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장면입니다.
뭔가 이상하잖아요?
미국 대통령이 누굽니까. 막말로 현세계의 지배자 아닙니까.
미국 대통령이 주변에 고위관계자나 최근접 경호원 하나도 없이 수십 미터를 서서히 뚜벅뚜벅 걷는 모습을 한 번 이라도 본 적이 있나요? 교황보다 더 무서운 경호를 받는 사람인데?
그런데 트럼프는 자유의집 문을 열고 나와서 판문점 군사분계선까지 결의에 찬 굳은 표정으로 수십초를 뚜벅뚜벅 걸어가서 군사분계선 앞에 딱 서서 김정은을 맞이합니다.
캬... 이거 그림이 제대로입니다(지난 번 남북회담의 탁현민 작품 베낀 것 같기는 하지요)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 코 앞까지 아무런 경호도 없이 혈혈단신 뚜벅뚜벅 걸어서 용기있게 담판을 지으러 간다? 그리고 국경을 넘어갔다가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돌아온다?
마치 '내가 만든 한반도 평화를 내 스스로 증명해 주마. 보라구. 이제 한반도는 안전한 곳이야' 이른 느낌?
그림이 시쳇말로 '졸라' 멋지지 않습니까?
오바마, 클린턴은 물론이고 같은 공화당의 레이건이나 부시도 어디 가서 이런 쩌는 그림은 못 만들어 봤을 겁니다. 이 그림만 보면 괴퍅하고 경망스럽고 변덕스럽고 즉흥적이고 골든샤워 찍찍이 같은 트럼프의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아무 두려움 없이 홀로 악의 세력과 당당하게 맞서서 담판을 벌이는 미국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지거든요.
미국 대선에서 북한문제가 별로 큰 의제는 아니라도 하더라도 트럼프는 이 그림 두고두고 써 먹을 겁니다.
저거보다 더 멋진 그림은 북으로 넘어가서죠.
분명 적대국가인데, 그쪽에는 정말 화면상에 잡히는 경호원이 한명도 없었는데(화면밖에 있었을거 같으나..) 수십미터를 적대국가에서 이동했다..?
진짜 쇼가 뭔지 잘아는 분입니다.
특히나 JSA의 비무장화라는 상징적인 그림까지 연출에 잘 녹여놨으니..
근접 경호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요
좋다고 써먹을 수도요.
진짜 비교되는 사진이죠.
간지 나죠.
저는 이 장면을 미국인들이 봤을 때 꽤 국뽕 좀 맞았을 것 같아요.
혼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가서 한참 걷다 사진찍고 왔을 때도
"니들이 아무리 악의축이라도 미국 대통령을 감히 어쩔 건데?"
이런 마인드?
경호야 당연히 있죠. 같은 프레임에 잡히냐 안잡히냐를 말하는 거니까
네 경호야 당연히 있는 거고 근접 프레임에 잡히냐는 거니까.
수 세기가 지나도 화자될 이야기를 만든 거죠
역시 더 통큰 트럼프님께서는 계획하에 쭉 걸어 올라갓다가 왓더군요.
우리야 감흥 덜하지만. 세계에서 보기엔 좋은 그림이엇을것 같습니다.
물론 사실은 인간 경호원 뿐아니라 우주군의 인공위성 레이저 무기 같은 인류의 최첨단 장비들이 총출동되서 저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을 겁니다.
어쩌면 한반도 내의 모든 통신이 감시되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