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입니다. 의원님과 상의 드리고 보좌관에서 물러납니다. 끝까지 손혜원 의원님과 함께 있겠지만, 의원실에서 일하는 것은 여기까지 하려고 합니다.
"정치연구소 ThinkWhy"라는 작은 연구소를 차려 독립할 계획입니다. 사실 이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가 클리앙이었어서 , 회원님들께 보고드려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서 글을 적습니다.
제가 김용민 브리핑에서 한 코너를 맡아 매일 15분 정도 정치이야기를 했을 때가 있습니다. 2030 남성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무성의하게 대답했고, 클리앙 등 커뮤니티에서 호되게 혼이 났습니다. 눈팅하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우먼스플레인에서 이선옥 작가, 황현희 씨와 함께 출연해 제가 무슨 잘못을 해왔는지에 대해 배우고 혼났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절감한 것은, 제가 정말 여론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클리앙, 딴지는 회원이었고 엠팍도 가서 눈팅은 하고 있었는데 어찌 그리 생각이 짧았을까요. 주시는 말씀들 들어보니, 당으로 여론이 전달될 통로도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의 생생한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조직을 만들고 그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자 욕심을 냈습니다.
아래는 사직서이기도 하고, 국민의 보좌관이 되려고 하는 구직서이기도 합니다. 긴 글 죄송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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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보좌관이 되고싶습니다
처음 국회의원 보좌관이 됐을 때 여야 의원의 진짜 모습을 관찰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뜻밖이었습니다. 편견과 달리 모두 열심이었고 부지런했습니다. 아침 7시부터 회관에서 죽 한 그릇 먹으며 회의를 했고, 법안 소위라도 열릴라치면 밤을 새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바깥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처음엔 오해하시는 줄 알았데 알고 보니 우리의 잘못이었습니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그걸 깨닫게 된 과정입니다.
의원실에 앉아있으면 하루 종일 전화와 손님으로 북적댑니다. 의견이든 민원이든 제안이든 무언가 말씀하고 싶은 분들이 찾아주십니다. 온라인에서도 SNS, 커뮤니티 게시판 할 것 없이 온갖 정치 이야기로 넘쳐납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진 불만. “왜 정치인은 소통을 안 하는 것이냐!”
그럴 리가요. 매주 지역구 행사에서 축사 하죠, 지하철역 나가 의정보고서 돌리죠, 시장에 가 민심을 듣죠, SNS에 글 올리죠, 이젠 그것도 부족해 유튜브 채널을 열고 방송까지 뛰어들었습니다. ‘이 이상 더 어떻게 소통을 하나‘ 탄식을 하며 유권자를 원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건 소통이 아니라 통보였다는 사실을. “내 이야기는 왜 안들어주느냐“는 유권자의 꾸짖음도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현상에만 반응했을 뿐, 왜 전화를 했나하는 본질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방식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소통을 하려면 그 내용도 중요한데, 기술환경의 눈부신 변화를 쫓아가기엔 우리 입법부가 역부족인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AI는 일자리를 빼앗으러 성큼성큼 다가오고,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의 영역을 재정의하며 밀려들어오는데 규제를 강화할 지 빗장을 풀어줄 지 방향조차 정하지 못한 채 흐르는 시간을 보고 있는 것이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생각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기술발전에 맞춰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변해갑니다. 이런 변화에 민감해야 소통이 되기 마련인데, 국회는 변화의 바람이 잘 닿지 않는 안온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결론내렸습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제대로 된 소통‘이었습니다. 시민들의 표면적 불만을 관찰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들의 생각을 깊이 있게 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부터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아야할지 그 답을 찾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온라인의 새로운 플랫폼들은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한정한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지난 7년 동안, 온라인 소통에 누구보다 앞선다고 부끄럽지만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회의원의 보좌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과분하게 내려주신 국민보좌관이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게 국민의 말씀을 듣는 보좌관이 되려고 합니다. 흩어져있는 생각을 모으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을 생산하는 과정을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부터 저를 보좌관으로 고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치연구소 ThinkWhy”를 만들어 광활한 네트에 흩어져있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꿰어보려고 합니다. 듣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많이 들려주십시오. 열심히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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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371-1929(문자 카톡 전용)
진짜 정치는 인터넷에 있는게 아니죠. 온라인 여론은 한줌입니다.
김용민 유튜브에서 자주 댓글 보고 언급하시는걸 보고 귀를 귀울일줄 아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응원할께요~
화이팅 하십시요. ^^
화이팅!!!^^
/samsung family out
차기나 차차기 여의도 입성을 기원하겠습니다.
건승하세요~^^
ClienKit³
그리고 응원할게요~
어쨌든 응원합니다. 보좌관님도 손혜원 의원님도..
상당히 유연하고 낡지 않으신분 같아요 화이또
새로 시작하시는 길 응원합니다!
건승하세요.
새로운 도전과 접근 방법은 제가 봐도 아주 좋은 방향입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곡되지 않은 표본입니다.
최근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이 오픈하자마자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아실 겁니다.
권리당원 게시판이라면 그나마 프락치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정치연구소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표본을 수집할 때는 응답자의 성향을 구분하는 것이 데이터 해석에서 매우 중요한데, 그 성향을 선택지로 파악하는 것은 프락치가 참여한다는 걸 가정했을 때 매우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지로 성향을 파악할 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해서 응답자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실제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유저가 그동안 SNS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를 통계내는 기술이 있죠. 이런 키워드를 기반으로 다각도의 분석이 이루어 진다면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많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할 때 그사람의 성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클리앙에서 메모와 지난글보기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일수록 잘 아실 겁니다. 시종일관 '찢묻'만 외쳤던 사람은 '털묻'을 외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찢묻과 털묻을 외친 이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해 보면 자한당을 까는 일은 좀처럼 없고 민주당 지지율 까먹는 작업에만 득달같이 달려드는 소름끼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성향을 속이고 설문조사에 접근해서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 연구가 여론을 성실하게 반영한 연구라고 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한줄요약 : 여론 분석의 성패는 '프락치를 얼마나 잘 걸러 내는가'에 달려있다.
응원합니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