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도 서초동 촛불집회를 다녀왔습니다. 아이 재우다가 같이 잠들었는데 남편님이 대형 탱크를 몰아서 깼습니다. 코고는 소리가 다른 날보다 요란한 걸 보니 서초동에 다녀온 것이 고됐나봅니다.
지난주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아랫쪽 태풍피해도 있고 불꽃놀이도 있고 연휴라서 여행도 많이 가셨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라도 가야지 싶어서 아이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서리풀터널 법원 앞쪽에 있었는데 저희처럼 아이를 동반하고 오신 가족분들이 많아서 더 반가웠습니다.
남편님이 매일 밤마다 클리앙을 해서 어깨너머로 클리앙을 알게 됐습니다. 어느날 보니 저도 모르게 가입을 하게 됐습니다. ^^;;
어제 서초동 집회에서 남편님이 대학동기를 만났습니다. 같은 과가 아니라 같이 학생운동하던 동기였습니다. 남편님은 대학때 학생운동을 했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알았습니다. 연애때는 말을 안하더라고요. 아마 제가 학생운동과는 상관없이 살았던 사람이라 그랬을 거라고 추측만 합니다.
명절때 친척들이 다 모이면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남편이 고등학생때까지 공부 잘하고 부모 말 한번 거역하지 않을 정도로 착했다. 그런데 대학 가더니 빨갱이짓 하더라. 그짓 하지 않았으면 다른 애들처럼 한강 보이는 고급 아파트에서 좋은 차 끌면서 잘 살았을 거라고요.
네. 친척어른들께서는 한나라당을 좋아하십니다.
남편님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저 웃으며 자리를 피합니다. 속에서 열불이 터집니다. 며느리라서 앉을 틈도 없이 새벽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것은 불만 1도 없는데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손 탁 털고 남편이랑 아이 데리고 나오고 싶습니다. 결국 이번 추석 때는 처음으로 어른들께 말대꾸도 해봤습니다.
"제가 눈이 높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남자 잘 골라서 결혼 잘 했어요."
명절때마다 저 빨갱이짓이란 말들 나올 때마다 남편 학생운동 할 때 어떤 말을 들으면서 살았을까 항상 생각합니다. 남편이 자신의 젊음과 미래를 갈아넣어서 한 건데. 그 덕분에 그 혜택 받으면서 누리면서 살면서 왜 저런 말을 할까. 고생했다고 말하지는 못할 망정. 화가 납니다.
2016년 광화문에서 탄핵집회 할 때도 남편님은 참석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제가 몇 번 혼자라도 나가라고 말했지만 웃고 말더라고요. 2016년에 막둥이 낳고 육아전쟁중이었는데 제가 몸이 많이 안좋았습니다. 남편님은 IT 특성상 평일에는 야근이 많고 일이 많으면 주말도 나가서 일하다보니 쉬는 주말이라도 육아를 도와줘야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서초동 집회도 남편님이 가자고 말을 꺼내지 않더라고요. 결국 지난주에 제가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큰애랑 4살된 막둥이 데리고 갈 준비 혼자 다하고 나가자고 했습니다. 남편님이 처음에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막둥이가 콧물이 좀 났었거든요. 워낙 활동성 많고 개구진 막둥이라 데리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간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 사탕, 과자, 주스 등. 4살 막둥이를 제압할 위대한 간식을 유모차에 싣고 나갔습니다.
지난 주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남편님이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 웃는 얼굴을 보니 알겠더라고요. 가족 때문에 참았구나.
이번주에는 공부하느라 같이 못 갔지만 지난주에는 중학교 3학년인 큰애도 같이 갔었습니다. 큰애를 데리고 집회에 나간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더군요. 연예인도 좋아하지 않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중딩이라서 콘서트조차 가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촛불을 들고 피켓을 들고 수많은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함성을 외치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눈만 커다래지더군요.
제가 말해줬습니다. 아빠가 대학때 학생운동을 했었다고. 아빠가 지킨 자유와 민주를 네가 누리고 있는 거라고. 중3 아들이 엄지를 척 치켜들면서 "오호. 우리 아빠 대단했네~"하며 좋아하더라고요. 뭔지도 모르는 막둥이도 "아빠, 최고!" 외쳤습니다.
남편님 기분 업되서 신나게 구호 외쳤습니다. 입 다물고 핸드폰만 하던 중딩도 목청 높여 아빠랑 같이 구호하더라고요. 4살 막둥이 일어나서 "검찰개혁!" 외치면서 LED 촛불 들고 계속 뛰었습니다. ^^;
제가 촛불집회를 참석한 이유는 우리 아이들 때문입니다.
남편과 내가 죽어 없을 때 우리 아이들이 법도 무시되고 정의가 없는 곳에서 살 생각을 하면 무섭더라고요.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으로 집회에 나갔습니다.
저처럼 아줌마도 클리앙에 계실 것 같습니다. 저처럼 아이가 걱정되서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나오세요. 아이들 많습니다. 강아지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이들한테 말로 하는 교육보다 더 좋은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직접 눈으로 본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글을 남편님이 본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제가 클리앙에 회원가입한거 알게 되겠네요.)
"남편아, 연말이라 동창회 나갈텐데 동기들보고 와도 다시는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한강 보이는 넓은 고급 아파트 없어도 돼! 우리 여름에는 에어컨 틀고 시원하게 잘 살고 겨울에는 보일러 틀고 따뜻하게 잘 살아! 한강 안보여도 돼! 우리 가족들 서로 얼굴 보면서 웃으면서 잘 살고 있어! 연봉 1억 넘게 안 받아와도 돼! 우리 가족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잘살고 있어! 우리 애들 어학연수, 고급과외 안 시켜도 돼! 그런거 안시켜도 공부 잘하고 잘 크고 있잖아! 힘내, 남편아! 우리 애들은 아빠가 최고라잖아! 사랑한다, 남편아!"
새벽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줌마가 주절주절 횡설수설 말이 많았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니죠.
이러니 아무도 댓글을 못달죠,
니들은....
글 한 번 써보셔요.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원글님 사랑합니다.
오늘 사용해야할 에너지를 만땅?ㅎㅎ. 충전하고 갑니다
아빠가 지킨 민주주의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위로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느낍니다
이렇게 평화롭게 축제같은 시위할 수 있는건
그분들 덕분이란걸
무거운 감사함을 느낍니다
글을 참 읽기 좋게 잘쓰십니다
굉장히 현명하신 분 같습니다
다녀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드클라스 민주주의
월드클라스 시민의식
그분들 피흘린 덕분입니다
이런 글보면 왜 결혼하는지 왜 가정을 이루며 사는지 이해가 가네요....
항상 화목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가족이 민주조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같은 아시아권의 경제대국 일본도 정작 정치수준과 국민의식은
부당한 권력에 대해 대항하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불가능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과 국민은
피 한방울 흘리지않고 국민의 단결력으로 혁명이 가능한 국가이고 국민들이기때문
멋진부부네요~~
덕분에 자제분들의 미래는 밝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두분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신랑이 많이 부럽습니다. 전생에 지구가 아니라 은하계를 구하셨나 봅니다.
아님 아직도 군인독재 세상에 살고 있을거에요
더 많이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남편분 참 복받으셨네요!알랑가? 모를랑가?
감사합니다.
남편분께도 전해주세요. 감사하다고요
(그나저나...
남편분...아내분께 클량하는거 들키셔서 어째요..ㅋㅋ
또 눈물이 ㅠㅜ)
남편분같이 민주주의를 위해 애써오신 분들에게 빚이 있다고 생각해서 저도 집회에 계속 참여하게 됐던 것같아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고맙다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충무공은 이순신 장군에게만 붙는 시호가 아니라 나라의 영웅들에게 준다고 하죠. 글쓴이님의 남편분도, 글쓴이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를 지키기위해 이름없이 사라지고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적절한 보상은 커녕 오히려 더 힘들게 살고있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구요.
보상을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세상을 물려줄 순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를 지켜낸 선조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히 조금이나마 그 뜻을 이어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아이들에게 전달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가치관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글쓴이님 가족에게 항상 행복한 일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눈물나게....ㅠㅠ
두분 아이들과 함께 오순도순 지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글쓴이님 남편분 많이 부럽네요 ㅠㅜ
감사합니다.
/Vollago
엄마들 의식이 이정도 수준이니
검찰이 어떻게 우릴 이기겠어요.
김찰청게시판에 펌해주세요.쫄리락고
(전 실력이안되서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길 응원할께요.
넘 감동였어요.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남편분도 님도 훌륭하십니다!??
옆에 와이프 오토바이 소리에 지금 깨서 읽게 되었네요 ㅎ
어제 집회에서 정우성 보고싶다고 하던데 꿈에라도 만나길 ㅋㅋ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침부터 선동 당해서 눈물이 주루룩이네요
두분 부부 닮아서 아이들도 잘 자라서 이 세상을 밝히는 참사람이 될 겁니다.
물론 같이오신 가족 모두에게도 해당 됩니다.
자녀들의 미래는 자유와 평등이 왜곡되지 않게 나누어 질 것입니다.
이런 글에 공감을 누를 수 있게되어서 너무 기뻐요.
글쓴님 남편분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좋은 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 글 읽다가 눈물이 ㅜㅜ 감동중입니다
왜 눈에 습기차게 하시는지...ㅠ.ㅠ
정말 부러운 가족입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감추는 남편,
그런 남편을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아내...
그런 부모를 최고로 여기는 아이들,
남편분은 정말 최고의 인생을 살고 계십니다
저는 그냥 옆에서 그 멋진 가족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며 살겠습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정하되는 글이네요
눈물나네요...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전 어쨋든 주말엔 서초역입니다.
멋지고 참 아름답습니다!!
그 빨갱이랑 말로 지금의 토착왜구들이 얼마나 국민들 등쳐먹었는지도 모르고...
진짜 이젠 바꿔야 합니다.
집회 다녀오시느라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응원드립니다.
저도 아이들의 미래를 보고 지지합니다.
좋은 글, 아침에 알람끌려고 나왔다가 눈가에 ㅠㅠ
부럽습니다. 쭈우우우우우우우욱 계속 행복하세요.
/Vollago
훌륭한분은 훌륭한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ㅜㅜ
큰 힘
이런 힘이 쓰레기집단을 청소하는 가장 큰 원동력일테고...
행복한 가정이 부럽네요 부러워요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라는 걸 증명해 주시네요
한방 먹었습니다. 감동을...
못갈거 같은 글입니다... 부럽습니다.^^평생에 제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시는
부부 되시길...^^애들도 이런부모사랑 받아서 사랑 넘치는
미래기둥으로 자라길..^^
좋은 글 따뜻한 글 감사드림니다.
정말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소원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침부터 눈물나게 하시네요 ㅎ
좋은 분들은 좋은 분들 만난다더니 대체 아이들은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될지 진짜 부럽네요
어제 춧불집회 끝나고 오늘 광주 내려가야겠어여~~
어제의 참석은 정말 잊지못할꺼에요
남편분 마음씀이 참 멋집니다.
아내분 헤아림이 아름다우십니다.
여러분, 결혼이 이렇게 좋은 겁니다...
읽으면서
감동
감동
존경합니다
가족분들....
“참 이상한 시대가 있었다. 독재자를 몰아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피를 흘린 사람들이 빨갱이라고 욕을 먹는 시대가. 많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면 선거에서 참 쉽게 당선 되고, 독재자의 딸이 구국의 영웅으로 포장되어 대통령까지 당선 되는 이상한 시대가 있었다.”
라고 말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아울러 먼저 꽃다운 젊음을 갈아넣으신 남편님께도 감사인사를 전합니다ㅎㅎ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죠.
멋진 부모님을 둔 아이들, 잘 자라고 있는 아이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에서 진심이 느껴집니다 ㅠㅠㅠㅠㅠ
자녀분들이 살 나라는 지금보다 더 공정하고 더 국민을 위하는 나라가 될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거니까요
그리고, 스크랩해놓고 기운없고 힘들때,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런 멋진 생각을 가진 부인이라면 남편도 마찬가지겠죠?
모두들 멋지십니다.
부끄럽지만,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냈고 댓글쓰는 와중에도 눈물이 송글송글 맺히네요 하하.
시위도 축제가 될수 있구나 라고 닭근혜 끝장냈을때 느꼈고 이제 완성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아침부터
눈물이 왜이리 나는건지...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글 남겨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아내가 나를 이해해주고 가치관이 동일하다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데... 나의 아낸 그걸 몰라요~~
두 분 너무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해줄수 있기 때문이군요
남편분이 전생에 구국영웅이셨나봅니다!
행복하세요!!
감동글입니다
행복한 가정, 모든 가족 행복해 보입니다^^
조국수호! 검찰개혁! 언론개혁!
다음주부터는 날씨가 더 추울테니 단단히 챙겨서 나갈려고요 매트,패딩,핫팩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