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진을 밥벌이로 삼고 있는 사람입니다. 눈팅만 하며 몇 년인데, 익숙한 주제가 나와서 핑계 삼아 모공에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15년 좀 넘게 상업사진을 했고요. 주로 인물과 건축사진을 찍습니다. 잡지도 찍고, 광고도 찍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지금은 그쪽 일은 거의 접고 제주도로 와서 동네사진관 사진사로 살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땐 SLR에서 DSLR로 넘어가던 시기였습니다. 잡스의 아이폰이 아마 2007년에 처음 나온 걸로 기억하니까, 그때는 지금과 같은 의미에서 폰카는 없었습니다. 폰카와 디카 사이의 논쟁(?)과 비슷한 상황이 그때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있기도 했었네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하는 디카는 어쩔 수 없이 DSLR에 초점을 맞춥니다. 오래도록 써왔고, 그 촬영이 대부분이니까요.
저는 아직도 대부분의 촬영을 DSLR로 하고, 일상적으로는 리코의 GR2를 갖고 다닙니다. 폰카는 점점 비중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제 사진에서는 열세입니다. 물론 아내는 폰카를 아주 잘(?) 쓰는 편이어서, 아내가 폰카로 찍는 제주 풍경을 엽서로 만들기도 합니다. A4 절반 크기의 엽서까지는 폰카로 촬영해도 큰 이질감 없이 제작할 수 있습니다.
폰카와 디카의 차이를 몇 가지 생각해 보면,
1.
제게 가장 와닿는 부분은 소통과 표현의 차이입니다. 아이폰의 발명 이후로, 이전까지 문자언어가 담당하던 소통의 기능 중 많은 부분을 이미지언어가 대체했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이미지 중심의 SNS에는 문장 하나 없어도 타인의 일상을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내 소식, 감정을 전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장황한 텍스트가 필요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지요. 폰카는 그런 이미지를 통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든 가장 큰 공헌을 했습니다. 언제든 찍고, 가볍게 찍고, 바로 업로드 가능하니까요.
그에 비해서 DSLR을 쓰면 좀 다릅니다. 우선 촬영 장비 자체가 크고 무겁지요. 1. 촬영하고 2. 컴퓨터로 옮기고 3. 필요한 후보정을 하고 4. 업로드합니다. 촬영과 업로드 사이에 두 단계가 더 들어갑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수고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소통 말고, 뭔가 내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그런 쪽인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소통의 목적보다는 표현의 의지에 가깝습니다. 표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내 의도를 개입시킬 수 있는 공간이 많아야 하고, 그렇게 하기에는 DSLR이 폰카보다 더 많은 여지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2.
표현.에 보충되는 부분인데, DLSR이 가지는 풍부한 조작성이 있을 겁니다. 렌즈 교환을 통해서 화각을 바꿀 수 있지요. 화각은 단순히 넓게 찍고 멀리 당겨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각마다 이미지 문법이 약간 달라집니다. 광각에서는 화면 안에 있는 원근감이 과장되는데요. 멀리 있는 것은 아주 멀게, 가까이 있는 것은 아주 가깝게 찍힙니다. 그리고 그 멀고 가까운 것 사이는 엄청난 속도감을 가지는 직선과 곡선이 채우지요. 과장과 속도감. 이것이 광각의 특징입니다. 현대의 다큐사진에 많이 보이는 형태인데요. 빠르고 사건 많은 시대에 어울리지요. 폰카의 기본카메라는 대부분 광각 계열입니다.
망원은 좀 다른데요. 한 놈만 팬다.는 전설(?)처럼, 망원은 대상 하나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묻습니다. 다른 건 돌아보지 않지요.
표준화각이라고 부르는, 우리 눈의 원근감과 가장 닮았다는 화각은 이야기가 좀 더 복잡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선 빼겠습니다.
DSLR은 다양한 화각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원하는 이야기에 가장 적당한 화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폰카도 앞으로 다양한 화각에 대응하게 되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DLSR의 압승입니다.
3.
화질 부분은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차이입니다. 스냅용으로 GR2를 쓰는 이유도 작은 외형에 비해 큰 CCD 사이즈 때문입니다. 직업이니까, 언제 어떤 사진이든 혹시나 잡지나 인쇄용 원고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사진은 최소 A4 사이즈로 인쇄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준비합니다. 그럴 경우 폰카는 조금 위험한 선택입니다. 웹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원본 이미지로만 쓴다면 A4 정도는 어떻게 커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정까지 생각하면 조금 걱정이 됩니다. 물론, 예전 아이폰 사진을 광고할 때, 애플에서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지하철 역을 도배하곤 했었습니다. 가로 4미터, 세로 1.5미터 가까이 되는 사진들은 모두 아이폰으로 찍은 것인데 그 감동은 전혀 문제가 없었지요.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뭉개진 디테일과 계단처럼 꺾이는 명암 계조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4.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DSLR의 장점 중에 큰 부분은 뷰파인더입니다. 폰카를 쓰면서 개인적으로 어색하고 어려운 부분은 화면 구성입니다. 폰을 켜고 사진을 찍으면 화면 가득 장면이 잡힙니다. 그러면 폰의 테두리만큼, 딱 그만큼의 프레임을 빼면 그냥 시선의 확장이고 연장입니다. 저는 그게 참 어색합니다. 하지만 DSLR을 들면, 내가 보는 화면을 제외하면 까만 세상만 남습니다. 그러니까 까만 세상 속에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사각의 프레임. 그건 좀 다른 세상입니다. 일상이라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분이지요. 남들이 모르는, 나한테만 보이는 비밀스러운 장면을 발견한 기분이 사진을 찍는 쾌감 중에 큰 부분입니다. 이게 폰카에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사진으로 산책갈 때는 여전히 DSLR을 메고 45mm, 20mm 단렌즈 두 개를 챙깁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세는 폰카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글에서 다른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디카의 시장은 점점 줄어갑니다. 저처럼 직업으로서 장비가 필요한 사람은 계속 있겠지만 소수겠지요. 산업은 시장의 크기에 따라 투입되는 연구개발 역량이 달라질 겁니다. 폰카에 대한 발전은 당분간 계속 가속될 테고, 지금까지 전문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사진의 많은 부분이 폰카로 감당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지금 당장은 폰카와 디카의 성능이나 활용도가 다툴 여지를 남기는 수준이지만, 머지 않을 것 같습니다. SLR과 DSLR의 논쟁이 철지난 이야기로 들리는 걸 보면 말이지요.
좀 장황하네요. 새벽에 보고 괜히 주제가 반가워서 생각도 정리해 둘 겸, 적었습니다. 좋은 추석 되세요. 촬영 때문에 고향도 못가고, 제주도 사진관에서 씁니다.
표현의 영역에 있는, DSLR이어서 가능한 사진 한 장 함께 올려둡니다. 이 사진까지 폰카로 가능해 지면, 저도 카메라 바꿔야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이 참 멋집니다:)
ClienKit3 . iPXSMax
그런데 알파고를 보면서 처참히 무너졌죠. 큰 광학렌즈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는 의견도 언제가 그렇게 될거라 봅니다.
폰카에는 '대충샷' 이라는 특별함이 있다고 봅니다. 일단 절대적으로 많이 찍다보면 좋은 샷이 어쩔수없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
보도사진은 상업사진의 장비와 달리 조금 품질이 떨어져도 현장성이 더 중요하기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름카메라 시절에 종군기자가 전장에서 핫셀블라드 같은 대형 판형의 카메라가 아니라 소형 카메라를 가지고도 훌륭한 보도사진을 찍었던 거 처럼요.
전엔 나름 사진에 대한 집착이 있었는데.. 이젠 그게 점점 희미해져요...
이런글을 저는 되게 좋아하거든요
특히 소통과 표현에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크게 공감했습니다.
저도 현재 상황을 표현할때 사진만 보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다만... 폰카는 한계가 명확해서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거친 입자감이나 좁은 계조도 신경 쓰이고요
뷰파인더부분도 크게 공감되는게 미러리스를 사용해서 라이브뷰가 되지만
뷰파인더로 촬영할때 훨씬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라이브뷰로 찍으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화면에 나오는 정보들을 파악하기 힘든 느낌이 있었어요
그게 이런 이유에서였군요..
물론.. 제 지인들 기준으로 저만큼 사진 좋아하는 사람 없는거 보면
폰카가 대세는 대세입니다.
카메라 시장을 대부분 잠식하는건 필연이겠죠
어지간히 사진에 신경쓰지 않는 이상 위에서 말씀하신 두단계를 더 부담하는건 귀찮은 일일뿐이고요
사진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화질이 좋은게 뭔지 정의도 없습니다... 화사하면 화질 좋음...
문제는 시장이 작아지면 신품 출시나 출시가에 영향이 있어서 가격이 높아지는게 문제 ㅠㅠ
폰카의 화질이나 화각, 심도같은 광학적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물질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더군요
물론 폰카용은 아니지만 가장 큰 수요시장이 폰카가 될듯?...
아무리 그래도 센서 크기와 raw 파일의 한계 때문에
조각감 때문에 카메라는 계속 이어질거 같은데
가격이 점점 비싸져서
하드를 씨게이트에 팔아버린거 처럼요...
첫째는 화질.
둘째는 표현의 자유로움.(장비빨..)
셋째는 장비투자금액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애아빠 되면서 미러리스도 버렸는데요.. 모바일 짐벌도.
짐을 못 가져가겠네요.
결혼전에는 배낭싸들고 잘 돌아댕겼는데..
출장 갈 때 수트케이스 하나 들고 가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요.
"망원은 대상 하나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묻습니다. 다른 건 돌아보지 않지요" 무엇보다 이 표현이 계속 머리에 남습니다.
계속 읽고 또 읽었네요 ㅎㅎ
~ 카메라가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는 또다른 예술세계니 하는 정도로 심화되어 가겠지요~ 실제로 예술분야에선 그렇게 생각하고요~ 미디어가 예술로 들어 앉은지 꽤 되는 시점에선 일반인에게 카메라는 특수한 도구로 비춰질 날도 멀지 않으니깐요... 카메라만큼 인간의 시대적 문화와 직결된 도구들 자동차 TV 컴퓨터 등들도 그렇듯이요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애들이 워낙 천방지축이라 사진&동영상 대응이 빠른 폰카만 사용하게 되네요.
제껀 크랍바디에 유물이라 동영상도 안되지만요. 괜히 빛 못 보고 있는 렌즈들에게 미안하네요.
사실 dslr로도 jpg로 찍는 아마추어지만, 조만간 꼭 꺼내보긴 해야겠습니다.. ^^
마지막 사진도 잘 봤습니다!
그럼에도...광학적인 한계를 극복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ㅠ
렌즈 꼽고 파인더 보면서 찍으면 뭔가 그러해 보일거라는 태두리를 벗어나면 좀 해방되는 느낌도 들곤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 보다 순수 사진으로 접근하면 또 자유롭게 생각 되기도 하더라고요.
개인취향인거같습니다
최근에 학봉선생님의 영상도 그런면에서 상당히 공감되더군요.
성능은 꾸준히 개선되는 반면 점점 징그러워 지네요 ㅠ.ㅠ
개인취향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뷰파인더도 디지털로 된 뷰파인더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래서 소니 미러리스 잘나왔대서 흘낏거리다가도 마음을 돌리게 되네요...
D90/D700에서 언제 넘어갈지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는 중입니다.
새벽에 왠 어그로 한분이
아마추어도 유튜브 방송에는 전문가급 장비를 쓴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해 불편했는데 이 글은 술술 잘 읽히네요. ㅎ
저도 사진을 오랫동안 찍어오면서 많은걸 느꼈어요. 5D에 백통에 스트로브 풀셋을 들고 다니던 시절 나의 사진 목적이 무엇인가 고민되면서 현타가 온적이 있죠. 그리고 동호회에서 나보다 카메라가 안좋은 분이 멋진 사진을 찍는걸 보면서, 결론은 장비 구매욕심을 제외한 내 사진의 목표가 추억남기기였죠. 그후 기동성 좋게 5D 50.4로만 아직까지 생활하고 있고, 지금은 갤럭시가 거의 99% ^^
최근에는 영상으로 가족들 추억남기기 욕심이 생겨서 오즈모포켓을 샀는데...핸폰에 손떨림방지 기능이 좋아지면서 ㅎㅎ
저 사진은 그런데 왜 폰에서는 못 찍는건가요?(정말 몰라서 질문드리는거애요;;;)
1<2라고 가정할 때
기술이 발전해 부등식의 양변에 같은 양을 곱하면
1x2<2x2 이렇게 늘 부등호의 방향은 같은 것처럼
기술의 발전(x2)이 있다해도 물리적 한계는 늘 존재할 것입니다.
다만 가까운 미래에 저화소도 ai로 고화소의 좋은 품질로 프로세싱 되겠지만
그건 사진의 리얼리티를 고민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4번은 정말 동감합니다. 미러와 프리즘을 통해서 파인더에 나타나는 실제 피사체와 각종 정보들, 그 외에는 새카만 세상...
피사체와 내가 직접적으로 호흡한다는 느낌이 들죠. 이 느낌이 좋아서 아직도 SLR류를 좋아합니다.
기계적 성능이 혹해서 소니 미러리스도 함께 쓰고 있지만 후면 LCD나 LCD파인더의 피사체는 왠지 피사체가 디지털화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에 아직도 많이 어색합니다.
요즘은 디카는 놔두고 insta360 one x와 매빅에어 드론 그리고 스마트폰 이렇게만 가지고 다니게 되더라구요.
성능도 성능이지만 dslr만의 뷰파인더와 셔터누르는맛이 참 매력적이에요
잘 정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래가 망원을 좋아하진 않아서 광각 스냅 사진을 즐겼는데
아직은 화질이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dslr이 더 좋아요...
rf도 별루였던게 또 뷰파인더 때문이기도 하고.
미러 올라갔다 내려오는 철컥 그 느낌도
여행이나 제품사진같은거 찍을때는 미러리스로 찍습니다. 작은 액정으로 보면 그사진이 그사진인데, 모니터에 띄워보면 천지차이죠..
물론 찍는 양으로는 폰카가 월등하지만 신중하게 한장씩 찍어야 되는 사진은 미러리스로만 찍습니다.
그리고 빛을 쪼개고 쪼개서 렌즈를 통과시켜 CCD에 담아내는데,
빛 자체를 즉, 광질 자체를 물리적으로 개선시킬순 없으니까요.... 전 사진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DSLR을 유지하는게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글에서 사진에 대한 철학과 애착이 보여서 참 잘 읽었습니다.
폰카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폰카로도 만족 하는 사람들 입장이라 저는 보고 았습니다.
폰카로 충분한 사람들에게 아무리 dslr이니 미러리스니 설명을 해 봐야 폰카가 따라 잡는다고 하는데 .. 이건 서로 바라보는 시점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라 봅니다.
35mm 판형보다 64,65mm 가 있는 이유가 있고, 그걸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고 한데, 이걸 폰카로 다 따라 잡는다는건 1/4000 넘어가는 셔속에 대해 이야기만 해 봐도 그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봅니다. 즉, 폰카로만 다 된다고 생각 하는 시점으론 고성능 기계적 1안 카메라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할 필요도, 이해할 이유도 없는게 되니 아무리 더 좋다 한들 구차한 설명처럼 되어 저리는듯 하는거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하늘에서 장시간 찍는 360도 입체영상에 맛을 붙였는데 여태까지의 사진개념과는 여러모로 많이 다릅니다. 유튜브에 올리면 꽤 힛트칠것같은데 귀차니즘때문에 (..) 편집용 pc도 제온으로 바꿔놓고서 정작 손을 못대는군요.
여유되신다면 한번 구경이나 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DSLR을 잠시 써봤을때
뷰파인더보다 액정으로 앵글잡았다는건
이미 폰카에 익숙해져버린 슬픈습관이 되었네요. ㅎ
술술잘읽히는 글잘봤습니다.
저도 업으로 조형작품 사진을 찍었는데요. 지금은 다른일을 하며 간혹 부탁하는 건에 대해서만 찍습니다.
업으로 할때는 상시 DSLR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부탁이 들어오면 상급 DSLR을 대여하여 찍습니다.
그러수 밖에 없는 이유가...
첫째는 그 이미지를 인쇄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 인쇄된 결과물을 전문가의 눈으로 사진안의 작품을 읽기 때문입니다.
일반인 다수가 모르지만 사진안에 들어간 어떠한 작품을 평가하는 그 분야 전문가들은 사진으로 형태, 비례, 균형, 질감 등등 아는 만큼 판단하기 때문에 그작품이 가지고 있는 충분한 정보를 1컷으로 최대한 잘 담아 줘야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아직까지는 제 기술로는 폰카로 사물이 가지고있는 다양한 정보를 많이 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것은 한계인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러한 면에서 담아주신 현무암의 모양세가 참 재미있어 보입니다.
저를 누르고 있는 무게감도 느껴지고 일반적인 사물에 드리워지는 빛이 아니어서 참 재미있고 멋집니다.
"폰을 켜고 사진을 찍으면 화면 가득 장면이 잡힙니다. 그러면 폰의 테두리만큼, 딱 그만큼의 프레임을 빼면 그냥 시선의 확장이고 연장입니다. 저는 그게 참 어색합니다. 하지만 DSLR을 들면, 내가 보는 화면을 제외하면 까만 세상만 남습니다. 그러니까 까만 세상 속에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사각의 프레임. 그건 좀 다른 세상입니다. 일상이라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분이지요. 남들이 모르는, 나한테만 보이는 비밀스러운 장면을 발견한 기분이 사진을 찍는 쾌감 중에 큰 부분입니다. 이게 폰카에는 없잖아요. "... 10번 읽게 되네요... (아직 애월에 계신지는 모르지만) 애월쪽 가게되면 꼭 방문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