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고의 기록물 대통령은 누가 뭐라고 해도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시스템주의자였던 노대통령은 메모 한 장까지도 다 기록으로 남겨,
후세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 동안 퇴임할 때 몽땅 가져가서 파기하곤 했던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남기기 위해,
여러 입법을 포함한 시스템을 마련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기록에 무지몽매한 정치권과 우리 정치권보다 더 수준 낮은 몇 안되는 집단 중 하나인 언론의 무관심 속에,
그의 업적은 가려지고, 정치적 공격의 대상으로 전락되었지요.
MB 정권은 황당했던 가 봅니다. '아니 대통령이 왜 기록물을 남겨?'
사료로서 가치가 거의 없는 자료만 남겼다는 의혹도 있고,
'마사지'가 가능하도록 기록은 연필을 선호했다는 의혹제기도 있었을 정도지요.
더 가관인 것은 기록물 관리의 체계를 만든 노대통령을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만행을 저지른 거죠.
노대통령은 우리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퇴임 후 서울에 살지 않고, 자기 고향으로 낙향한 대통령입니다.
모든 게 서울에만 몰려 있는 우리나라에서, 퇴임 후 지방에 내려가 있는 전직 대통령을 배려하는 어떤 시스템도 없었지요.
기록을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노대통령은 퇴임 이후,
당신의 정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집필하실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모든 자료를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한 상태이다보니,
회고록을 기억에 의존해서 써야 하는 모순에 직면하게 됩니다.
물론 시스템주의자셨으니, 당연히 거처에서 전용망으로 자기가 이관한 기록을 참고할 수 있도록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셨지요.
노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잘못이라면,
이 일을 재임 중에 마무리하지 못하신 겁니다.
물론 후임자가 어련히 알아서 해 주겠느냐는 나이브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의 참모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몇 안되는 오점 중 하나가 이거 아닐까 생각하고 있지요.
어쨌거나, MB는 '전직에 대한 예우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말을 '한 인간이 자기가 내뱉은 말을 어떻게 생까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처합니다. 그냥 '못해준다. 보고 싶으면 차타고 성남까지 와서 보고 가는 건 안 막을게' 이런 식이었습니다.
천하의 개X끼죠. 정말...
협조가 될 줄 알았는데, 후임자가 해준다는 소리를 안하고, 새정권 눈치보는 기록물관리관장이 '기술적 난색'을 표하는 사이에
노대통령은 퇴임합니다.
퇴임하자마자,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집필하고 싶으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이관한 자료의 사본을 봉하로 가져 갑니다. 보안 문제가 있으니, 인터넷 연결도 없는 PC로 만들어서요.
그런데 이걸 MB 일당들이 문제 삼았지요. '절도범' 취급을 합니다, 개X끼 기레기들까지 합쳐서요.
온갖 모욕을 주는 것도 모자라, 차마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하니, 참모들을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죠.
노대통령은 몇 차례 공개서신으로 항의하다가, 참모들이 기소되자 '여기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히고 사본을 돌려주고,
집필 작업을 hold 하게 되셨지요.
이 모든 일을 우리 문대통령이 목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문대통령은 우리 역사에서 두 번째로, 그의 선배이자 친구, 그리고 동지였던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
퇴임 이후 다시 양산의 사저로 돌아가시는, 즉 낙향하는 대통령이 되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이 하고 싶었으나, 못다 하고 가셨던 '대통령 회고록'을 집필하게 되실 겁니다.
당신이 겪으셨으니,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양산에서 세종까지(성남에 있다가 세종으로 이전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고록 쓰다가 자료 참고 필요할 때마다
왔다갔다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냥 세종시 기록물 관리관에만 기록을 남기고, 거기서만 보라는 건, 회고록 쓰지 말라는 소리죠.
전직 대통령의 제대로 된 회고록이 하나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MB가 쓴 거짓과 위선의 말장난이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회고록(이런 용어 쓰기도 부끄러운 저질 기록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인 나라라니, 이게 아시아 1등 민주주의 국가라는 국격에 맞습니까?
문대통령은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고 싶으신 겁니다.
마침 미국은 대통령마다 기록관을 건립해서 자신의 정부가 만든 기록물과 기념품들을 다 전시하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기념관들은 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구요.
이게 문재인 정부가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건립하려는 취지 같습니다.
아마 부산 인근에 지으려고 하시는 것 같네요.
근데, 이 관장을 해당 대통령이 추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혈세를 들여 쓸데 없이 기록관을 짓는다'는 프레임으로 엮네요.
진짜 개X끼들입니다, 진짜...
후세에 죄짓는 짓입니다.
기록에 대해서 무지한 서생들의 자해입니다.
그들에게 역사가 가할 수 있는 최악의 형벌이 언젠가는 가해지길 기도하고 싶을 지경입니다, 진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