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한국의 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했기 때문에,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 간 약속을 위배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를 우방으로 대우할 수 없다”는 아베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한국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거나 그런 글을 열심히 퍼 나르는 자들이 많기에, 이에 대해 간략히 적겠습니다.
일단 1965년 협정 체결 당시에는 ‘배상’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배제했습니다. ‘배상’은 한 당사자의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다른 당사자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도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한국 정부에 지급한 돈과 현물은 미지급 임금, 국공채및 예금 상환금과 ‘독립 축하금’이었습니다.
작년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전범기업들에게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못 받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 아니라 강제노동, 학대, 모욕 등의 ‘반인륜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한일청구권협정에는 개별 기업들의 ‘반인륜 행위’에 대한 배상 관련 내용이 아예 없기 때문에, 이 판결은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한국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사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처음 일본에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법원이 한일청구권협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기각했기 때문에, 일본 변호사들의 도움을 얻어 한국 법원에 다시 제소했습니다. 피해자들이 1, 2심에서 승소한 건 박근혜 정권 때였는데, 2018년에야 대법원 판결이 났습니다. 다 알다시피 대법원 판결이 이렇게 늦어진 건, 박근혜가 아베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양승태와 재판 거래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국 법원이 일본 법원과 달리 판단했던 이유는, ‘반일감정’ 때문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도 침해받을 수 없는 보편 인권’에 대한 ‘현대 인류의 상식’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베 정권이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빌미로 한국에 대한 ‘경제공격’을 감행한 속내에 대해서는 어제 썼기에, 중언부언하지 않습니다. 다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를 우방으로 대우할 수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고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한국 국적의 전범 후예’들에게는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첫째, 저들은 식민지배 자체는 물론, 그 과정에서 국가기관, 기업, 개인들이 자행한 ‘반인륜 행위’의 불법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둘째, 저들은 ‘인권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현대 인류의 보편 상식을 거부합니다. “국가의 필요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군국주의 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한 거죠. 셋째, 저들은 일본 법원에서 패소한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에서 승소한 것을 ‘반일감정’ 탓으로 몰아갑니다. 저들에게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에서 재판받은 이유를 이해할 만한 양심이 없습니다. 넷째, 저들은 한국을 행정부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후진 독재국가’로 취급합니다.
아베와 그 지지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한국의 이미지는 ‘식민 지배의 불법성에 무감각한 국가, 인권의 가치를 하찮게 여기는 군국주의 국가,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후진 독재국가’입니다. 메이지유신 이래 지금껏 반성하지 않은 일본인들의 뼛속에 새겨진 ‘혐한의식’이죠. 저들이 한일협정 이래 처음으로 무도한 선제공격을 감행한 데에는, 자기들이 생각하는 한국과 현실의 한국이 너무 다른 데에서 오는 당혹감도 작용했을 겁니다. 현실의 한국을 '자기들이 생각하는 한국'으로 되돌리려면, 한국 여론을 흔들어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보았겠죠.
아베의 편에 서서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한국 국적의 전범 후예’들, 당신들 뼈에 새겨진 것도, 저들과 똑같은 ‘혐한의식’입니다. 당신들이 원하는 한국도, 저들이 원하는 것과 똑같은 '인권의 가치를 경시하는 군국주의적 후진 독재국가'입니다.
언제나 사이다 말씀 감사합니다~
무감각한 국가, 인권의 가치를 하찮게 여기는 군국주의 국가,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후진 독재국가’입니다....
아베의 편에 서서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한국 국적의 전범 후예’들,
당신들 뼈에 새겨진 것도, 저들과 똑같은 ‘혐한의식’입니다."....
딱 시의적절하게 긴요한 부분만 짚어서 정리해주십니다.
오늘도 추천하고 갑니다.
그 벌레들은 현정권, 진보세력을 싫어해서 반대하는 수준입니다.
벌레는 벌레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