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야구팀 선수 선발에 비유하자면 지금의 수시는 스카우터가 일부 주관적인 잣대로 잠재력을 보는 면이 강하다면,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 정시는 모든 선수들을 100m 달리기를 시켜서 0.0001초 단위로 줄세우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사람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완벽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투명성과 공정성에 목숨을 걸고 모든 운동선수들을 백미터 달리기만 주구징창 시키면 그 팀에 발전이 있을까요? 이종범같은 선수는 살아남겠지만 이대호 류현진 같은 선수들은 애초에 탈락입니다.
다양한 배경과 역량을 가진 다양성이 기반이 되어야 집단이 발전할텐데 단거리 스프린터들만 모아놓고 팀을 만든다면 결과는 자명합니다. 이미 그 부작용이 과거에 상당부분 드러났기에 수시 제도가 도입이 되었구요. 그렇다면 수시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정시로 돌아가는 것은 뒷걸음치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고 공정한 시스템은 환상입니다. 대입이 그 사람의 인생경로를 결정하는 전체 시스템이 문제인 것이지, 대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목숨걸고 모든 학생을 줄세우기에 들어간다면 달리기 기록 0.0001초 단축을 위해 엄청난 비용과 낭비를 감수해야 합니다. 정시가 확대되는 순간 변별력을 위해 난이도는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학교 수업시간은 자는 시간. 학원 과제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유치원생 대리고 수학의 정석 주입하는 세상이 오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저희 아이는 대치동에서 학교다니는 중학생입니다. 학원 딱 하나만 보내며 선행학습 안시키고 수업시간에 충실하게 버티며 키우는 중 입니다. 그나마 다양한 수행평가 과제하는 것들 보면 무의미한 문제 풀이보다 훨씬 발전적이고 보람차 보여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만, 정시 확대되는 순간 이 아이들 앞에 펼쳐질 헬게이트가 저는 너무나 눈에 선합니다.
그 전까진 수시가 됐든 정시가 됐든 제 3의 더 좋은 입시제도가 되더라고 또 똑같아질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엔 어떤 제도라도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왕정으로 돌아가자는거랑 똑같은거죠.
스카우터가 자기가 꽃고 싶은 사람 뽑기 위해서 갑자기 야구팀 선발 기준에 카누 잘 젓는사람 모집한다고 해놓고 카누 잘하는 지인 야구팀에 꽃아다 넣으면 반발이 안생기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공정성이 훼손되면 존재 가치가 떨어질 뿐입니다. 지금 전국에 대학 수시 전형이 3천개가 넘는데 이거 교육부에서 상식적으로 다 감사 가능하겠습니까? 교육부 감사팀 인원 찾아보시면 10명 남짓입니다. 다양성 좋죠. 근데 우리나라가 북유럽처럼 깨끗한 나라도 아니고 부패인식지수 50점대에 머무르는 나라입니다.
요즘 이슈되는 수시 통로인 자녀 논문만 하더라도 걸린 교수들만 백명이 넘습니다. 안 걸린건 어마어마 하겠죠? 이 교수들 자녀들은 단지 부모가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명문대를 프리패스로 입학한거나 다름 없습니다. 부모 잘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식도 명문대 가는거보면 고려 시대가 생각나죠? 논문을 제외한 각종 수시 전형에 쥐구멍이 수없이 뚫려 있을거라는건 이미 여러차례 밝혀지고 있구요.
더군다나 그 수시라는 제도가 정시보다 압도적으로 능력 좋은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기준도 아닙니다.
그리고 수시가 공정성을 훼손해도 좋을 정도로 정시보다 우월한 입시 제도도 아닌데 굳이 수시를 70%가 넘게 선발기준으로 존치해야 되는 이유를 대다수의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는겁니다. 자기 자식한테 이러이러하면 넌 명문대 갈수 있어 라는 길은 최소한 제시가 되야죠. 지금 수시제도라면 학생들은 자기가 왜 떨어진지도 모를 겁니다.
수능 100%하면. 흙수저라도 어찌됐든 한번 경쟁은 해볼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문제들중 상당수는 계속 개선되고있구요. 현 고1,2만되도 어지간한거 다 안통합니다.
수시.음서제의 단점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 제도로 이득보는 수시.학종 코디네이터.교사들.여야정치인들이 그렇다고 뻥치는거에 속지마세요
전국에 수능 2-5등급만따져도 20만명입니다.
사교육계 종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수시.학종에 굉장히 우호적이더라고요.
개개별 컨설팅이나 자소서봐주는 업체들이야 많이 성장했겠죠. (물론 그업체들중 절반은 거의 사기라고 봐야;;)
그주장대로라면 공교육계신분들도 우호적, 사교육계신분들도 우호적이면 뭐 문제없는거겠죠?
그제도로 이득보는 교사권력. 학종코디네이터 사업체. 여야정치인. 교수권력. 들이 내세우는 다양성이라는 거짓말에 속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교과 내는 이미 선행학습으로 1학년 때 끝내고 두 번을 반복해서 정시를 보죠.
실수로 틀리지 않으면 학생들 순서도 세우지 못 합니다.
이렇게 학원교육이 공교육을 대치해버린 상황이었기에 수시가 도입되었어요.
줄세우기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수시의 개편이지 정시로의 복귀나 확대는 공교육제도와 학생, 학부모의 공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인재들을 키워내야 하는데 중~고 6년 동안 오로지 수능 고득점을 위한 문제 풀이에만 집중한다면
국가의 미래가 어찌 되겠습니까. 특정 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을 가진 창의적인 아이들이 정시 체계에서는 좋은 대학에 가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공평하지 못한 부분을 투명하게 개선해 나가야지 학력고사 세대로써 다시 그 입시 지옥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인강이 많아져 공부할 기회도 비교적 공평하게 주어졌으니 괜찮다던 분도 있더군요. 그럼 그 땐 인강이 없었을까요? 다 있었습니다. 인강을 듣고, 더 좋고 비싼 인강을 찾고, 그러다못해 한 술 더 떠서 현강을 듣고, 그 강의를 해주는 학원의 기숙사에 들어가곤 했죠.
그리고 그런 제도 속에서 EBS 반영 비율을 70%로 높혀서 사교육비를 줄이자고 수능이 개편됐죠. 그러자 수능이 단지 ebs 암기시험으로 전락했다면서 수능 시험의 목적 자체가 변질되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조금 더 공평해졌을진 몰라도 실제 대학에서 수학할만한 사고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고 있는 시험인가라는 본질 자체가 흔들리는겁니다.
여기에 국영수로 평가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아이들, 예를 들면 곤충을 좋아해 스스로 수집한 곤충으로 도감을 만들던 아이들, 국내 고전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박물관에도 없는 고전 영화를 중고매장이나 직구로 찾아다녀서 수집하고 기증하는 아이 등을 단지 수능 못봤다고 쳐낼게 아니라 다른 키워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해 수시 제도가 확대되어 지금에 이른거죠.
정시로 돌아가자는 말이 많던데 사실 정시세대로서 정시가 그정도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싸이클이 돌듯이 똑같은 비판이 나와 또 수시제도로 돌아가자는 말로 이어질거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극단적인 수시100이나 정시100을 하지 않을거라면 결국 중요한건 정시가 옳다 수시가 옳다가 아니라 제도를 얼마나 잘 보완하고 관리하느냐겠죠.
마치 실제 야구선수가 가져야할 능력 중 극히 일부분만 갖고 평가한다는 뉘앙스를 주시네요
정시를 야구선수 뽑는걸로 비교하자면
던지기
타격
전술훈련
볼캐치능력
수비능력
등등을 평가해서 종합성적으로 줄세운다고 봐야죠
지금 학종은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서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고
그것이 어떤 것이며 야구선수가 되면 무엇을 하겠다고..
스카우터를 설득하는 거라고 보면 비슷할거 같네요
수시방식으로 야구선수를 뽑아서 키우면 야구를 해야하는데 농구, 태권도를 하는 거 아닌가요? 원론적으로 얘기하다면 입학을 위한 프로필 채우기가 문제라는 겁니다. 거기서 사교육시장에 제대로 된 기회도 못받고 들러리서는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까?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