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제를 보다 보니까, 재일교포가 생각났고, 재일교포 하니깐 입지전적인 거장인 이타미 준이 생각났습니다.
스케치 출처 : http://kiramonthly.com/bangju-church-jeju/
제주도는 이타미 준의 작품 전시회장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멋진 그의 작품들이 많죠.
제주도를 몇 번 방문하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그것들을 보았었는데요...
처음엔 이타미 준이 일본인이라고 오해를 해서,
그의 미니멀한 스타일이 일본식 미니멀리즘인가 하고 잘못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그에 대해 알고 나니 완전히 착각이었다는걸 알겠더군요.
아무튼 정말 위대한 건축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재일교포로 이름은 유동룡이고, 2011년에 작고하셨는데...
이름은 창씨개명을 죽을때까지 하지 않고 유동룡으로 그대로 살았다고.
그 때문에 매년 열손가락 지문날인이라던가 일본 건축계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기타등등의 불이익을 평생 감수했다고 하더군요.
건축가 사무소를 낼 때,
한국 이름 유동룡으로 내려고 하니까 등록거부가 되어서
할 수 없이 필명으로 '이타미 준'으로 한 게 결국 그의 브랜드네임이 되었습니다.
작곡가 길옥윤 선생의 '윤'자를 따서 일본 발음인 '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타미'는 오사카의 공항 이름이라고 하고요.
건축 공부를 할 때 엄청나게 집중적으로 한국 전통미술과 한국 고건축을 연구했다고 하더군요.
그게 그의 작품에 녹아들었고요.
결국 그의 스타일은 왜색이 아니고 한국적인 절제가 현대적으로 표출된것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그걸 알고 나서 방주교회나 기타 제주도의 그의 작품들을 다시 보고 확실히 이해가 되더군요.
일단 위압감이나 규모의 거대함, 과장이나 불필요한 장식은 다 빼버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방식인데, 그게 또 일본풍과 다른게
극도로 인위적인 것도 마찬가지로 배제를 했구나 싶더라고요.
바람-돌-물 미술관 보니까 확실히 보이고요.
그게 '건축물'이 아니고, 자연 속에 별로 눈에 안 띄게 갖다 놓은 '오브제' 개념이더라고요.
포도호텔은 스타일 자체가 그냥 제주도의 나즈막한 초가집 같은 느낌이 들었고요.
돌아가시기 1년 전에 일본 최고상이라고 하는 무라노 도고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이 상도 일본에서 거의 10여년 동안 안 줄려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에 마지막에서야 겨우 줬다고 하더군요.
그 건축상 심사위원 만장일치가 되어야만 수상이 결정되는 건데, 어느 일본인 건축가 하나가 기를 쓰고 반대를 해서 7년인가 8년인가 동안 계속 그 반대표 하나 때문에 수상이 이루어지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분은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Vollago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누군지 전혀 몰랐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단한 분이셨더라구요
이타미 준이라는 분이 그냥 재일교포 건축가로 알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 얻어 갑니다.
건축 자체에 대해 문외한이라 잘 모르던 건축가인데
일본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대학 마칠 때까지 "유등용"이라는 한국 이름을 사용했고
끝까지 국적을 바꾸지 않았더군요
그의 건축에서도 한국적인 것, 한국성, 우리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엿보이구요
철학이 있는 건축가를 알게 되어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