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마눌님께서 임신 3개월째이긴 하시지만,
아기 이름 때문에 어제부로 고민이 생겼습니다.
뭘로 지을지가 고민이 아니라..
나름 마눌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생각해놓은 이름이 있는데요.
어제 추석당일 오랜만에 본가에 가니까
아버지께서 애 이름 미리 지어놨다면서
뭐뭐뭐 하고 불러주시더라고요.
항렬자가 들어간 이름인데
요즘 듣기엔 꽤나 촌스럽기도 하고
친척 만날 일이 10년에 한번 될까 말까한데
아버지 성격에 따로 이름 지어놨다고 말씀드리면
꽤나 고집부리시며 화내실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좋지만도 않아서
더더욱 저희 아이 이름은 저희 부부가 짓고 싶고요.
조심히, 잘, 말씀드려서 이해해주실거라 생각된다면
이런 고민 자체를 안하겠지만
옛부터 가정형편에 비해 제삿상 올리는 음식 많고
족보 무슨 무슨 타령 하시던 일 떠올리면
쉽게 넘어가긴 힘들 것 같다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래도 저역시 고집이 쎈 편이고
누가 뭐래도 우리 부부의 아이 이름은
우리 부부가 꼭 직접 지어주고 싶습니다.
(결국엔 그렇게 할 예정이고요)
남이 보기엔 별거 아닌 일인 것 같아 보여도
내 아이 평생 가져갈 이름이라고 생각하니
아버지께서 하신 뜻밖의 작명에 뭔가 숨도 막히고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아서 진통제도 두알 먹었네요.
나름 직접 지어주고 싶으신 맘도 알겠고
자라온 환경탓에 항렬자 따지시는 중요성도 알겠는데
시대가 변했고, 저에게 안좋은 모습도 많이 보이셨으면서
임신사실 알리고 한달 지나도록 아무말씀 없다가
추석에 찾아가니 다짜고짜 이름 하나 툭 던지셔서..
하.. ㅋㅋ 일단 리액션은 안하고 나왔지만요.
여러분들은 아이 이름 누가 지었는지 궁금하네요.
작명소에서 하신 분들도 계실테고
아이의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분도 계시겠죠?
여하튼 나이가 들어서도 일가친척 모이면
피곤한건 변함이 없네요. ㅠ
제 친척도 딸만 셋인데 아들 낳길 바라는 마음에서 둘째 셋째는 아명이 따로 있었어요. 집안에선 스무살 넘어서까지 아명으로 부르곤 했는데 나이먹고 오히려 좋아하면 좋아하지 싫어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저도 GogoGo님 댓글을 보기 전엔 그런 의견이었습니다. 아이 문제에 있어서 부모가 절대적으로 모든 분야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근데 내 마음 편한 것과 온 가족이 평화로운 것 중에 고르라면 그냥 굳이 싸우지 않는 길을 고르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Picturediary
애기이름 촌스러워서. 가비압게 무시하고. 우리맘대로 지었습니다. ㅋ 갈등일줄 알았더니. 의외로 순수히 ....
저희 아들도 제 맘에 드는 걸로 지었고 족보에는 다른 이름으로 올라가요.
그 방향으로 아버님 설득해보시면 어떨까요?
아니면 아버님 지어놓으신 이름에 포함된 글자 중에 고를만한 것을 검토해보는것도 갈등을 좀 줄일 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이름 바꾸는 절차가 쉬워서 촌스런 이름 지어주면 결국 본인이 나중에 바꿀겁니다.
미성년자일때 부모가 개입해서 바꿔준게 아닌 이상 본인의사로 개명을 원하는건 사실 성인 이후라고 봐야죠. 해당이름으로 거의 20여년 넘는동안 만들어진 인간관계에선 바뀐이름 잘 안불러줍니다. 본인만큼 남들한테도 그 이름이 익숙하니까요. 그리고 개명한 이후에 만들어진 인간관계가 생기다보니 사실상 이름 두개로 살아갑니다. 여기선 개명전 이름, 저기 가면 개명한 이름.. 본인 스스로도 바뀐 이름에 적응 못하고 어색합니다. 행정적으로 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평생 따라다니기도 하구요..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작명소 가서 새벽부터 줄 서서 받아온 이름이다. 이거 하고싶다. 그게 본인이 이름 지을꺼다 보다는 잘 먹힐 것 같습니다.
적절히 의견 조율 하시길...
/Vollago
제가 항렬자를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요즘 세상에 잘 안 어울리는 항렬자이긴 하지만 최대한 부르기 쉽게 조합하고 그 중에 뜻 좋은 한자써서 지었습니다.
ClienKit
장모님이 그 중에서 고르셨어요.
이름은 어차피 부르다 보면 익숙해지는 거니까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된다. 정도로 생각하고 크게 의미 두지는 않았습니다.
모 장관처럼
족보에 들어가는 이름따로
실이름따로 도 방법일것같네요
그래서 양쪽 집안 공표했습니다.
"뭐라고 부르건 자유인데, 출생신고는 내가 한다. 이름은 내가 지어놓은 것이 있으니 이걸로 할거다."
그렇게 강하게 애기하니 양쪽 집안 어르신들 모두 포기하시더군요.
결국 어머니가 지은 이름은 조카 이름으로 재사용... (조카야 미안..)
그러다 정 식자 넣을거면...애들 이름은 정해졌다.
아들은 조식. 중식. 석식. 딸은 간식으로 지을꺼다
라고 정말 진지하게 말씀드렸더니......알아서 지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개그처럼 들리셨나? 암튼 그리하여 아이들 이름을 지켰답니다.
/Vollago
다른사람이 지으면 난리 나겠죠
참고로 소아과 한번 가셔서 요즘 이름이 어떤지 한번 보는 것도 좋습니다
추세대로 지을지 다르게 지을지 말이죠
부모님과 평화를 위해 이름 두개 가라는 분들이 계신데 그건 정말 금방 걸려요. 실제로 손주이름 나오게 등본 뗘서 뿌듯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유치원이나 학교 다니면 금방 탈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