마당에...멀 혼자 신선노름인건지.
아마도 KBS는 UN 이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평화 기구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들이 일본 극우의 주장과 한국 극우의 주장을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발상입니다.
입장문을 쓰는 사람은 왜 시민들이 토착왜구라고 부르는지 왜 반일 불매운동을 하는지 이해를 못 했다는 얘기입니다.
단지 성의껏 자신들의 극우성향을 드러내 준 것에 고마울 뿐이죠.
그것을 전 시민들 앞에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각도 없이요.
낭만적인 순진함만 가득한 어중이로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받아쓰기가 가능한거고 일본을 추종하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다라고 누군가 테클걸면 발끈하는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