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경제 보복조치로 ‘한국 때리기’에 나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폭주를 일찌감치 예견한 책이 있다. 2013년 일본 지식사회를 뒤흔든 ‘영속(永續)패전론’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무참히 패배한 일본이 지금까지도 패전을 부인할 수 있었던 건, 전승국 미국에 안보와 경제를 위탁하며 무한 종속되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굴복의 대가로 얻은 것은 번영과 안정, 아시아에서의 맹주 자격이었다.
하지만 버블경제 붕괴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기묘한 전후 체제는 무너졌고, 대일본제국으로 회귀를 꿈꾸는 우익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아베 정권이 탄생한 배경이다. 여기서부터 커다란 모순이 발생한다. 대일본제국 시절을 긍정하려면, 미국을 극복해야 하지만 일본의 기득권을 장악한 보수 세력들은 미국의 품을 떠날 자신도 없고, 그럴 처지도 못 된다. 그 결과 대미관계에서 좌절된 내셔널리즘의 스트레스를 아시아를 향해 분출하는 데 몰두할 것이란 게 책의 골자다.
과거의 만행을 인정하기는커녕 “우리는 절대 지지 않았다”고 몸부림 치는 일본 우익들의 속내를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한 이 책의 저자는 시라이 사토시(白井聡ㆍ42) 교토세이카대 총합인문학과 교수다.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의 민낯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아베 정권의 저격수로 떠오른 그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아베 정권이 한국에 적대 정책을 쏟아내는 이유로 “아시아 일등국에서 밀려났다는 불안감과 좌절감에서 집단적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의 대미 종속 구조를 지탱하는 한 축인 한반도 냉전 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혐한(嫌韓) 정서가 일부 우익뿐 아니라 평범한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보수세력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디어를 통해 혐한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우익 남북 화해에 경련적 반응
-아베 정권이 강도 높게 ‘한국 때리기’에 나선 배경은 무엇인가.
“단기적 목적은 지지율이다. 일본 사회에 혐한 감정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사람들에겐 1945년 패전 이후에도 절대 깨지지 않는 명제가 하나 있다. ‘아시아의 일등국(선진국)은 일본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정에 비춰 보면, 한국은 영원히 일본의 동생으로 남아야 한다는 게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일본은 더 이상 아시아의 일등국이 아니다. 중국과 한국의 경제성장은 일본을 이미 넘어섰거나, 위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단적 히스테리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해선 강경 일변도로 대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스트레스의 배출구를 한국으로 정한 것이다.”
-아베 정권의 폭주는 어디까지 갈 것으로 보나.
“경제 보복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틀을 재조정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등 보수 우익 세력은 미국에 복종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장 받는 현재의 대미 종속 구조를 유지하는 게 최대 목표다. 이 체제를 유지하는 핵심 축은 한국전쟁으로 파생된 한반도 냉전이다. 그런데 최근의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전쟁이 종식될 흐름을 보이자 경련적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전쟁은 끝나선 안 되고, 끝낼 것이라면 재개하는 편이 낫다라는 게 아베 정권의 속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묻는다면, 한마디로 ‘화해하지마!’다.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경제 보복을 계속 하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은 한일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거사 등 한일 간에 불거진 역사 문제에 대해선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종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쏟는 이슈다. 그의 야망을 실현하는 데 일본이 방해가 된다면, 아베 총리에게 매우 엄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여긴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아베는 반항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 보인다.”
-일본 국민들은 아베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베 정권은 대체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동시에 반(反) 아베를 외치는 국민들에겐 엄청난 혐오를 받고 있다. 지난 달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이기긴 했지만,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아무도 승리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문제는 투표율이 50%를 밑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일본인이 정치에서 도피한 채 판단을 하지 않고 그저 ‘수탈’ 당하는 대로 살고 있다. 공민의식이 없으니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에선 일본 여행 자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 하는 양상인데.
“관광객이 많이 줄어 규슈 지방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 여행 보이콧이나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 경제에 엄청난 손해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일본 재계가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들 역시 친미 보수 정치 세력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대항하지 못할 것이다.”
-한일 관계가 회복되기 위해서 역사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아베 총리와 같은 일본의 친미 보수정권이 계속 유지되는 이상 역사 문제에서 근본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체제가 타도되거나 스스로 붕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베 정권은 견고해 보이지만 심하게 부패하고 있다. 아베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일본 시민들의 각성이 매우 중요하다. 패전을 직시하고, 과거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시작이다. 역사 지배력을 잃은 권력은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지배력을 잃고 말 것이란 점을 기억하자.”
-한일 양국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래를 바꾸는 일은 양국 시민들에게 달려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의식이 매우 빈약하다. 미디어가 ‘친일이냐, 반일이냐’의 프레임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인데, 상대국의 역사관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게 필요하다. 한국 시민들은 매우 이성적이다. 그럼에도 내셔널리즘에 갇힐 우려는 상존한다. 그래서 늘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깨트리기 위해선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을 찾아 협력해 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의 국민이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서부터 공감대를 찾아가야 한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469&aid=000041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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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 만한 내용인 것 같아 퍼왔습니다.
근데 아베가 내려와도 불매는 멈추지 않을듯
본문에도 있지만 아시아의 맹주?
맹주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
중국한테 찍소리도 못하는 처지에
무슨 맹주인가요? 과거의 영광에
매몰되어 사는 애들이 꿈도 야무져요
일본열도의 숨통이 끝날때까지,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영원히 한다.”
아베만 내려오면 다시 재탕할 수 있는 포석을 미리 까는 격.
아시아의 4마리용 이라고 불리우다가 우리나라가 치고 나가니 대만 정치인들과 매스컴이 입에 거품을 물었죠.
아랫물은 겉으로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윗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인당 GDP는 한국에 추격당하고 있으니
환장하겠죠.
역사적 정체성은 전범국+패전국 크리로 현대사에서 이미 매장각이니 왜곡 모르쇠로 일관중이고...
문화적 정체성은 만화 빼고는 남은게 없는데 이마저도 점점 매니아 문화가 되어가고 있고...
경제적 정체성이 마지막 끈이었는데 환장 안할 수가 없겠죠.
하지만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결국 도태되는 건 일본일겁니다.
적어도 한국 내에 있는 토착 왜구는 찾아내서 끝장내야해요.
/Vollago
한반도 평화분위기로 북한의 존재가 희미해지니
일본의 적을 남북한으로 다시 잡고 그것에 기대어 살아남으려 발악 하는 것이지요.
거기에 서열을 절대적으로 중시하는 일본인의 정서상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한 남한의 경제가 일본을 뛰어 넘아가는 것이 뻔히 보이니
이 난리를 치는 것입니다.
(덧붙여서 기사 잘 봤습니다)
이러니 외국 정상에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현상까지..
총체적 난국이군요.
원래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포장하고 과거를 부인하며 애쓰는 꼬락서니가 우습네요.
계속 하향곡선을 exponential 함수로 그려가기를 바랍니다.
게다가 아베가 3선 금지규정을 바꿨듯이 또 안바꾼다는 보장도 없고, 지난번처럼 아소에게 잠깐 총재 물려줬다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일 아베가 정계은퇴한다고 해도 자민당 후계 구도는 아베 못지 않은 사람들이 후보입니다. 아소 다로, 기시다 후미오가 유력한데 아베보다 더하거나 비슷할겁니다.
이시바 시게루가 되어 나아질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시바 지난번 총재 선거에서 보니 앞으로도 당선되기는 힘들듯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