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베와 그 일당들의 뿌리는 일본제국주의를 구성하던 뿌리인 사쓰마번과 조슈번의 출신들, 그들말로는 유신지사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이 탈아입구를 그렇게 외쳐대고 미국과 유럽을 숭상하는 이유는 명치유신을 일으키게 된 계기인, 흑철선의 효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철로된 배가 와서 통상요구를 위해 함포를 몇발 쏘았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이 믿고 따르던 막부는 붕괴되고 말았죠. 그 쇼크에서 탄생한 것이, 서구열강에 대한 무한한 숭상과 자신들의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죠.
애초부터 일본이라는 사회는 전국시대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사회이고, 지금은 전국시대에 만들어진 문화가 서구의 문화와 융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국시대는 조금 여러 설이 있지만 1400년대 중후반에서 시작해서 1600년 즈음에 끝납니다. 거의 200년 가까이 천왕가는 몰락하고 각 바쿠후들이 난립해서 죽고 죽입니다. 그 와중에 성립된 문화가 혼내와 다테마에입니다. 혼내 즉 본심은 숨기지 않으면 칼맞아 죽는 사회가 200년이나 지속되었고 그 이후에도 그 문화는 '와'(화합)를 위해 강요하게 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온'(은혜), 즉 권리이자 빚은 일본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조금 서론 이야기가 길었는데요. 여기서 좀 더 한발짝 들어가 보죠.
200년의 전국시대에서 덴노의 역할은, 옥새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통일 천하에서는 바쿠후(막부)가 일본의 권력을 담당하게 됩니다. 천왕이 아이콘, 실권은 바쿠후. 이런 구도가 특이하게도 섬나라에서는 자주 생겨난다고 합니다. (영국도 권리장전으로 왕은 군림하고 실권은 의회가 갖죠). >> 이것을 연구한 학자들에 의하면, 섬나라는 도망갈 곳이 없어서 정신적지주와 현실적권력이 분리되는 현상이 있다고 하네요.
이 전국시대 가운데에 화란(네덜란드)과 무역하여 얻은 조총으로 실질적 통일을 이루었고, 전국시대에 각 토호들이 경쟁적으로 생산에 힘써서 경제력도 엄청나게 성장합니다. (전국시대의 전쟁은 그 서로의 생산력을 건들지 않는 싸움을 추구했습니다)
이런 막부는 조선과 비슷하게 대항해시대를 알면서도 200년 가까이 쇄국으로 그 권력을 유지해왔는데요. 거의 400년간 유지해온 일본의 체계인 '덴노-막부-토노사마-사무라이-농노'의 피라미드를 깨버린 사건이 흑선 내항(구로후네 라이코)입니다. 1853년에 함선 4척의 무력에 강제적으로 미일화친조약을 맺으면서, 쇄국도 깨지고 막부도 망해버린거죠.
여기에서 그 틈을 비집고 올라온 것이 '메이지 유신'입니다. 뭐 일어난 사건이야 워낙 많고 우리가 그것까지 알필요는 없습니다만, 그 결과 정립된 새 정권은 사쓰마번의 사무라이인 사이고 다카모리, 오오쿠보 도시미치가 주도하고 조슈번의 사무라이들이 연립한 정권입니다. 이게 좀 재미있는게, 이전 시대에 이들은 하급계층이었습니다. 사무라이도 급이 있어서 번주급이나 상급 사무라이가 있는데, 얘들은 하급무사였어요. 근본없는 것들이죠.
그러다보니, 이들에게는 명분이 중요했고, 그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정한론입니다. 정한론이 대두된 것은 1870년 경이지만, 내부에서 갈등으로 인해 폐기되었더랬습니다. 사족반란이라는 형태로 낙향했던 사이고 다카모리가 반정부 전쟁을 벌이는데, 이 때 내세운 것이 존왕양이와 정한론이었고, 패배하면서 사라졌더랬습니다. 그랬다가 다시 정한론이 다시 대두된 것이 한국의 갑신정변 실패 이후입니다.
갑신정변 이후, 그 지지자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친일파'가 되어서 조선의 멸망+일본의 지배를 요구하게 된 거죠. 이 지점이 꽤 중요한데요. 이 친일파는 조선의 멸망 이후에도 일제 침략에도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정한론을 다시 불지피게 만들죠. <- 여기가 제가 보는 친일파의 탄생지점입니다.
이게 또 중요한게, 일본의 정한론의 창시자인 요시다 쇼인은 조슈번 출신으로, 덴노아래 평등을 주장한 자입니다. 즉, 존왕양이라고 불리우는 걸 주장한 자인데, 흑선으로 가볍게 무너진 막부를 보고 받은 쇼크로인해, 서양에게 이기기 위해서 한국을 침략해서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었고,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이 메이지 유신의 중심이 되면서 그 학파가 이어지게 됩니다.
뭐, 그 뒤로는 잘아시겠지만, 일제의 침탈이 있었죠. 여기에서 한국 내 친일파는 커다란 계보를 만들고 힘을 축적합니다. 이 친일파들은 당연히 일제치하에서는 힘을 모았고, 메이지 유신 지사들과는 동맹관계가 됩니다. 그 아래에서 탄생한 괴물들이 일본에서는 맥아더의 GHQ가 살려주면서 살아남았고, 한국에서는 이승만이 반민특위 해체와 적극적인 기용으로 살아남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한국의 반민특위는 아무도 실형을 선고해보지도 못했고, 일본의 경우 도쿄 전범재판은 겨우 60명이 지목되고 그 중 28명이 기소되었고, 겨우 7명이 교수형, 16명이 종신형을 받습니다. (대장 이상급만) 뭐, A급 전범 중에 중간에 풀려난 녀석들이 이 숫자의 두배가 넘습니다. 그 중에 기시 노부스케가 있죠.
기시 노부스케가 어떤 녀석이냐면, 만주국 '산업 개발5개년 계획'을 만들고 실질적인 만주국을 만들어낸 녀석입니다. 그런데, 기소 중지로 형을 받지도 않고 풀려나죠.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1957~1960년 사이에 총리까지 해먹습니다. 이 녀석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고치고 싶어하던 녀석으로, 앞서 정한론을 주장한 요시다 쇼인의 제자의 제자쯤 됩니다.
그리고 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가 바로 아베 신조입니다.
그리고 참 우리나라 친일파의 거두, 박정희가 만주국에서 근무했던 것은 알고 계신지요? 다카기 마사오가 만주국에서 임관했을 때, 기시 노부스케는 한창 잘나가고 있었지만, 패전으로 순식간에 몰락했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관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제 패전 이후 그들은 만주국의 인맥이 남았고, 1955년 체제를 기시 노부스케가 정립해서 미일 관계를 만들게 됩니다. 뭐, 그 박정희가 기시 노부스케와의 관계를 이용해서 아니, 만주국의 인맥으로 65년 한일협정을 만들었다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 추정이 가능합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박근혜의 계보는 우리나라에 이어지는 진골 친일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요시다쇼인-기시노부스케-아베 신조가 진골 메이지 유신 계보라고 할 수 있죠. 그 관계는 생각보다 단단히 이어져 있어서, 아베 신조가 박근혜 정부에게서 유리한 계약을 얻어내는 데에 크게 일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작 박근혜 본인은 무시하려고 했던 모양이지만 말이죠)
그러한 아베정부가 원하는 것은, 당연히도 박근혜의 복권 또는 박근혜의 추종자(근근히 이어져온 친일파 계보)들의 복권입니다. 왜냐하면, 아베는 정상국가론을 펼치며 자신의 외조부의 꿈인 평화헌법 폐기를 하고 싶거든요. 그럴려면, 가장 좋은게 ACSA조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ACSA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임의 파병을 승락하는 것이 들어간 조약인데요, 겉으로는 유사시 지원조약이라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베가 국민민주당을 구워삶아서 개헌을 하려는 모양인데요. 이건 아마 차차선책이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개헌을 통해 소위 정상국가가 되려면, 평화헌법이라고 불리우는 헌법의 2장9조 '전쟁포기 조항'을 날려버리려는 건데요. 이렇게 연립으로 하게되면 내어줄 것도 많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수정 시도가 이게 진행된 배경에는 미국의 일본에 대한 용도변경이 가장 큽니다. 2001년 아프간 전쟁 때, 미국 지원 협력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자위대 함정이 인도양으로 출정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비용 절감 + 일본의 정상국가로의 열망이 맞아떨어진 겁니다.
그러한 일본이 정상국가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한반도의 긴장입니다. 그런데, 최근 어떻습니까? 긴장이 완화되고 있죠? 그러니까 아베는 똥줄이 타는 겁니다. 외조부의 열망을 자기가 달성해서 이름을 남기고 싶은데, 그 직전에서 무너진 거거든요.
여기까지 정리해보자면, 아베의 전략은 이거였습니다.
1.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비용절감욕구를 이용해서 평화헌법 수정에 동의를 얻어낸다. <= 이건 이미 얻어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 한반도 유사시 군 투입을 할 수 있게 조약을 맺는다 <= 박근혜 정부에서 한번은 ACSA체결을 실패했지만, 지소미아까지는 갔죠.
3. 평화헌법 수정 이후, 북한의 급변을 초래하거나, 긴장을 강화한다 =>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기만을 정말 고대하고 있었죠.
4. 대한민국의 친일파들과 연계해서 제2의 대동아 공영권을 시작한다
이것을 위해 지난 60년간 밑밥을 깔고 투자한 것이 일본입니다. 한국의 친일파는 저 멀리 갑신정변 1884년을 전후로부터 시작해서 스노우볼링되어 온 것입니다. 130년이 넘었죠. 이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자본을 쌓아서 아군을 늘여왔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정권과 결탁해서, 자본과 결탁해서 자신들의 역사를 세탁하고 세뇌해왔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식근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와 신친일파들입니다. 이건 또 다른 스토리가 꽤 있으니까 여기까지만 하고 본제로 돌아가보죠.
위의 전략을 지금 보면 황당해보이죠? 하지만, 그게 촛불정국 이전에는 상당히 높은 달성 가능성을 가진 사안이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북폭을 준비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한국내 친일파는 그것에 동조하고... 정말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풍전등화였습니다. 촛불이 박근혜를 쫓아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전화의 함정에서 우리 스스로를 건져낸 겁니다.
아..글이 길어졌네요.
재미없을 수도 있어서, 여기까지만 쓸께요 오늘은... 쓸 데없이, 모두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쓴 것 같기도 하고..ㅠㅜ
그런데 일선에서 뒹군 일진회원들은 어땠을까요?
그저 완장 하나 차니 세상이 바뀌는구나 하는 식으로 가담한 인간들도 적지 않을텐데 그 사람들에게까지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것은 무리겠지요.
아베가 큰일?했습니다. 고맙다 아베.
지루하지않고 흥미진진합니다 이분야 식견이 깊은 분이신듯
1부라 하셨으니 시리즈로 올리실 것 같은데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스크랩도 했고 공감도 드렸습니다!
돈 몇푼에 팔아넘기는건 미국도 마찬가지군요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건 우리 밖에 없구나 싶습니다. 그런 우리의 내부에서 반목을 일으키는 세력들..좀 끌어내리고 싶습니다
독도, 쿠릴 열도,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라고 불러주기 싫네요.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는게 싫듯요)
한국 러시아 중국 인접국가 모두 깽판을 치고 있는 이유는
나중에 평화 헌법 개정 후 본격적으로 분쟁에서 전쟁으로 가는 빌드업 초석단계라고 봅니다.
전범국가 딱지라서 영원히 욕하는게 아니라
하는 짓들이 욕을 안할 수가 없어요.
마치 1차대전 와중, 이후에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에 싼 똥이 지금도 중동의 혼란을 야기하는 것처럼 말이죠
냉전이란 시대적 배경, 제국주의, 패권주의에 근거한 미국의 이 스노우 볼이 동북아에 가져올 파장이 걱정됩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은 최악의 상황은 자력으로 벗어난 모양새이지만 옆나라 유사봉건주의 국가가 문제이군요
ps. 중간 "천황의 역할은, 옥쇄-->옥새"의 오타인 듯요~
스크랩해서 잠시뒤 정독하겟습니다 추천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일본의 목표는 북한땅 삼키기가 아닐까하고 항상 생각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고 2탄도 부탁드립니다. ㅎㅎ
백제 멸망 때 일본 태자가 갑옷 속에 상복을 입고 수 만의 왜군과 출정하며 '백제가 망하였으니 내 어찌 조상의 묘를 볼 수 있겠는가'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