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질사는 아재가 새벽반 복습하다 이런 글을 봤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648073?od=T31&po=5&category=&groupCd=communityCLIEN
요약하면 '미디어를 통해 본 외국은 이혼해도 친하게 지내는것 같다?' 라는 주제와
'사람 사는데 다 똑같다, 안친하게 지낸다' 라는 댓글이 주류를 이루네요.
먼저 이 글은 제 개인적이고 케바케 사바사라는 전제를 깔고 말씀드리면
적어도 제 주변에는 이혼했는데 자주 얼굴 보며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많습니다.
뉴질랜드는 아시다시피 성에 많이 개방되어 있고, 결혼을 할 정도면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동거 → 출산 → 결혼 테크 트리를 타게 되니까요.
당연히 종교, 속한 민족의 문화(예:섬나라 친구들)에 따라 달라지지만 중/상위층 백인 남녀의 경우를 볼때 많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혼을 하게되도 아이라는 연결고리가 이혼후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뉴질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혼 후에는 부모가 자녀에 대한 책임을 비슷하게 져야 하는 책임이 있고
(남자가 뒤집어 쓴다는 유튜브 영상 있던데 그냥 거짓말 입니다. 보통 알아서 반반 책임지고 분란이 있으면 법정으로 갑니다)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한사람이 주로 키우고 다른쪽이 경제적 도움, 혹은
둘이서 번갈아가며 키움 (한주는 엄마집, 다음주는 아빠집에서 산다던가, 주중엔 엄마, 주말엔 아빠랑 산다던가)
이렇게 되면 얼굴을 안볼수가 없습니다.
애 생일이라도 되면 둘이서 얼굴맞대고 파티 계획을 짜야 되요.
제 아이 친구중 하나는 조부모가 네 세트 입니다. 부모의 부모들이 각각 이혼해서 전부 재혼했기 때문에
아버지 생부 생모, 어머니 생부 생모가 전부 각각 커플입니다.
그 친구 생일이 되면 어느 할머니/할아버지가 와서 도와줄지 번갈아가면서 정하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이혼한 사람과 1년에 한두번씩은 마주치는 거죠.
물론 사이가 안좋은 경우도 있어요.
한주씩 걸러서 아이를 키우는 케이스인데, 예를 들자면
월-목은 아빠가 키우고 학교에 애를 데려다 주면,
목 오후에 엄마가 픽업해서 월요일에 학교를 데려다 주는것 까지만 하고
서로 얼굴은 안보는 거죠. 아빠가 애한데 엄마 욕을 하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게 가능하냐? 라고 물으신다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라고 말씀드릴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물론 감정적인 부분 때문에 울고불고는 똑같이 합니다만 (어쩔때 보면 백인들이 눈물이 더 많아요)
내 인생은 내가 행복하려고 사는건데, 일부러 힘들게 어려운 사람과 살 필요도 없고
그러니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더 쉬운편이 아닌가? 하는 느낌적인 느낌?
이건 제가 남자라서 여자들의 복잡한 생각은 잘 모르겠네요.
물론 헤어짐은 쉽지 않아요. 정말 개같이 싸우기도 하고,
하지만 부부 카운셀링, 이혼 자녀가 받는 상처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제가 그분들의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만..
가능한 서로 상처 안받고 행복한 길을 찾아 가려고 하는거 같아요.
그러다 가끔씩 얼굴보면 웃을수 있게 되고
그러다 애가 크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겠죠.
한가지 개인적으로 예상 하는것은
한국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사는데 다 똑같다고
이혼/재혼이 자연스러워지고
아이에게 니 부모가 누구니, 라는 말을 묻기가 조심스러워 질때 쯤 되면
한국도 비슷해 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런 세상이 오더라도
사람과의 만남이 너무 가벼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람들 인식이 조금씩 바뀌긴 하더라구요.
라는게 제 경험이긴 한데...
국가 차원에서 육아 라는 것에 이해도가 깊고,
부모의 책임을 소홀히 하다가는 법정에서 제대로 털리기에 그러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제 주변에는 둘 사이가 안좋은 경우가 다수인데,
(개인 사생활이라 가급적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법원(?)과 연동된 시스템이 있는 것 같더군요.
육아 관련된 스케줄 부터 해서 각종 사항을 직접적인 소통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 말이죠.
언급하신 대로 한주는 아빠네서, 한주는 엄마네서 지내는 식으로 하다가,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되도록 스케줄을 맞추더군요. ;;;)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시스템 상에 메시지를 남겨놓으면 상대가 승락하거나 거절하는 식으로 말이죠.
대부분이 사이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보다 많다 라는 의미인데.
말씀하신대로 법적인 문제는 귀찮아 지니 피하려는것 같긴 합니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폐쇄된 방이 아닌 그냥 울타리정도로 여기기 때문에...
제 동생은 결혼할때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쓰지마!!!" 이러다가
"아 맞다 그럼 결혼식 준비는 여자가 다 해야 되네 ㅋㅋㅋㅋㅋ 망햇" 이러더군요
꼭 미련이 남을 필요도 없거든요
저도 본문 말씀처럼 저런 관계가 점차 늘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제 그런 문화가 다수가 되냐하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죠
그냥 연인이 헤어진거랑 부부가 헤어진거랑 크게 차이없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이혼후에 좋은 감정이 남아있기 힘들고
서양은 이혼이 비교적 흠이 되지 않으니
맘이 맞지 않다 싶으면 별거 이혼으로 쉽게 이어지기 때문이지 않을 까요??
얼마전 놀이터에서 애를 데리고 나온 처음보는 나이 지긋한 분과 이야기 하는데..
"애 이쁘네요"
"그치? 실은 재혼하고 낳은 아이야. 전처랑 낳은 아이는 지금 서른이 이라네 허허허허"
이런 이야기 처음 보는 사람이랑도 스스럼없이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더 심합니다.
다르게 얘기하면 더 사회성이 있는거고, 사람사는거에 관심을 가지니까 나쁜 것만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