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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진영논리가 아니라 계급 관점의 접근이어야
일각에서는 조국이 검찰 수사나 청문회로 위법 혐의를 벗으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조국 의혹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조국에 대한 서민층의 경악과 분노는 촛불 운동을 계승하겠다고 한 정권의 실세가 실제로는 재산을 불리고 물려주는 과정에서 구 적폐 세력과 전혀 다를 바 없이 행동했기 때문이다. 계급 불평등 현실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자녀 세대에게 경제·사회적 지위(학벌, 경력, 직업, 재산)를 물려주려고 벌인 일들은 이 사회 “그들만의 리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조국은 진보적 가치와 양심을 부르짖던 “강남 좌파”(진보적 ‘언행’을 하는 특권층을 비유하는 말)로 불려 왔는데, ‘좌파’가 아니라 ‘강남’에 존재의 본질이 있었던 것이다.
조국 후보자 일가가 자신들이 소유·경영한 사학재단 웅동학원과 재산 분쟁을 벌인 일, 알고 보니 일가친척만의 돈놀이였던 사모펀드 등은 (드러난 것만 놓고 봤을 때) 세금 등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면서 사유 재산을 불리고 상속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여느 지배자들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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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붕어”
노동자·서민층 사람들은 대학 입학을 위해 이런 종류의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아마 대다수는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다. 자립형사립고 등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겠지만 말이다.
동사무소 말단 공무원 업무, 공장 제조 라인, 건물 경비, 마트 캐셔 일을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명문대 지원 자기소개서에 넣는다고 생각해 보라. 이 체험을 나열하고서 “고교 시절부터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과 실습 경험을 갖춘 인재를 놓치는 것은 … [미래의 인재를] 놓치는 것”(알려진 조국 딸 자기소개서에서 인용)이라고 당당하게 쓸 수 있을까?
사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상상해 봐도 별 도움이 안 될 텐데, 일단 그런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경쟁에서 차별성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공한 전문직과 달리 노동자 직업 체험을 하려면 부모가 아니라 사용자의 허가부터 받아야 한다.
친문 인사들의 뻔뻔한 옹호와 달리, 이런 과정들이 ‘합법’이라고 해도 분노를 경감시키긴커녕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그것들이 합법이라면, “그들만의 리그”가 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서민층 자녀들은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박탈감이 이른바 “국민 괘씸죄”의 배경이다.
조국은 7년 전에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을 쏟자”고 했다. 이제 보니 용은 따로 정해져 있으니, “붕어, 가재, 개구리”로 계속 살아가라는 격려였나 보다. 즉, 서민층 청년들과 상류층 청년들은 애초에 계급이 다른 것이다. 문재인 아들 문준용이 어리석게도 조국 딸을 공개 응원한 것도 동류 의식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조국 본인이 부와 권력보다 진보적 가치와 양심을 더 중시하라고 설파해 온 온건한 ‘진보 지식인’ 출신이라는 것이다. 개혁 촛불 정부를 표방해 놓고는 실제로는 박근혜 적폐를 실천하는 문재인 정부의 위선과 똑 닮았다. 이러니 조국의 위선은 청년 세대에게 배신감과 분노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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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둘이 실제 아무 문제없으니 내로남불식 비아냥으로 까더군요.
측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