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본 사회와 우경화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일본이 우경화하는 것은 아베 때문이 아니고 일본 사회가 특이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길게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지므로 아주 짧게 쓰겠습니다.
일본은 700년 동안 왕이 유명무실했습니다. 국토 모양새나 개발 과정 등으로 인해 지방 세력이 독자성과 세습화가 컸는데, 막부라는 무력에 기반한 세력이 중앙 권력을 장악하고 이를 이끈 쇼군이 왕을 대신합니다.
하필 덴노(천황이므로 일본에서는 천황을 중국의 황제와 동격 내지는 상위로 보는 외교 태도를 오랜 세월 견지합니다. 황제는 하늘이 정해주고 하늘을 대신한 대리자 개념이지만, 천황은 그런 황제 중에서도 최고라는 허세 곁들인 주장, 아니 그 하늘 자체라는 거죠. 중국이나 한국의 왕조에 비래 부족한 권위를 더 과한 형식으로 덮은...)라는 호칭 덕에 쇼군은 중국 황제와 동격 또는 그 이상인 천황 아래서 실제로는 일왕처럼 군림하는 형태가 됐습니다.
몇 번 막부가 다른 핏줄의 쇼군으로 바뀌나 이건 다른 나라로 치면 왕조가 바뀐 것과 같을 뿐, 덴노를 내세우고 쇼군이 실권을 장악하는 형태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19세기에 메이지 유신이 모든 걸 바꿉니다.
유신을 일으킨 세력은 막부를 타도하고 일왕을 실질적인 왕으로 복귀시키겠다고 주장하며 명분과 정통성을 갖게 됩니다.
왜냐면 자신들은 덴노의 수호자이자 왕조처럼 이어져 온 쇼군보다 명분도 정통성도 없이 세습 가문도 아닌 일개 지방의 하급 무사와 신진 세력들의 결합체였으니까요.
권력을 장악하고 막부를 몰아내고 나서 그들은 일왕에 대한 숭배를 강요합니다.
일왕을 수백년만에 되살려내니, 수백년 동안 왕의 정통성보다 쇼군의 칼 앞에 복종하던 일본 국민들이 왕이 뭐임??? 하다가... 결국 이에 순응하게 됩니다.
일왕 숭배를 위해 일본의 종교인 불교와 신도 세력을 탄압하고 이들 종교를 비틀어 버려서 가장 큰 종교였던 불교는 다른나라와 달리 기형적으로 변했고 신도 또한 일본 사회에서의 위치가 바뀌게 됩니다.
일왕에 대한 충성을 상징하는 미담을 양산해내고 온 국민이 군국주의 아래 총칼폭탄화 시킵니다.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 청나라, 러시아, 영국, 그리고 미국 등과 전쟁을 거치면서 이 일왕 숭배는 더 강화됩니다.
전쟁이 패배로 끝나고 일왕이 스스로 신의 위치에서 내려오고 나서도, 일본 국민은 일왕의 존재에 대해 그동안 세뇌된 것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감히 일왕에게 전쟁 책임을 물을 수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미국이 군정을 하며 전쟁 책임을 사실상 묻지 않으면서, 일본 전범들이 살아남고 권력을 유지합니다.
전쟁 중 일본의 권력은 메이지 유신을 일으킨 후예들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부와 전쟁을 수행하는 육군을 중심으로 하는 군부였습니다.
일왕도 권력이 있었으나 가장 핵심은 이들이었고 이 둘이 서로 권력 다툼마저 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군대를 가질 수 없는 나라가 되면서 군부는 몰락하고 세습 정치를 해온 메이지 유신을 일으킨 세력의 후예들이 처벌받지 않으며 권력의 핵심을 유지합니다.
그 상태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일왕 자신마저도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을 명문화했다가는 경제적 지원이 끊길 것이고, 과격 세력 중 일부 실망한 사람에 의한 테러도 예상 가능합니다.
일본 정치권의 핵심인 유신과 전범 세력 후예들도 전쟁 책임에 대한 인정을 하면 일본 국민에게 외면 받습니다.
일본 국민도 일왕의 특이한 위치 탓에 일왕을 버리지 못합니다.
일본 언론도 일왕에 대해서는 감히 뭐라 못합니다.
결국 누구도 나서서 이걸 바꿀 수가 없습니다.
전쟁 책임에 대한 반성을 하고 정치권에서 핵심 세력을 퇴출하려면, 결국 일왕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걸 아무도 꺼낼 수가 없다는 거죠.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래로 침략, 즉 우경화의 길로 달려왔습니다.
딱 한 번 흐름이 달라 보였던 적이 있는데, 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입니다. 정확히는 1975년 무렵부터 서서히 생겨나서 1980년대에 세력을 키워 1990년 초중반까지 이어진 흐름입니다.
일본에서 위안부가 발굴되고 전쟁에 대한 참혹상과 문제가 시민 단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반성의 분위기가 생깁니다.
시민 단체의 반성과 변화 요구를 정치권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 전쟁 책임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가 나옵니다.
그리고 일왕도 통석의 념이라는 표현으로 전쟁 책임과 한국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합니다.
이것은 우리 입장에서 통석의 념이라는 말장난 같은 뭔 말도 안 되는 개소리여??? 가 당연하지만,
일왕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였던 겁니다.
그 당시 일왕은 아버지 시절의 전쟁을 태자 위치에서 목도하며 전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쟁 책임에 대한 본격적인 반성은 일왕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 기간 세뇌에 빠져온 일본 사회는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본 사회는 잠시동안 낮은 수위로 인정하는 듯하던 전쟁 책임을 다시 전면 부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우경화로 되돌아가는 걸로 나타납니다.
아니,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래 우경화를 멈춘 적이 없습니다. 1980년대~1990년대 초중반 잠깐의 흐름조차 우경화의 반대라긴 보단 우경화가 주춤한 정도였습니다.
일왕에 대한 일본 사회의 문제는 매우 특이한 형태와 의식으로 나타나서, 이걸 풀어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너무 이상하고 특이하게 일본 사회에 뿌리박혀서 세상에 과연 이것과 비교할 게 뭐가 있나란 의문도 있지만, 제가 볼 땐 비슷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슬람 원리주의입니다. 서구와 기독교 세력이 식민 지배를 통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으면서 이슬람은 자신들의 종교를 중심으로 뭉치는데, 문제는 이게 시간이 지나며 종교를 앞세운 걸 넘어 종교에 몰입해버리고...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사회 전체가 오랜 기간 종교 몰입을 강요당해 사회가 그걸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탈레반이 쫓겨나고도 다시 탈레반이 지지를 키우게 되는 아프가니스탄처럼 과거에는 상당한 자유를 누리며 경제 발전의 꿈을 키우며 여성도 활발히 사회 참여할 수 있었던 아프가니스탄이 소련, 미국이란 강대국과 싸우며 강화해 온 종교 몰입으로 인해 탈레반의 주장과 사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 벗어날 엄두를 낼 수 없고 미래도 계속 암담하리라 보이니 흔히 아프가니스탄을 꿈도 희망도 없는 땅이라고 합니다.
일본 사회가 과연 우경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하려면... 일왕에 대한 존재와 위치를 일본 사회가 합의하에 바꿔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핵심 정치 세력인 메이지 유신과 전쟁을 일으킨 세력이 권력에서 대부분 쫓겨나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일본 사회에서 한동안 혼란스런 모습으로 단기간에는 일본 경제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일본 정치가 더 복잡한 세력으로 분화하는 과정으로 나타날 겁니다.
이런 혼란을 일본 사회가 감당할 상황이 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일본은 전쟁에 지고도 전쟁 책임을 승리한 쪽에게서 강요당하지 않으면서 이런 상황에 몰리지 않았고,
스스로는 일본 사회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로서는 옆나라가 이상한 나라라서 안타까움과 함께 외교적 어려움, 때론 군사적 부담도 있지만,
일본이 계속 우경화의 길을 걸으며 헛짓을 함으로 인해 우리가 일본을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물론 일본이 정상 국가로서 존재하면 우리와 교류로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만, 일본이 스스로 헤쳐나오길 기대하는 건 단시간에는 불가능하므로 우리가 이에 대해 잘 판단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일본은 한 번도 우경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베 한 명 몰아내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아베를 몰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우리가 일본 불매를 함으로써 일본 우경화 흐름을 바꾸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에 대한 경고와 일본 사회 내에서 작지만 우경화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하는 세력이 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일왕이란 특이한 존재를 중심으로 한 일본에 대한 이해 없이, 한국에서 단순하게 일본 시민은 선량한데, 일부 정치인을 중심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일본과 일본 시민과 일본 정치를 분리하자는 주장은 우리나 일본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일본 정치를 시민과 동일시하면 당연히 안 됩니다.
그러나 일왕에 대한 일본 사회가 벗어날 수 없는 사상적 관점이 있기 때문에 시민도 정치인도 언론도 그리고 일왕 자신 마저도 이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인식하고, 우리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일본 사회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상황이 변화하면 그에 맞춰 우리도 변해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노 재팬 대신 노 아베를 하는 것은 땜질 처방 밖에 안 됩니다.
우경화 흐름은 아베만이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일본 사회의 흐름입니다.
일본 시민 중 다수가 전쟁 때처럼 이에 총화단결하며 몰입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이 동조 내지 묵인하는 흐름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하와이 미국 해군 함대와 항모를 폭격하며 말도 안 되는 태평양 전쟁으로 확전시킨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권력의 판단이 황당하면서도, 결국 당시 일본은 그 무모한 짓에 반발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핵심 세력조차 무모함을 알아도 멈출 수 없는 상황에 빠져버린 것이고, 결국 뻔히 보이는 패망의 길로 달려간 겁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국민들이 탈레반의 폭악에 신음하면서도 탈레반의 원리주의를 벗어나 탈레반을 대체할 힘을 갖는 세력을 키워내지 못하고... 사회 전체가 그 무력감에 빠져 버린 것과 같지는 않지만 조금 비슷합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 한국 사회가 친일매국노 세력과 독재 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과도 약간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정통성이 부족한 내부 세력에 의한 교육과 선전을 통한 세뇌든, 외세에 대항하는 과정에서의 종교 원리주의에 빠지든,
사회에 한 번 뿌리내린 사상과 흐름을 바꾸는 데는 그 기간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세대가 빠져버린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후대가 여러 대에 걸쳐서 노력해야 하죠.
우리는 일본 사회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 사회가 특이한 상황이라는 것은 인지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한 말 또하고 또하고... 중언부언에 횡설수설에... 일본 사회가 우경화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듯, 저는 중언부언의 늪에 빠져 있군요.
그 막부가.. "이제부터 일왕이라는 신을 섬겨라.. 일왕은 내가 부릴테니.." 로 바뀐거 뿐이죠.
어찌 보면 그 일부 목사랑 같습니다.
신의 이름을 팔아서 지가 실속을 챙기는거죠.
중세잽랜드라고 스스로 그렇게 부르고 있죠.
통석의념도 일본 왕실이 자민당 눈치 보느라 겨우 그렇게 돌려 말한거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일본열도의 숨통이 끝날때까지,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영원히 한다.”
일본에 대한 여러 분석이나 이론을 보고 예전부터 고민을 해 봤으나 이걸 명쾌하게 설명하는 걸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15년 쯤 전에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입니다. 그 이후 일본 사회가 변화하는 걸 볼 때 틀리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일왕은 일본에서 그다지 별 것 아닌 존재가 된 게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회에 미친 영향이 아직도 크다고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택도 없는 소리죠.
구구절절 일본의 정치 구조까지 파악해서 일본을 가르치려고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는 구호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게 뭐가 되었던 한 목소리로 외치면 됩니다.
일본을 무너뜨리자!는 구호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로 뭉쳐서 너네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여기에 정리 되니 좋네요.
일본 정서와 일본 지도층은 기나긴 시간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문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No japan운동이 단순하거나 짧게 끝날 곳이 아닌 이유죠.
길게 가야 합니다 세대를 거쳐 오래오래!
본문에도 있지만, 우경화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N☢️JAPAN, N? LOTTE!
노아베 안됨!
노재팬 ㅇㅋ
노아베재팬 ㅇㅋ --> 일보내 아베 반대파 끌어들이비좋아 협공시 유리
일단 대한민국국민은 No Japan! 일본국민은 No Abe! 토왜는 갈라치기!
개인숭배적 애니미즘인 천황재에서 벗어나려면 (정통 불교는 사라졌기에) 기독교와 같은 또다른 보편종교나 현대적 좌파 철학이 필요했다고 진단하신 것 같습니다.
- “No Abe” (coin ok)
- “No Abe” and No “No Japan” (토왜인증)
특정 정부만 공격하는 저런 구호는 그 정부가 지배하고 지지 바탕이 되는 대상들이 써야할 구호이지
지배받지 않는 한국인들이 쓸 구호가 결코 아님다. 뭐 양보해서 두개 다 쓰면 또 모를까.
우린 반성없고 야비한 일본의 역대 정경관민과 그 막후세력 전체를 상대하는 거지 꼴랑 지금의 아베 정부 하나만 상대하는 게 아니어야 하기 때문임.
이제부터 'No Abe = 갈라치기' 라고 보시면 되고
No Japan 없이 저 구호만 줄창 외치는 자들은 불매운동을 와해시키려는 자들로 여기시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No Abe가 맞다 보는데, 글 적기 좀 무서울 정도네요.
견해가 일방적인 분위기임을 인정합니다.
노 재팬 대신 노 아베를 일부 보수 언론과 보수 세력에서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노 아베만을 말하는 게 현재 시점에서는 적전분열, 갈라치기, 힘빼기, 시선돌리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점은 있습니다.
아베 좋아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테니 노 아베도 맞긴 한데, 노 아베가 표어가 되기 보단 현재 시점에선 노 재팬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