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기엔 디자이너들이 '이게 맞다' 라고 생각하는 디자인과, 마케터들이 '이게 맞다' 라고 생각하는 디자인의 간극이 좀 있다고 봐요. (참고로 전 마케터 였습니다)
디자이너가 만들어온 다지인이 가끔 고객의 눈높이와 다르거나 다소 '작가주의적' 이라고 보이는 때가 없지 않아요. 그럴 때 '이건 좀...' 이라고 지적하면 '창의력을 방해하는 꼰대'라고 뒷담화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적지 않아요. 디자이너는 항상 옳고, 마케터는 항상 꼰대.. 는 아니니까요.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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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안허세킹님 솔직히 제 하드에 있는 내용 만으로도, '디자이너들이 이런 황당한(!!!) 디자인을 들고 왔는데, 마케터들이 이렇게(!!!) 그나마 정상적으로 살렸다(?) 라고 할 수 있는게 많아요. 이것 역시 한쪽 말만 들어선 안되는 얘기들인거죠.
아비비닉
IP 210.♡.102.7
08-19
2019-08-19 0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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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닌건 왜 아니고 맞는건 왜 맞는건지 적어도 설명해주시는분이 일하기 좀 더 편하죠.
" 아~ 잘모르겠는데 좀.. 흠..아 알잖아~ " 라고시작하면서 추상적이고 비언어적인표현하면서.. 알아서 잘해달라는순간부터..
디자인.. 산으로가는거죠 뭐..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1: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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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비닉님 반대로 제 경험을 예를 들자면, '이건 왜 여기에 있나요?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건데, 소비자들이 읽기가 너무 힘들어요' 라고 하면, '멋지잖아요? 요즘 트렌드인데요?' 라고 하는 디자이너들도 많아요. 처음부터 제작물의 목적과 주요 강조점, 유의사항들을 전달해 드려도, 마감시한 임박해서 가져오시는 건 '작가주의' 적인 현란하고도 컨템포러리한 '자기만족성' 디자인들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2: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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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비닉님 솔직히, '작가주의적' 이더라도 그나마 '크리에이티브' 하기라도 하면 그 노력이라도 충분히 인정해 드려요. 어떤 경우 (대부분의 경우는 절대 아니고요) 일부러 일정 빡빡하게 만들면서 예전에 했던 그 디자인 패턴 그대로 약간만 변형해서 '타성적인' 시안으로 가져오는 경우가 제일 열받죠. 이건 '일정이 빡빡한데, 니가 어쩔건데? 그냥 하던대로 쉽게 가지...?' 이 얘기거든요. 뒤집어 엎으면 회사 내에서 일정 못맞춘 내 책임이 되는거고, 그냥 가면 내가 바보 되는거죠.
아비비닉
IP 210.♡.102.7
08-19
2019-08-19 0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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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안허세킹님 맞는 말씀 하셨네요. 진짜 그래요. 저도 디자이너로 제 의견말할 때 항상 근거 달아서 말해야 다른분들도 이해가 빠르시거든요. 제품하나 만들때도 버튼 위치나 볼륨하나도 이유가 있는법인데, 그냥 이뻐서요~ 하는디자이너들도 너무 많죠.. 그런것들도 주로 산으로 가구요..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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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비닉님 마케터나 기획자 중에 '아~ 잘모르겠는데 좀.. 흠..아 알잖아~' 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디자이너분들 중에도 '아~ 디자인 모르시네. 딱... 이게 요즘 디자인인데, 이런게 먹어준다니까요' 라는 분들도 계세요. 한쪽은 이성적이고 한쪽은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제가 보기엔 그냥 양쪽의 입장이 다른거에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상업적 홍보물은 순수예술이 아니라는거죠. 분명이 '상업적 목적' 을 갖고 있는건데, '예술적 완성도' 를 앞세우시면 곤란한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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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비닉님 제가 현업때 너무 답답했던 게 많아서 말이 너무 많았나 보네요. ㅎㅎ 그래도 디저인 팀장님하고 제일 친한 술친구였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고집도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하더라구요. 여튼, 서로 바라보는 입장이 다른 만큼 절충점을 찾고 합의를 하는 게 서로 감정 상하지 앟는 방법인 것 같더라구요.
아캄
IP 118.♡.250.203
08-19
2019-08-19 0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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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맥락에서 5번 그림이 정말 익숙하지 않아서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인지 궁금하네요. 너무 난잡해보이기만 하는데 말이죠..
@아캄님 TPO 에 따라 다릅니다.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는 게 목적인지, 저 홍보물이 주행중인 차량에 보여질 것인지, 쇼핑몰 입구메서 보여질 것인지, 캠페인 참여자에게 뿌려질 전단지인 것인지도 고려해야 하죠. 맥락 없이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아이비씨_
IP 211.♡.169.50
08-19
2019-08-19 01: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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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만 되면 비슷한 글이 올라오고 보는데, 볼 때마다 공감되는 걸 보면 대단합니다.
거부기군
IP 59.♡.86.205
08-19
2019-08-19 0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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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스크랩~♥
제리클
IP 123.♡.11.33
08-19
2019-08-19 01: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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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정말 대단하세요.. 다음 글도 기다리겠습니다. 저도 스크랩해둘께요
풀뜯어먹는소리
IP 210.♡.104.33
08-19
2019-08-19 01: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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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말.....언제쯤 볼 수 있나요?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2: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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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뜯어먹는소리님 "맘편히 작업하시고 작품이 완성되면 알려주세요." 는 순수 예술에서나 들을 수 있는 얘기죠.
류우
IP 125.♡.24.201
08-19
2019-08-19 0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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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 작성할때 느낌있게 해달래면 어쩌라는거지 싶었는데 이거 보니 감이 좀 오네요 ㅋㅋ
IP 174.♡.17.93
08-19
2019-08-19 0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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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네요. 아는 디자이네에게 보여줘야 겠네요
빨간소금
IP 1.♡.97.152
08-19
2019-08-19 02: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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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ㅎㅎ
한글2자_영문4자_이상
IP 125.♡.177.184
08-19
2019-08-19 02: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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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에게 오더 내리는 사람은 비전문가라서 전문가인 디자이너가 좀 더 많이 답답해야 정상입니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구도는 이렇게, 채색은 어떤 계열로 딱딱 떨어지는 오더는 디자이너와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거나, 디자인으로 돈 버는 조직 이외에는 사실 기대하기 힘들죠.
시베리안허세킹
IP 66.♡.208.84
08-19
2019-08-19 02: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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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2자_영문4자_이상님 '비전문가' 라기 보다는 '다른쪽의 전문가' 죠. 결국 '디자인을 포함한 완제품' 이 어떻게 소비될지를 판단해야 하는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거든요.
littlebig
IP 115.♡.254.121
08-19
2019-08-19 13: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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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클라이언트가 디자인된 페이지에 위에 네임펜으로 썼던 단어가 생각나네요.. '좀더 엘레강스하게' '좀더 세련되게'
아이스머스켓
IP 222.♡.211.163
08-19
2019-08-19 15: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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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낭낭하게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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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공감됩니다.
저는 업계는 다르지만. 저런식의 책에도 안나오고, 현장에서 부딪혀야만 깨닫는
클라이언트와의 미묘한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절대 남에게 안가르쳐 줍니다.
젤 싫어하는 멘트들
멋지게, 이쁘게, 화사하면서 도시틱하게 등등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답정남/녀 더라구요.
본인 머리속으로 답을 정해놓고, 얘기를 하는분들이 많아서 언젠가부턴 예시를 보여달라고 말하는편입니다.
달지 않은 설탕...
ㅋㅋㅋ
100프로 동감합니다
알찬 내용 감사합니다.
조금? 많이?
어떻게든 쥐어짜내라고 하는 심리
그거 말고돞재미있는 글이 꽤 있어요 ㅎㅎ
https://brunch.co.kr/@roysday#articles
디자이너가 만들어온 다지인이 가끔 고객의 눈높이와 다르거나 다소 '작가주의적' 이라고 보이는 때가 없지 않아요. 그럴 때 '이건 좀...' 이라고 지적하면 '창의력을 방해하는 꼰대'라고 뒷담화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적지 않아요. 디자이너는 항상 옳고, 마케터는 항상 꼰대.. 는 아니니까요.
" 아~ 잘모르겠는데 좀.. 흠..아 알잖아~ " 라고시작하면서 추상적이고 비언어적인표현하면서.. 알아서 잘해달라는순간부터..
디자인.. 산으로가는거죠 뭐..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구도는 이렇게, 채색은 어떤 계열로 딱딱 떨어지는 오더는 디자이너와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거나, 디자인으로 돈 버는 조직 이외에는 사실 기대하기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