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3분컷
너무나 서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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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열심히 건전지를 끼워 넣는 작업을 했습니다.
혼자 하니 시간이 꽤나 걸렸네요.
건전지는 왜 두개씩 꽁꽁 싸매 놓은 걸까요.
저걸 또 다 까야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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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함.
출똥!
지하철로 서초까지는 노선이 좀 애매했습니다.
집에서 서초역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걸 냉큼 탔습니다.
마침 앉을 자리도 있어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실수였죠...
차가 막혀 반포대교에서 한참동안 갇혀 있을 줄은..
도로가 통제되어 다리 건너 바로 내려야 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성모 병원 근처에 내립니다.
병중인 그네 이모가 입원해 계신다지요.
속히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콩밥 드셔야죠.
이어지는 전세 버스의 행렬입니다.
지방에서 많이들 상경하셨다고 하던데요.
오늘 집회 규모가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조달청을 지나 언덕을 넘어가니 이미 도로는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집회 시작 즈음이었는데도 벌써 인산인해입니다. 오아.
구호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해 흡사 지난 겨울 광화문 같았습니다.
어디에 자리를 잡을까.. 한참 고민하다
사람들이 많아 도저히 서초역까지는 갈 수가 없어 이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클리앙에 자리를 잡았다고 알리려 글을 올리려고 접속을 하는데 접속이 안됩니다.
그쵸..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다 틀렸습니다. 우린 오늘 못 만나요.
모르겠다 박스 까고 준비를 시작해 봅니...
지나가던 분: 이거 파는 거에요?
나: 아뇨 그냥 나눠 드릴려고 가져왔는데 하나 가져가세영.
지나가던 다른 분: 저 두개만 주세요.
나: 넹! 여기 있습니다.
두 분과 딱 한마디씩 주고 받았을 뿐입니다.
어느 순간 수십개의 손이 제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 저 하나만 주세요.
- 여기 3개만 주세요.
- 저도 하나만 주세요.
- 저도..
..!!
순식간에 질서가 무너집니다.
제게 몰린 사람들에게 저는 하나둘씩 촛불을 급하게 쥐어 드립니다.
박스 안에서 뭉텅이로 집어가시는 분들도
5-6개씩 요구하신 분도(나중에 더 달라고 다시 오셔서 당황) 계셨습니다.
제가 자초한 일입니다.
좀 더 차분했어야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 전혀 대처를 못했습니다.
앞서 사진에 올린 것 같이 3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어버린 박스를 확인하고 순간 멘탈이 나가서 멍하다 아 사진찍어놔야겠다 하고 찍었으니.
실제로는 1분컷 정도 되었을까 싶습니다.
좀 허무했습니다.
제게 하나를 받아 가시고 저만치서 이 소란을 지켜보던 지긋한 나이의 여성분께서 제게 다가오십니다.
안쓰럽게 쳐다 보시며 물으세요.
- 집회 참여하실 거죠? 본인 건 있으세요?
- (뒤적뒤적)..아뇨 없네요 하핫
- 이게 다 돈인데.. 끌끌..
- 이런 데 쓸려고 돈 버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핫
결국 본인 손에 들고 계시던 촛불을 제게 쥐어 주십니다.
기분이 묘하네요 ㅎ
변호사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던 그 분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다음 주에도 이거 하실 거에요?
- 네 그러려고요.
- 가지고 다니시면서 아이들한테 나눠주시는 건 어떠세요?
- 그거 좋네요. 고민 좀 더 해보겠습니다.
미숙했어요.
좀 더 가치있게 나눌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떻게 할지 고민 더 해보아야겠어요.
뭔가 값없이 100개의 촛불을 사용한 것 같아 잠시동안 몹시 허무했지만
따지고 보면 저도 그동안 집회 나오면서 피켓이며 물품이며 귀한 줄 모르고 받은 게 많아요.
다 누군가의 시간이고 노력이고 돈일텐데.
소소하다 보니 그 귀함과 감사함을 쉽게 잊었던 것 같습니다.
뭐 어때요.
이 거리를 메운 수많은 촛불 중 100개는 내가 채웠다!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나 남은 촛불을 들고 열심히 구호를 외쳐 봅니다.
검찰개혁 조국수호
정치검찰 물러나라
집회를 빠져나오기 직전 젖먹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가 보였습니다.
아이에게 마지막 남은 촛불을 쥐어 주고 안녕!
밖으로 빠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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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가 져서 근처 편의점 의자에 잠시 앉았습니다.
가방에 보니 아까 촛불을 받아가시고 고맙다며 주신 떡이랑 빵이 있네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냠냠.
목에 걸려고 피켓도 준비했는데 걸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네요 ㅋㅋ
좀 부끄러울 뻔했는데 다행입니다 휴.
아마 당분간 토요일마다 집회를 하겠지요.
돌아오는 주에 아마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다음 주도 100개 준비해서 가보렵니다.
이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
멀리서 응원하며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진심 수고하셨습니다.
더빨간님 같은 분들 때문에 오늘 집회가 성공했어요.
/Vollago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오늘 다녀왔습니다.
끝까지 가 봅시다~~!!! 감사합니다.
반대로 나눔받은 1개의 촛불이 울림을 주는군요.
그리고 그 촛불도 다시 다른 촛불들 사이로...
/Vollago
저는 서초역에서 올라와서...~
제가 예약한 건 자동캔슬되었네요
완판 축하드립니다...^^*
다음주에 다시 예약... 하지만 성사확률은 제로
담주는 200만이라는 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
더빨간 님덕에 집회가 더 환해졌네요.
편안한 밤 되시길
/Vollago
고맙습니다!
검찰개혁을 밝힌 촛불 200만개중에 100개는 더빨간님 덕입니다!
그리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제 공감도 받으셔요~
정말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서툴면 어떤가요?
누구의 손에서든 빛나면 되죠.
혹시 다음에도 나눔을 하신다면 촛불이 위험하니
변호사님 말대로 아이들에게 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samsung family out
99개 가 돌려받으신 1개처럼 모두 다 가치있게 사용되었을겁니다.
대신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Vollago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Vollago
대단하고 감사합니다
13개 가져가거 저포함 3개는 친구들이랑 나눠쓰고 나머지 열개는 주변분들에게 나눴는데 그게 초콜릿이며 과일이며 빵으로 돌아왔네요^^
/Vollago
준비 해주신 만큼 초가 빛났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하나 가져가겠습니다 ㅋㅋ
고맙습니다.
손에 든 촛불이 정말 좋았어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주에 또 올거지??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쓴님께서 고생해서 자비로 준비하셨었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촛불하나 보태었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가져가신분들도 다 사용하고 챙겨 다음에 또 사용하실꺼니
좋은일 하신거 맞습니다.
맘은 그보다 100만배쯤 더 고우시네요.
복 받으실꺼에요 ^^
담주에 스쳐가듯 뵐지도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이런 행동하는 양심에게는 공감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