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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짧막한 미서부 여행 후기 (글, 사진 주의) 43

20
2019-06-17 09:38:56 161.♡.167.121
11시50분

미국에서 콘크리트 건물보다는 옥수수 밭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서 지루한 박사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학기가 끝나고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해서 어딘가 바람은 쐬러 가고 싶은데 혼자 돌아다니긴 너무 지루해서 흔히 말하는 XX 친구들과 함께 있는 단톡방에 큰 기대를 안고 말했기 보단 그냥 가볍게 한 마디 던졌습니다.

"한 번 놀러와라, 엘에이 천문대에서 City of stars 듣고 베가스 가서 머신 좀 돌리고 캐년 가서 별 보면 딱 일주일 되겄다"

당연히 그냥 잊혀져 가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죠.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오는 것도 아니고 10시간을 넘게 날라 여행하고 가라니... 주변에 가까운 곳이나 혼자 돌아다니고 말아야겠다 하던 참에 한 친구가 갑자기 오겠답니다. 불과 보름 정도 뒤로 티켓을 끊고 일정을 제가 알아서 다 짰습니다. 결과적으로 LA-Las Vegas-Grand Canyon-Monument valley-Antelop canyon-Zion canyon-Las vegas 이러한 일정이었지만 중간중간 여백을 조금 뒀었고 얼추 경로에만 맞춰 그날 그날 루트를 짜기도 했습니다. 몇 군데 빼고는 몇 년 전 이미 한 번 돌았던 코스라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LA 천문대 야경은 역시나 아름다웠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날 저녁 1년 만에 먹어 본 족발이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라스베가스는 역시나 참 신기한 분위기의 도시 같습니다. 자본주의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도시 같으면서도 또 나름 로맨틱한 기분이 듭니다 (물론 그 로맨틱도 결국 돈이겠지만요...).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그랜드 캐년은 처음 갔을 때도 도착 후 5분 동안만 우와 하다가 덤덤해졌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아 크다... 이 정도에서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여행의 절정은 Monument valley camping ground에 도착한 그 순간이었습니다. 원래 일정은 Monument valley에서 석양을 보는 것이었는데 그 전 일정이 늦어져서 정말 정말 불빛 하나도 없는 도로를 한참을 달렸습니다. 오는 길에 딱히 잘못한 것도 없었는데 경찰에 잡혀 마음이 초조했었는데 다행히 티켓 끊은 거 없이 보내줘서 다시 목적지를 향해 달렸습니다. 대체 여기가 어딘가 하면서 끊임 없이 달리다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차 라이트를 끄는 순간 하늘 가득 수 놓아진 별들을 보는데 그 순간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한밤 중에 달빛만으로도 상대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더군요...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밤엔 실루엣 밖에 안 보였었는데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주변이 이런 풍경이었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흔히 말하는 인싸 인증샷 중에 하나인  horseshoe bend 입니다. 인종 국가 성별 막론하고 모두 열심히 난간에 어떻게든 앉아 뒷태샷을 찍는 모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렸고 물론 저도 앉아 사진 찍는데 정말 오금이 저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사진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데 사진으로 가장 만족한 곳은 Antelop Canyon이었습니다.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또 거친 벽들의 질감이 너무나 신기하고 빛을 받는 각도, 서로 다른 미네랄로 협곡의 돌들이 미묘하게 다른 색을 비추는데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잘못된 형식의 이미지 링크입니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지만 Monument valley 때의 캠핑이 너무 좋아서 다시 Zion Canyon 주변에서 캠핑을 했습니다. 이번엔 넉넉하게 도착해서 차콜로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고 해질녘 캐년의 풍경부터 밤 야경까지 보며 맥주 한 잔을 하는데 그 어디서 먹었던 스테이크와 맥주보다 맛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순간순간들이 있지만 특히 기억 남았던 몇 순간들을 올렸는데 사실 이처럼 짤막한 글과 사진을 올리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예상치 못했던 쓸쓸함을 조금은 달래고 위로하고자였습니다.

주로 늘 누군가를 남기고 혼자 떠나는 입장에 있었는데 먼 타지에서 친구를 맞이하고 저도 그 비행편에 같이 함께하고픈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친구를 보는데 마음이 참 쓸쓸했습니다... 방학 때 한국에 돌아갈 수 있으면서도 다시 돌아올 때 느낄 것 같은 그 싱숭생숭함이 싫어 일부러 잘 안 들어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가 있는 곳에서 누군가를 떠나 보낼 때도 비슷한 기분을 받을지 예상을 못했었는데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다보니 오히려 여파가 강하면서도 또 잔잔하게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물론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고, 여행은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가 가장 좋구나 싶었던 순간이었고 또 이런 쓸쓸함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동안 다시 또 이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11시50분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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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3]
쏘울
IP 115.♡.171.243
06-17 2019-06-17 09:41:11
·
저도 작년 12월에 비슷한 코스로 갔다왓는데 너무 좋았어요

원래 유럽뽕에 취해있는 성격인데.. 그리고 나서는 미국뽕에 취했네요 ㄸㄸㄷ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6:25
·
미국은 좋은 게 지역마다 여행 색깔이 완전 달라서 좋은 것 같아요
hankboy
IP 121.♡.100.238
06-17 2019-06-17 09:41:19
·
딱 제가 가고싶은 곳만 찝어서 다녀오셨네요. ㅎ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6:40
·
나중에 딱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6:57
·
혹시 나중에 궁금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 문의 주세요!
왼손의생각
IP 112.♡.251.240
06-17 2019-06-17 09:42:39
·
잘 봤습니다. 저도 두차례 미서부 여행을 했었던게 생각나서 좋네요.
저의 경우는 캠핑은 생각도 못했던지라 해가 지고 어두워진후에 숙소까지 몇시간 남았을때가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암튼 사용기에 올리셔도 좋았을것 같은 글입니다.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7:32
·
캠핑이 여행의 절정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마냥 타지에 살았다면 못했을 것 같아요
타임스탬프
IP 220.♡.163.23
06-17 2019-06-17 09:42:49
·
새록새록하네요ㅋㅋ 멋져요. 사진도 잘찍으시고.. 더 올려주세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8:02
·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열심히 다니며 사진도 올릴게요 :)
삭제 되었습니다.
luxuvoie
IP 117.♡.1.240
06-17 2019-06-17 09:43:29
·
배경이 무슨 영화같네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8:14
·
감사합니다 :)
다이여트
IP 199.♡.47.6
06-17 2019-06-17 09:44:34
·
윈도우 배경화면 같네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8:42
·
엠에스에서 사갔으면 좋겠네요 ㅎㅎ
aabbccc
IP 125.♡.135.167
06-17 2019-06-17 09:45:07
·
사진도 글도 좋군요. 학업 잘 마치시고, 객지 생활도 꿋꿋하게 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Vollago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8:50
·
감사합니다 :)
102451
IP 112.♡.61.90
06-17 2019-06-17 09:45:09
·
미국 서부여행은 언제나 추천입니다 ㅎㅎ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9:11
·
미 동부 도 물론 좋지만 미국 여행의 꽃은 미서부 로드 트립 같아요
kayfc
IP 223.♡.8.136
06-17 2019-06-17 09:46:36
·
이야~~~멋지네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9:18
·
감사합니다 :)
limi
IP 39.♡.19.69
06-17 2019-06-17 09:47:13
·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캠핑이라니 생각만 해도 부럽습니다 ㅋㅋ 엔태로프는 다음에 가려고 하는데 어떤지 궁금하네요ㅠ
쏘울
IP 115.♡.171.243
06-17 2019-06-17 09:48:26
·
진짜 개쩝니다 앤털로프... ㄸㄸㄸㄷ
딜버트
IP 121.♡.30.33
06-17 2019-06-17 10:12:31
·
앤텔로프는 나중에 꼭 가세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49:37
·
꼭 추천드려요!
nextlife
IP 118.♡.144.19
06-17 2019-06-17 09:53:19
·
별사진의 가장 큰 적은 달이죠
달이 너무 밝아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0:08
·
은하수 보는데 있어서는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이만큼 달이 밝은 적은 진짜 오랜만이라 반가웠어요
버미파더
IP 152.♡.203.209
06-17 2019-06-17 09:54:37
·
멋지네요. 저 동굴(?)은 하루 종일 앉아서 빛의 변화를 찍어도 흥미로울 거 같아 보여요...
뽀또구라삐
IP 124.♡.245.186
06-17 2019-06-17 10:47:37
·
버미파더님// 사진의 upper antelope canyon 개인 일정은 안되고 한시간반 또는 두시간반 투어로만 입장 가능합니다. 개인 투어도 있는데 금액이 백단위부터라 ㅠ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0:29
·
그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곳입니다 ㅠㅠ
Melvins
IP 220.♡.135.113
06-17 2019-06-17 09:59:38
·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만나 1-2주 같이 즐겁게 여행다니고 공항에서 비행기 태워 한국으로 보내드리고 난 뒤 몇일간의 그 먹먹한 느낌이 오랫만에 생각나네요..
남겨진 사람의 외로움(?)이 한국에서 보다 외국에서 훨씬 오래가는거 같아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0:53
·
남겨진 사람의 외로움 ㅎㅎ 딱 공감가는 말 같아요
choory
IP 1.♡.109.104
06-17 2019-06-17 09:59:44 / 수정일: 2019-06-17 10:01:50
·
낭만적인 친구 두셨네요
저도 외국 생활 3년 넘어가니 그 심정 약간은 이해가 가네요
처음 여기로 와서 사귀게 된 친구들의 말도 이제 이해가 가더라구요. '이제 사람들한테 정을 못주겠어. 곧 다들 돌아갈 사람들이거든. 하나 둘 돌아가고 나면 너무 슬프더라. 너한테 우리가 그러더라도 이해해라.'

저는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에 들어갔다 옵니다
하지만 갈 때의 기쁨보다 돌아 올 때의 슬픔이 항상 컸던거 같아요. 매년 그 슬픔과 쓸쓸함이 더커지는 느낌도 들구요.
가족들과 친구들은 항상 거기에서 날 반기고 기다려 주지만 지리적 거리감이 주는 동떨어짐은 어쩔 수가 없네요.

저도 친구들 한테 놀러와라 내가 가이드 다 해줄게
빈방도 넉넉하다~ 가끔 이야기 하지만 이제 친구들도 나이가 있고 가족도 있고 직장 생활도 있으니 쉽게 오겠다는 소리는 못하네요. 저도 이해하구요.

내년에 한국 다녀 올 때는 얼마나 더 쓸쓸해질지 두렵습니다만 그래도 다녀올려구요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1:33
·
저도 정말 놀러 온 친구에 너무 고마워요.
blumi
IP 59.♡.94.234
06-17 2019-06-17 10:11:06
·
사진 멋집니다~ 누군가를 보내고 홀로 남을때의 쓸쓸함은..........
사진과 글많이 올려주세요~ 보는대로 댓글이라도 열심히 달겠습니다 ㅎㅎ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1:45
·
감사합니다 :)
딜버트
IP 112.♡.146.19
06-17 2019-06-17 10:16:22
·
덕분에 라스베가스에서의 추억이 생각나네요
감사합니다.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1:54
·
라스베가스 좋죠!!!
깝치는애
IP 222.♡.192.201
06-17 2019-06-17 10:33:24
·
윈도우 배경화면 아닙니까 ㄷㄷ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2:05
·
MS에서 사주면 좋겠네요 ㅎㅎ
뽀또구라삐
IP 124.♡.245.186
06-17 2019-06-17 10:53:42
·
Raw로 찍으셨다면 화이트 발란스 확 차갑게 해 보세요. 하늘색에서 반사된 보라빛 돌기 시작하면 느낌이 확 다릅니다.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2:32
·
RAW로 찍었습니다 ㅎㅎ 여기 올린 것 말고도 색감 좋은 거 많은데 일단 금빛 위주로 올렸어요!
aphross
IP 223.♡.27.244
06-17 2019-06-17 13:47:00
·
스크랩했습니다. 작년에 다녀온 코스랑 비슷하네요. 그 기억이 다시 되 살아나서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가.
11시50분
IP 161.♡.167.121
06-17 2019-06-17 14:52:45
·
제가 더 감사합니다 :)

MindFriend
IP 121.♡.11.130
06-17 2019-06-17 15:59:19
·
사진 정말 멋지고.. 우정도 멋집니다
요즘은 미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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