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약입니다.
저는 한 대학병원에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가끔 시간날 때마다 의사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짧은 글을 쓰는데 오늘은 대한민국 의사 수와 관련된 아주 짧은 의견을 써볼까 합니다.
클리앙을 하다보면 아주 반복적으로 접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 의사 수 입니다. 의료인력 부족하다라는 논조의 글에 있으면 단골손님처럼 따라오는 댓글이 의대 정원을 늘려서 의사 수를 확보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합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처럼 보이겠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실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에는 의사 수가 많기도한 동시에 적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하면 (의사가 꼭 필요한 곳에는) 의사 수가 적고, (돈 벌기 편한 곳에는) 의사 수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해결이 아니라 (의사가 꼭 필요한 곳에) 의사 수를 늘려야할텐데 그게 쉽지가 않죠.
현재도 의사가 꼭 필요한 중요한 과는 여전히 의사가 부족합니다. 의사가 부족한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극악한 근무 환경과 상대적으로 그에 맞지 않는 보수 등 이 있겠습니다. 즉 이러한 과에 의사 수가 부족한 이유에는 의사 전체 수가 부족한게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러한 기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들 더 뽑기 위해서 의대 정원 늘려봤자 그 의사들이 이러한 과로 가지 않는다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겁니다.
아주 단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 80시간법에 맞추어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몇 댓글에서 말씀주신대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를 늘리기위해 병원에서 큰 돈을 들여가면서 Hospitalist라는 전문의를 뽑아 전공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했지만 현실은 큰 보수에도 불구하고 Hospitalist 채용이 쉽지 않습니다. 즉 의사 전체 수가 부족해서 현재 문제를 해결 못 하는 것이 아니라는거죠...
더군다나 이러한 중요한 과에는 더욱더 똑똑하고 책임감있는 인력이 필요할텐데 여기서 의대 정원 더 늘려봤자, 우리가 목도하게 될 현상은 한가게 건너 하나씩 존재하는 미용하는 과들만 넘쳐날 거에요.
즉, 가장 시급한 것은 이러한 소위 기피과로 전락해버린 중요한 과들에 대한 지원일겁니다.
포괄수가가 되고 진료비가 정해져있으니 수익을 창출할수가 없는데
손은 많이 가고..힘들고..
현재 주 80시간을 일하고 있고 이걸 주 40시간으로 바꾸려면 단순 산술적으로 인원이 2배가 필요하거나 현재 인원의 1/2씩 40시간에 배치해야 하는데.
그런데 의사수는 늘리지 않아도 된다라면...
현재 같은일을 2명이 하고 있다거나 2명중 1명은 거의 일을 안하고 있다라는거 아닌가요?(즉 비효율적으로 운영)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 의대정원을 더 늘려 의사 정원을 늘려봤자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하였구요.
실제로 대학병원에서는 부족한 인력을 위해 전문의를 채용하려고 하고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돈되는 과로 갈수 있지않는이상 전공의 수련을 할 필요가 없으니 왜 인턴 레지던트를 할까요? 안하죠... 그럼 전공의 부족하구요.. 기피과는 똑같이 전문의가 적게 배출되고... 악순환이죠.
돌 지난 아기들은 그냥 소아과 가는게 낫나요? 아니면 이비인후과나 내과를 가는게 낫나요???
의료전달체계가 엉망이고 진료비가 낮아서 접근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걸 개선해서 필요없는 외래진료를 줄이고 남는(?) 의사를 큰 병원으로 보내는게 해결책이라고 봅니다.
Hospitalist들이 왜 대학병원에 안가는 걸까요? 돈? 업무과중? 소명의식 부족?
생각하시는 해결방안을 이야기해주세요..
적절한 보수와 적절한 근무강도를 제시해야할 겁니다. 의사도 똑같이 사람인데 워.라.밸 안 따지고 살 수 있나요.
몇 십년째 이런 상황들이 이어져왔는데.. 그 해결방법 많이 고민했을거고 생각해봤을건데...
그게 뭐냐고 여쭈어보는겁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데 돈도 안주니까 안가죠...ㅠㅠ
지금 의료보험은 보험수가(의료행위로 의사가 받는 총 금액)가 원가(공급에 필요한 재료비, 인건비 등 비용)에 훨씬 못미칩니다. 대신 미용 등 환자 생명에 지장없는 인정비급여 의료행위들을 통해 손해를 메꾸고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로 일컫는 메이저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의 메이저 서저리과들을 기피하는 이유는 상당수의 의료행위가 보험수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있기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 해준들 나한테 들어오는 돈이 별로 나아질게 없기 때문입니다. (돈벌려면 흉터 안지는 비싼 연고나 미용시술을 하나라도 더 해야합니다)
애초에 보험공단에서 주는 돈이 원가 이상으로 적절히 보상만 된다면 병원은 의사를 더 뽑아도 손해없이 병원을 굴릴 수 있고, 굳이 비급여항목 남발해가며 진료 안해도 됩니다. 문제는 그 수가를 올리려면 결국 건강보험료 올라간다는거죠..
결국 보험수가 자체의 비합리성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는거라 이해하면 될까요?
제 친구도 비슷한 말을 해서 어떤 말씀하시는지 이해갑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돈을 따라가게 되어있는데, 공무원들은 아직도 왜그리 탁상행정만 해대는지...
결국 공무원이 안움직이면 개선이 없겠군요..
특히나 포괄수가제(DRG)가 시행되면서 이 문제가 심화되었는데 한가지 예를 들자면 흔한 수술질환인 충수돌기염(맹장수술)수술은 입원3일, 수술, 모든 약, 치료 포함해서 병원에 50만원정도 지급을 합니다. (이중 환자가 내는 자가부담금은 정확하진않지만 10만원가량) 수술만 해도 집도의, 어시스트, 수술방 스크럽간호사, 수술방 서큘레이터, 마취과의사, 마취간호사, 수술방 청소부, 기사님 최소 이정도 인력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수술장비, 마취장비, 입원하는동안 의사, 간호사들의 의료행위, 항생제, 약값 등 모든걸 다 합쳐도 병원은 50만원만 받기때문에 엄청난 원가절감을 해야합니다.
이걸 보험공단이 환자들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게했다며 홍보했는데 병원입장에선 원가는 커녕 병원에 손해만 주는 환자가 되어버려서 최선이 아니라 최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이렇게 병원이 손해본다는걸 모르고 이런 정책을 한게 아닙니다. 알면서도 하는거에요. 고치려면 결국 수가 올려주는것밖에 없는데 보험료 올라가는걸 좋아하는 국민이 누가 있을까요?
미용레이저만 해도 월천 받는데 누가 어렵고 힘든일을 합니까
정원 안늘리면 대우 잘해줘도 기피과는 한계가 있습니다.
네 생깁니다.
미용레이저만 쏴도 월천 받는 구조에서는 뭔짓을 해도 안갑니다.
편하게 리스크없이 적당히 돈벌면 되죠.
다른 선택지는 공공병원을 전체 병상의 30-50% 수준으로 확보하고 기피과 포함해서 안정적인 자리를 만들면 됩니다. 다만 돈이 얼마나 들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월 300으로 바뀌면 얘기가 많이 달라지겠죠.
복지부 공무원 나리들을 너무 우습게 보시네요.
월급이 월 300으로 바뀌는 건 보험진료를 하는 의사들이고요, 비보험 진료를 하는 의사들은 절대로 그렇게 안됩니다.
아이돌 연습생 많아진다고 상위 아이돌들 수입 주는 거 봤습니까?
의대정원을 늘릴 자원 및 재원으로 기피과를 지원해서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저기요님 의견인 인원을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왜 인원을 늘리는게 한계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전공의/전문의 교육때문이라면 일반의만 늘려도 되겠지요.
1. 건보 재정이 탄탄하지도 않고
2. 일반의 늘려봤자 지금의 인력난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지금 의사가 부족한 곳은 대학병원과 같이 고급인력이 필요한 곳입니다.
3. 의사 전체 수를 늘려봤자 지금처럼 그 사람들이 기피과를 기피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겁니다. 왜 기피과가 기피과가 되었는지를 해결해줘야지 그냥 사람 수 늘리면 알아서들 가겠지하는게 해결방법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많은 외과의 경우엔 국가에서 보전해주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모든 과가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같은 건 아닌 것 같네요.
인원을 무작정 늘리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교육입니다.
의대생들도 상당히 까다로운조건에 맞춰서 병원 실습을 해야 합니다.
의대생을 늘린다는 건 교육이 가능한 종합병원이나 상급 종합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병원에 가고 안가고를 칼같이 나눌 수 있는게 아니고, 치료를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접근 가능한 의사가 많아지면 병원 가는 횟수도 늘어나고 치료 방법도 달라집니다.
이건 심평의학으로도 통제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총 의료비용이 늘어나요.
그래서 복지부에서 총액계약제를 만지작거리긴 하지만, 영리병원과 사보험 등등으로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도입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영리병원과 사보험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건보료가 늘어나는게 전체 비용면에서 당연히 싸게 먹힙니다.
게다가 각 과의 매년 전공의 선발인원은 철저히 의협과 학회에서 제한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안그래도 돈 못버는 과인데 경쟁까지 심해지면 다같이 공멸하니까요. 지금 의사의 수익구조가 개선되지않은채 의대 정원 늘려서 의사수 늘리면 얼씨구나하고 메이저과에서 정원늘릴까요?
(위쪽 댓글은 이상한 오류가 나서 지웠습니다.)
일단 지금 우리 나라 의료의 가성비가 전세계 최고이고, 절대적인 수준도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시스템에 손을 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거기에 인구구성 변화도 워낙 급격하고요.
저 대학 갈 때 수험생 수가 90만명 정도였고 의대 정원이 3000명이 안되었을 겁니다.
지금 수험생 수가 4-50만인데 의대 정원은 3000명입니다.
지금 태어나는 애들이 30만명인데 그 애들 대학갈 때도의대 정원은 3000명일 겁니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봐야 전문의가 나오는데 13-15년이 걸립니다.
그때는 인구 구조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이 상황에서 지금 늘리기 시작하는게 답이겠습니까?
복지부가 가만히 있는 건 의대정원을 늘리는게 최선은 커녕 차선이나 차차선도 못되기 때문입니다.
그게 명확한 게 아니라니까요.
위에도 적었지만 우리 나라 국민 1인당 외래 방문 횟수가 OECD 평균의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이 실제로 그만큼 건강이 안 좋나요?
의료전달체계가 엉망이고 접근성이 좋고 수가가 낮아서 그런 겁니다.
그러니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이면 의사가 남을 거고 그 인력을 환자가 몰리는 큰 병원으로 보내는게 더 급하다고 봅니다.
의대에서는 '아니면 말고'를 배우진 않습니다. 환자가 죽으면 말고식 치료를 하면 안되니까요.
의대 정원 늘리는 건 결과가 13-15년 있다가 나온다니까요.
그리고 서남의대 문닫는데 몇 년 걸리는지 보셨잖아요.
대학들이 의대 정원을 잘도 내놓겠습니다.
건강이 그렇게 나쁘질 않으니 지금처럼 사람들이 병원에 많이 갈 필요가 없고 동네 상가에 전문의가 그렇게 많이 있을 필요가 없다니까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Quando님은 복지부 공무원들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내과가 왜 기피과입니까.
내시경 볼 소화기내과와 심근경색 응급치료할 순환기내과 의사만 생각해도 절대 기피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국가의 의료정책을 자기들이 이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의사를 죽여서 건보재정을 살릴 수 있으면 의사들한테 러시안 룰렛을 하라고 시킬 겁니다. (그러면 자기 손에는 피를 안 묻히니까요.)
복지부 공무원 나리들도 건보 재정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의사들은 자기 병원 재정을 신경쓰고 복지부는 예산과 건보재정을 신경써요.
의사들은 자기 먹고 살 정도면 더이상 안 바라지만 복지부는 국가백년데계를 책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꽌도님이 의사수를 늘리는게 우리나라 의료재정에 전혀 나쁠게 없고, 특정과를 기피하는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걸로 이해했고, 저는 전혀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고 얘기하고있는겁니다.
다들 서울 경기서만 의사하려고 하니...
실제로 수도권만 놓고 보면 그렇게 의사 수가 적은지도 모르겠어요
지방은 돈벌기 쉬운 과조차도 의외로 의사가 없습니다
반면 우리는 광역시 정도만 되어도 의사, 간호사, 여기에 보건인력 (예를 들어 방사선사 임상병리 물리치료사 등등) 모두 충분하지 않아요. 비단 의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 사람들이 두배 넘게 아프냐 하면 그건 아니죠.
그냥 접근성이 높고 수가도 싸니까 가는 겁니다.
어지간한 상가는 병상만 없다 뿐이지 종합병원 수준으로 전문의가 모여 있잖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서 외래 진료 건수를 줄이고 남는(?) 의사들을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돌려야 한다고 봅니다.
강제로 하자는게 아니고요, 요새 호스피탈리스트 채용하듯이 적절한 직책과 급여를 주는 자리를 만들자는 거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서 외래 진료 건수를 줄이 '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흉부외과, 병리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등이 있습니다. 핵의학도 요새 침몰하는 중이고요.
내과는 전통적으로 소화기와 순환기분과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바닥을 치진 않습니다.
이게 참 쉽지 않은게... 지망하는 인기과도 침몰은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네요..
남들이 쉬워보인다고 생각하는 정신과의도 환자수 보면 끔찍하더군요.
그렇다고 대학병원입장에서 불치병이나 위독한 환자만 받을 수도 없구요. 난제입니다.
개인의원이나 지역 준종합병원 등에서 관리 가능한 고혈압, 당뇨, 간염 환자들이 오는 걸 막을 수 없고 수가가 낮아서 그런 분들도 진료해야 수지가 맞으니 받을 뿐이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경증환자를 좋아서 보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하루에 100명 넘게 외래를 보고 있는 거고요.빅5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경변 오지 않은 B형 간염 환자를 6개월에 한번씩 초음파하고 피검사하면서 3분 진료할 필요가 "의학적으로는" 없잖아요.
고입하면서 미래 직업 선택하는 것과 거의 비슷할 거에요
공대도 기계 화공 정해져 들어가 방황하는친구들 많은데 그건 개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