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일본 회사 다니신 분이 쓰신 글 보고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 적어봅니다.
저는 일본에서 대학나와서 경영 컨설팅사에서 2년 근무하다 한국 왔습니다.
회사가 회사인지라 다들 학벌도 짱짱하고 똑똑한 사람도 많긴 했네요
일반 회사와는 조금 다를수도 있는데 고객으로 만나본 일반 회사 사람들 경험까지 포함한 인상 적어봅니다
1. 절차와 프로토콜이 생명
이건 뭐 많이들 회자되는거죠 이들은 절차가 생명입니다.
무슨 일을 진행할때 꼭 어떤 표준 프로세스를 밟아야 하고 그게 없으면 그 부분 정리부터 시작해서 뭘 해도 오래 걸립니다
특유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습관 같은데요
장단점이 있는게 저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와도 절차만 따라하면 어느정도 아웃풋을 낼 수 있는 반면
단점은 능력치가 넘치는 사람이 와도 그 이상을 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구요
2. 연락/보고는 잦은데 커뮤니케이션 부재
이것도 책임 회피 문화에서 오는 것 같은데
뭔가 이슈가 생기면 스스로 판단하려고 안하고 무조건 연락보고상담 입니다
이게 사회생활 하다보면 사소한 일에 대해서는 위에 이야기 안하고 어느 정도 담당자 재량으로 처리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부분의 tolerance가 우리나라가 50쯤이면 일본은 거의 0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세밀하게 서로 연락/보고는 많이 하는데 정작 중요한 컨텍스트에 대한 논의는 잘 안합니다
이슈의 현상에 대한 파악은 굉장히 세밀하게 들어가는데 서로 까놓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대화가 잘 없구요
그런 부분을 터놓음으로 인해서 생기는 리스크를 피하려 한다는 인상이었구요
그래서 뭔가를 해결할 때 매우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ㅋㅋㅋ
회의는 정말 많이 하고 또 절차 상 그 회의를 위한 자료 준비도 많이 하는데 정작 그 회의에서 논의되었어야 할 내용을 잘 이야기 안하거든요
3. 사람을 소모품 취급 안함
안좋은 얘기 위주로 썼는데 기본적으로 직원을 오래 데리고 있겠다는 마인드가 강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처음에 입사교육 3달 받았는데
명함 건네고 인사하는 법부터 모의플젝도 하고 실제로 그 후에 업무 투입되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세달을 함께하며 친해진 입사동기들과의 친분도 덤이구요
(결혼한 커플도 몇 있습니다ㅋㅋ)
나중에 우리나라 회사 입사했을때 교육이 거의 없거나 제대로 안되는 거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람을 뽑을 때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하냐를 많이 본다는 느낌인데
일본은 경력직이라도 적응기간도 많이 주는 편이고 기본적으로는 사람을 한번 뽑았으면 계속 같이 가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쓰고픈 이야기는 많은데 일단 요정도로 적어봅니다
아 그리고 일본에서 살아본 입장으로 지금 정부의 대일 스턴스는 120% 맞고 이대로 계속 가야합니다
데리고 열심히 가르치면 언젠가 제몫을 할거야 vs 가르쳐서 되는놈이면 진작에 됐다 뭐 이런 느낌입니다ㅎㅎ
실제 내린다고 해도 틀린 경우가 빈번하게 되죠. 적어도 직을 걸고 막거나 방향을 트는 참모가 없으니.
명함주고 인사하고 자기 소개하는 방법 등 겉으로 보이는 예절문화를 가르치는 것을 보며 '만나는사람들마다 도장도 찍어주지 그러냐' 라고 뱉은 말을 일본인 동료가 '그건 좀 심하지' 라고...
다들 비숫하게들 얘기하시더라구요.
경력직으로 들어가도 짧게는 3개월~6개월까지 기초부터 교육시키고
신입은 길면 1년까지도 교육시킨다고...
그게 직원을 오래 데리고 있으려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