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도 있고 시간상 이번 조국 후보자 기자 간담회 전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보면서 스스로도 여러 생각이 들어 짤막하게나마 소회 남기고자 합니다.
조국 후보자도 말씀해 주셨지만 이번 현안에 있어 가장 중점적인 것은 금수저로 살아 온 자가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 할 수 있는가 혹은 그걸 일반 시민의 입장으로서 어떻게 받아 들일 수 있는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먼 이야기지만, 저는 대학 시절 생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과외해서 돈을 버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거의 늘상 가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내 또래를 보며 나와 저 친구가 달라봤자 뭐가 다르다고 저 친구들 몇 시간 일해 벌 수 있는 돈을 나는 한 시간만 해도 벌 수 있는 것일까. 한국 사회의 교육 제도와, 사회 제도를 비판하면서도 별 거 아닌 대학 계급장으로 혜택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 떳떳한 것일까는 고민을 엄청했습니다. 그로 인한 고민으로 한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기도 했지만 별 수 없이 또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다시 과외에 뛰어들었고 제가 내린 결론은 정말 열심히 가르치자, 학생들한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나아가 제도를 바꿔나가는데 일조하자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하고 있다고는 말씀 못 드리지만, 그러한 마음으로 현재 미국에서 박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부 자체가 재밌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까지 공부를 계속 해오는데 있어서 첫 번째 원동력은 철저히 부채 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내가 자라며 지내며, 받아 온 사회로부터, 사람들로부터 혜택이 나로써 끝나면 되지 않는다, 이걸 이어나가고 더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 마음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이어나가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조국 후보자처럼 금수저로 자랐거나 혹은 그 자녀에도 금수저의 환경을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저도 미국에서 공부를 하며 누군가를 만나고 여기서 출생을 하게 된다면 국적상 미국인인 자녀를 낳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그 자녀는 한국말보다 영어가 편할테고 제가 학위를 마친 후 혹은 일을 더 하다가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저는 그 나름의 혜택을 계속 자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외고를 알아 볼 수도 있고, 남자 아이일 경우 그리고 그 아이가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미국에서 살고 싶어한다면 한국 시민권을 포기하는 식으로 흐를지도 모릅니다. 이 외에도 악용이 아니더라도 사회 제도 안에서 나름의 혜택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줄 것임도 분명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러한 맥락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 채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 시점의 단면으로만 사건을 파악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너는 흙수저인데도 자식은 금수저처럼 키우고 싶어하냐, 혹은 반대로 너는 금수저라 금수저처럼 자식 키워가면서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맞느냐의 논쟁에서 조금은 벗어날 필요가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서로 다른 수저를 갖고 태어나고 자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 역사를 통틀어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지만, 자기가 가진 수저에 상관 없이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하고 보다 그 수저의 격차가 줄 수 있도록, 설령 흙수저로 태어났어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에 대한 존엄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주장하고 설파하고 또 그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정의롭고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저 같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만이 정의와 공정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도 있을 뿐더러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들이 공존할 때 오히려 풍성한 논의 및 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소수자에 대한, 약자에 대한 많은 사회적 변화들은 단순히 그 약자로부터만 이야기가 커졌을 때 일어나기보단 설령 그 계급, 계층에 있지 않은 이의 목소리들이 합세 되었을 때 많은 사회적 진전,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러할 능력도 되지 않고 또 그러한 자리 욕심도 없지만 오늘 조국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를 보며 나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과연 법적인 테두리 안에 살았다고 해도 모든 것 앞에 떳떳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그럼에도 내가 나아가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았고 또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당장 어떤 행동을 할 수 없더라도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각자 선자리에서 본인의 일을 해내다보면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그렇게 모인 마음들 이야말로 우주의 기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글들, 댓글들 보면 비단 조국 뿐만이 아니라 가진자 들에 대한 피해의식과 적개심을 품고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식인데 이제는 그런 의식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피해의식으로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고, 이것이 어떤 정치적 사고에 개입하게 되면 아주 뒤틀린 판단을 하게 되지요.
한국당에서는 그런 점을 잘 알고 청문회를 미루며 흠집내기에만 열올린 것 같고요.
반 백년을 살면서 개인과 사회의 방향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해왔고 하고 있지만 늘 마음속에는 옳은 삶을 살기를 바랬습니다.
위애 댓글 중에 있는 말처럼 금수저 흑수저 이전에 누구나가 정의로움을 말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두 정권을 지나면서 옳은 것을 이야기하면 뭔가 움츠러드는 듯한 기분이 드는 환경이 얼마나 개인과 사회를 갉아먹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번 계기로 정의와 옳음을 자신있게 주장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흑수저 금수저란 사회주의적인 단어 이전에...
바르게 살려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한테는 온갖 조롱을 해서
대체 기레기나 댓글부대나 본인들이 얻는게 돈 몇푼말고 더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금수저들도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다수의 환영을 받으며 살아갈 때 흙수저들의 원망도 줄어들 수 있을겁니다. 그릇의 크기대로 할 일을 다하면 누가 원망하고 비난할까요.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지언정 꼭 한국을 위해서만 살아야한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류를 위하는 일, 그리고 개인의 삶... 모두 중요합니다. 최선이고도 올바른 결정을 하면서 살면 충분합니다
정작 그들에게서 남몰래 썩은 동앗줄이라도 내려오면 잡고 싶어하는게 사람의 욕심이죠
조국 후보가 금수저여서 여유롭게 정의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편견보다
남보다 잃을게 더 많은 상황에서 옳은 길을 선택한 용기를 믿습니다
윗 말씀에 너무 공감합니다
자신의 수저와 상관 없이 흙수저로 태어나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에 대한 ~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문장이 헷갈리게 됐네요. 지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