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15년을 살았습니다.
15년 전에 판매라는 팻말을 보고 이 집을 사기 위해서 처음으로 이집의 현관문을 두드렸을때 우리를 반겨준 노부부는 20년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집을 둘러보기 전에 일단 앉아서 " 집 앨범"을 구경하라고 권하셔서 조금 의아해했었습니다.
20년 동안 집안을 고치고, 개조하고..지하실을 꾸미고..마당에 정원에 흐르는 시냇물 위에 조그만 다리를 놓고....
뒷마당의 나무를 베어 내고 조그만 화단을 꾸미고...
거실 구석에는 조그만 와인바를 만들어 놓고....
그 모든것들을 부부가 둘이서 직접하였고 20년의 역사를 사진들을 다 찍어서 앨범으로 보관하고 계셨지요.
어느날 천장을 수리하다가 발견한 전기, 전화, 티비, 인터넷 선 마다..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선이라는것을 다 표시해서 매달은 태그를 보고 감동을 받았을 만큼..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한 부부 였습니다.
하지만 지하실에서 부터 1층 그리고 2층을 청소기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서 집을 팔고 양로원에 들어간다는 부부는
집안 곳곳 벽마다 아이들의 성장 사진을 빼곡하게 걸어 놓았습니다.. 마치 가족 전시관을 관람하는 느낌이었지요.
살아가면서 집을 관리를 해야 하는일은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Attic 에 설치된 통풍팬을 교체하다가 바닥이 무너져서 2층 욕실 바닥으로 추락한일...
차고문 올리는 스프링 교체하다가 스프링 고정 바에 머리 찍혀서 죽을 뻔 한일..
쉬는 날 마다 땡볓에 몇시간씩 잔디를 깍고...잡초를 뽑고..잡목을 정리하다 지쳐서 앉아 있다 보면 같은 처지의 옆집 아저씨가 웃으면서 맥주 한병을 건네 주시면서 남자의 삶에 대해서 투덜 거렸던 일들..
이제 우리 집도 아이들이 커서 독립해서 나간 빈방에는 아이들 성장 사진들만 덩그러니 걸려 있습니다.
우리도 슬슬 전 주인 노부부 처럼 지하층에서 1층으로 다시 2층으로 청소기 들고 계단을 올라가기에 힘이 들어서
우리도 이사 가려고 다운 타운에 새로 지은 이쁜 집을 둘러보고 온 아내가..
" 그냥 여기에서 죽을때 까지 살자...나 우리집이 너무 포근해.."
비록 한국 돈 3억원에서 10년째 머무르는 가격의 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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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진....
그동안 잊고 지낸것을 다시 기억을 일으켜 주시네요.
눈오는 추운 겨울밤 외출후 집에서 마시는 따뜻한 코코아 같은 글이네요..
근데 10년 전에 사신거면 서브프라임 직전에 구입하셨을까요? ㅠㅠ 그래도 많이 올라가서 제자리로 돌아온 것에 만족을 ㅠㅠ
저희는 2010년에 지어지고 2011년에 지어져서 집값은 많이 올라갔는데, 바닥도 삐걱거리고, 손 봐야 할 곳도 좀 보이고요;;;
미국에선 50년 된 집은 비교적 새 집입니다.
매매 계약서에 싸인 하러 갔더니 중년의 백인 아줌마가 집 주인이더군요.
이 집에서 얼마나 살았냐고 물었더니.. 씩 웃더니 이집에서 태어나서
쭉 살았다고 하더군요. ㄷㄷㄷ
저희집도 원래 집주인 내외 분이 첫 집주인이었고 20년을 머무셨다고 하는데, 저희는 이 집에서 이제 2년차네요. 슬슬 집관리하는 것 배우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만, 과연 언제까지 해나갈지 고민도 됩니다 ㅎㅎ
무선청소기 가벼운거 종류도 많아요..ㅎㅎ
로봇청소기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